나의 사진 이야기

고니 촬영 시즌이 끝나간다

자연 사랑 2022. 8. 5. 08:38

 

 

 

 

 

두루미 촬영갔다가

넘어지면서 팽개쳤던 카메라,

열흘만에 수리가 끝났다고 연락이 왔다.

순간의 실수로 거금(바디와 렌즈 포함... 에구구 )을 날리고, 성능은 어떨지 신경 쓰인다.

 

 

 

 

 

 

이제 경안천 고니는 문 닫았으려 했는데,

막상 어딘가 갈려고 찾으니 테스트 할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

그래서 간단한 차림으로 카메라 하나 달랑 들고 경안천으로 향했다.

 

 

 

 

 

 

막 퇴촌을 들어서는데

다리 위쪽으로 고니들이 보인다.

차도 한두대 있어 나도 덩달아 내려 고니를 담아 본다.

 

 

 

 

 

 

그림은 그럴듯한데 너무 멀다.

더구나 하늘이 온통 찌푸리니 빛도 제대로 없다.

 

 

 

 

 

 

어차피 테스트 삼아 왔으니

고니에 대한 욕심도 없는데 알고 그러는지 고니도 제대로 날지 않는다.

 

 

 

 

 

 

아무리 봐도 생태 공원쪽에는 고니들이 없는 듯 하다.

그래서 공원 가는 길목에 차를 세우고 논두렁으로 간다.

처음 와 본 곳인데... 고니만 날아 주면 그림이 좋을 것 같다.

 

 

 

 

 

 

옆에서 고니를 담는 사람들,

공교롭게 세명이 세마리의 고니를 쫓고 있다.

마치 고니를 사냥하는 포수처럼 렌즈를 고니에 맞추고 방아쇠를 당기고 있다.

 

 

 

 

 

 

색다른 그림이다.

이건 분명 연출이 아니고 자연산(?)이다.

 

 

 

 

 

 

경안천에서

그물을 걷는 가족을 만났다.

어머니는 그물을 걷고, 아들은 노를 젓고, 또 한분은 구경 나온듯...

 

 

 

 

 

 

어부라면 당연 남정네를 떠올리는데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가 아주 능숙하게 그물을 걷어 올리신다.

우리네 상식으로는 힘 좋은 아들과 연약한 어머니의 역할이 바뀌었다.

 

 

 

 

 

 

 그야말로

저 정도의 숙련된 솜씨라면,

저 그물질로 한 세상 살면서 아들 딸 다 길렀을 법도 한데...

 

 

 

 

 

 

배를 타기 전의 여유로운 모습에서

다복함과 정이 묻어 나는 아들과의 대화를 들으면서

부모들의 삶의 흔적이란 세월이 가면 이렇게 아름답게 변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고향에 계신 어머님이 떠오른다.

어머님도 어려운 삶의 현장에서 빛바랜 흔적들을 쌓아오셨을텐데...

제 한 몸 살겠다고 어머님과 고향을 팽개치고 도시 한복판에서 바둥거리며 살아 온 또 다른 내 삶의 흔적과 내 모습이 안타깝다. 

 

 

 

 

 

 

2012. 3. 1. 경안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