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에 봄을 만나다
어김없이 찾아 온 주말,
지난 주 봄이 오는 중이라 저 멀리서 봄소식이 오다 다시 가버리니...
아쉬워서 달랑 물 한통 담고, 다시 봄 소식을 만나고자 대부도로 꽃을 찾아나선다.
아침 일찍부터 서둔 덕에
대부 구봉도에서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맘껏 노루귀를 담을 수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혼자 온갖 개폼 잡으며 노루귀 담는다고 땅에 코 박고 있는데
한 무리의 동호회원들이 노루귀를 찾아 왔는데 아무래도 초행길인 거 같다
친절하게 아침내 찾아두었던 요기조기 볼만한 노루귀를 안내해 주니 고맙다고 한다.
영흥도에는 버스 한 대 풀어 놓고, 개인 출사자도 많아
복수초를 담는 이들이 넘쳐나는데, 복수초는 영 맘에 안든다.
지천인 복수초를 뒤로하고 혼자 산을 넘어 산자고가 있다는 산을 헤맨다.
(한 번도 가본적은 없고, 고기 가면 산자고를 볼 수 있다는 말만 듣고 무작정...)
때가 이르다고 하더니만,
지성이면 하늘도 움직인다고,
산신령도 감탄을 했는지 눈에 보이지도 않는 산자고를 무려 네 송이나 찾을 수 있었다(두시간 동안에)
막상 처음 담아 본 산자고를 확인하니...
고 녀석 '봄처녀'라는 꽃말에 어울리게 참으로 이쁘다.
내려 오는 길에
구색을 맞춰 복수초 몇 송이를 담아 본다.
복수초는 그야말로 지천인데...
뭐, 이런 지천인 복수초를 담겠다고 버스까지 대절해서 왔더란 말인고...
혼자 댕기다 보니 좀 쓸쓸하긴 하지만, 조렇게 몽쳐 다니는 거 보단 몰입할 수 있다는 면에선 혼자가 낳지 싶기도 하다.
2012. 3. 17 대부도와 영흥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