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안천 오후 풍경
경안천의 오후
빛과 고니
억새(갈대) 홀씨가 날리는 풍경속 고니의 비행
오후 빛 받은 고니
동행
고니 가족
비상
빨간 장화(쇠기러기의 별칭)
경안천 고니 이야기
요며칠 몸이 아파 집에서 쉬었다.
몸이 아프니 마음까지 병이 드는가 정신까지 혼란스럽다.
경안천 제방이라도 좀 걷고, 찬바람 쐬면서 정신이라도 차릴겸 경안천으로 향한다.
10시 반쯤 도착했지만
월요일인데도 삼각대 펼 자리조차 없다.
자주 뵙는 분이 며칠 여주 양촌리에 가서 황초롱이 등과 재미있게 놀다 왔다고 장소를 알려준다.
어차피 사람도 많고
오후 빛에 나는 고니 모습을 담으러 왔으니
여주부터 들려보고 오후에 다시 올 심산으로 여주 양촌리로 간다.
여주에 들렸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여긴 아니다 싶어 다시 경안천으로 향한다.
세시쯤 도착해 상황을 물으니 그 동안 별 움직임이 없었단다.
채비를 마치고 한 시간여를 기다리니
이 녀석들 내가 온걸 어찌 아는지 날기 시작한다.
오후 빛에 날개짓이 이쁜데 억새와 갈대의 홀씨가 시야를 막는다.
그래도 이만한게 어디냐.
더구나 몇 시간 동안 소식도 없었다더니
내 오자 마자 이렇듯 날아주는걸 보면 내가 조복(鳥福)은 있는건지...
근데,
이거 날아도 너무 많이 나는게 아닌가?
이 녀석들 하루 종일 수초밭에 처 박혀 꼼짝을 안하더니...
하나 둘도 아니고
떼를 지어 날아 가는게 뭐에 놀란거 같았는데...
알고보니 수달이 나타나 미리 겁을 먹고 도망가는 중이었다.
고니의 이착륙
고니의 이착륙을 보면
비행기의 이착륙과 너무나 똑 같다.
비행기의 원리가 결국엔 이 녀석들의 비행원리에서 배워온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륙할 땐 일단 달린다.
갈퀴가 달린 넓은 발바닥으로
물이든 얼음 바닥이든 차면서 달리기부터 한다.
이런 달리기 끝에
가속이 붙으면 그제서야 몸체를 들어 올린다.
가속후에 상체를 쳐드는 비행기의 이륙과 똑같은 원리다.
또 이 녀석들의 착륙은
이륙과 역순으로 진행된다.
이륙과는 거꾸로 착륙의 추진력에 의해 착륙하고도 한참을 달려야 한다.
경안천 뒷 이야기
여주 양촌리를 잘 찾아가긴 했다.
무얼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전전긍긍하는데
다행히 경안천에서 자주 만났던 새 전문가를 만나니 이런 저런 팁을 알려준다.
근데,
이건 영 내 타잎이 아니다.
전문적인 새 촬영 목적이 아닌 풍경과 어우러진 새를 담는 나로선 돌아설 수 밖에...
요건 또 뭔가?
아니 이 녀석은 갈매기 아닌가.
바다도 꽤 멀리 떨어진 민물 호수에 왠 갈매기가...
아마도
한강을 따라 올라 왔다가
여기까지 오게 된 녀석인가 보다.
요 녀석이 오늘
고니에게는 고통을, 내게는 행운을 준 장본인이다.
여기 경안천에 수달이 4마리가 있다고 하는데 처음 본다. 아뭏든 덕분에 그림 몇개는 건졌으니 고마운 녀석이다.
2016. 1. 11. 경안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