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나들이
기도하는 마음으로
소나무가 있는 고택(古宅)
고택(古宅)의 봄(외암마을 참판댁)
봉수산 봉곡사
불교 신자도 아니면서 산사를 자주 찾는 이유는
산사가 있는 곳이 산과 나무 가득한 명승지이기 때문이니
늘 그러하듯이 오늘도 산과 나무가 어우러진 새로운 산사를 찾아 길을 나선다.
당일치기라
멀지 않은 곳을 찾는데
아산에 봉곡사라는 절이 천년 비손길과 어우러진 고찰이라니 맘이 급 땡긴다.
봉곡사 주차장엔
관광 버스를 비롯해 꽤 많은 차들이 주차해 있다.
봉곡사도 봉곡사지만 등산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가 보다.
봉곡사는 역사가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천년고찰인데 그 유명세와는 달리 규모는 암자 수준이다.
그래도 1km 남짓한 솔길을 걷는 운치가 있어선가 느낌이 좋다.
낡은 절이라 볼품은 없지만
대웅전에서 기도하고 나온 불자의 말을 빌면
대웅전에 드니 옛스러움과 따듯한 기운에 부처님이 한층 가깝고 편안하게 느껴진단다.
기왕에 왔으니
사찰 구석 구석을 돌아 본다.
햇살 좋고 바람 좋은, 최고의 명당터에 가지런히 놓인 장독을 보니 저절로 장맛이 나게 생겼다.
아니
요거 할미꽃 아닌가?
할미꽃 한무더기가 탐스럽게 피어있다.
그것도
바로 부처님 계신 대웅전 앞에...
대웅전 앞에 할미꽃을 심은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걸까?
외암 민속마을
오는 길에 외암마을에 들린다.
작년에 몇 번 갔지만 민속마을 치고는 참 좋은 곳이다.
이른 봄이라 특별한 볼거리는 없겠지만 같은 송악면이고 돌아오는 길목이니 당연히 들려야 할 자리다.
휴일이라 그런가 생각보다 사람들이 꽤 많다.
흐릴거라는 일기예보완 달리 하늘이 맑으니 우선 기분이 좋다.
좋은 그림보다는 '힐링'한다는 마음으로 여유를 갖고 그냥 둘러보는데 만족하기로 한다.
간혹 좋은 그림에 대한 욕심을 버리면
한결 마음이 편해지고 발걸음조차 여유로워 진다.
이게 진짜 여행의 참맛이거늘... 왜 좋은 그림에 목을 메어 여행의 진미를 버리게 되었을까?
누구 말따마
"눈으로 보고 가슴에 담는다."
이게 바로 여행의 진정한 목적일텐데...
어쩌다
사진이라는 새로운 유혹에 빠져
제대로 된 감흥보다는 카메라에 담기는 결과물에 얽메이게 되었는가?
어쩌면 사진가들은
감흥은 순간이요 곧 사라지고 마니
그 감흥을 오래 간직하기 위해서라고 핑계를 댈 수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출사와 여행은 분리하여
출사 목적이 아니라면 카메라를 들고도 여유로움이 있어야겠다.
공세리 성당
오메나!
하루에 절에 갔다가 성당에 갔다가...
부처님과 하느님을 번갈아 찾아뵙는다는 거 요거 너무 변덕스럽고 이율배반적인거 아닌가?
근데,
그저 풍광이 너무 좋아 찾은거라면
부처님과 하느님 모두 이해는 해주겠지...
조금 지체하다보니
되돌아 오는 길이 너무 막혀서
어차피 늦는 길이라 공세리 성당에나 들려보기로 한다.
여기도
헐벗은 앙상한 나무로 좋은 풍광은 아니지만
마침 저무는 하늘이 나름 구름과 어우러져 그럴듯한 그림을 보여 준다.
천국에 이르는 길
저녘 예배시간인가?
나이 지긋한 어머님들이
한분 두분 힘든 걸음으로 성당에 드신다.
때로는 굽은 허리를 펴지도 못하시면서,
때로는 보행조차 힘들어 보조기구에 의존하시면서도
얼굴엔 힘든 내색조차 전혀 없으시면서 천천히 천천히 성당에 드신다.
저 정도의 신심(信心)이라면
어머님들 자신은 이미 천국에 이르셨을텐데
아마도 이제는 자신이 아닌 자식들을 위한 걸음이 아닐런지...
2015. 3. 28. 아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