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진 이야기

화야산 얼레지

자연 사랑 2022. 8. 5. 08:41

 

 

 

 

 

사진을 시작하면서

전혀 관심 없던 들꽃조차 관심이 가더니

급기야는 얼레지를 찾아 가평 화야산까지 왕림하시다니...

 

 

 

 

 

 

우연히 본 얼레지 사진이 너무 이뻐 검색을 하니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가평 화야산에 지천으로 피었단다.

투표가 끝나자마자 하늘이 열리는 거 같아 혼자지만 가평으로 달린다.

 

 

 

 

 

 

내 요즘 겁도 없어지고 망설임도 없어졌다.

유명 출사지라면 처음 가는 곳도 일단 그 부근에만 가면 사람이 넘쳐나니,

눈치껏 그네들 뒤꽁무니를 따라 다니다보면 그네들이 지나간 뒷자리라도 기회는 있는 법.  

얌체처럼 요런 우연을 믿고 화야산에 도착하니 아니나 다를까 주차 할 곳도 없이 사람들로 넘쳐난다.

 

 

 

 

 

 

산에서 만난 이가 내게 한 마디 한다.

'이렇게 혼자다니시는 걸 보니 대단한 열정이시네요?'

'어허! 그게 아니 구요, 같이 다닐 친구가 없어서 혼자다니는 거랍니다'

제길, 생긴거도 산적인데 승질 또한 지랄 같으니 어느 누가 같이 다닐라 하나...

 

 

 

 

 

 

그나저나

바람난 처자 너무 이쁘다.

머리를 뒤로 따 넘긴 아씨를 보는듯,

더구나 속살이 드러난 치맛 속 그림은 내 같이  늙은이도 애간장이 다 녹는구나.

 

 

 

 

 

 

땅에 코 박고 이쁜 얼레지들과 놀다보니

왜, 사람들이 그토록 요 바람난 처자를 좋아하는지 알 것 같다.

왜, 비 그치자마자 수백명은 됨직한 사람들이 계곡을 헤치며 생난리를 피는지 알 것 같다.

 

 

 

 

 

 

그네들 틈바귀에 껴서

엎었다 뒤집었다 쪼그렀다... 갖은 폼 다잡으며 생난리를 치다보니 에구에구 벌써 4시다.

한 시간이면 될줄 알고 점심 준비도 안했는데, 다 늙은 놈이 바람난 젊은 처자와 놀다보니 시간가는 줄도 몰랐네 그려....

 

 

 

 

 

 

처음 가본 화야산이지만,

아무것도 모르면서 사람들 뒤에서 눈치껏 사진 좀 담아 봤지만,

얼레지가 너무 예뻐서일까 뭐 손댈 필요도 없이 하나하나가 다 그냥 이쁜 꽃띠표 봄처녀이다.

 

 

 

 

2012. 4. 11. 화야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