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소 싸움대회(대추 축제)

움메!
이게 뭔일이람!
관중도 놀라고 소 주인도 놀라고 심판도 놀라고...

자 인사하고 시작하자

한치의 양보도 없다

앗싸! 이겼다!

야이, 썩을 놈아!
다 이겨놓고 도망가면 어떻게?
에고에고, 잘 나가다 삼천포라니 산삼 먹은거 토해내라!

그렇지, 눌러버려!

우리나라 최고의 소 갑두
최고 중량 백두체급에서 승률 100%.
몸값만도 억단위가 넘는 녀석답게 당차게도 생겼다

보은 소싸움 대회를 빛낸 명승부

우리나라 현재싸움소 중에서
백두급은 챔피언인 승률 100%의 갑두 천하이고
그 아랫 체급 태백급에서의 챔피언은 미소인데 이 녀석도 몸값이 억대급이란다.

승률은 백두급의 갑두만 못하지만
싸움 기술이 화려해선가 인기가 많은 녀석인데
준결승전에서 화려한 기술로 소싸움의 진수를 보여 주었다.

해설가 역시
다른건 몰라도 요놈 미소가 출전하는 건 무조건 보라는데,
내 소싸움을 직접 본게 이번이 처음인데도 요녀석 때문에 소싸움에 홀딱 반해 버렸다.

아래로 파고 들어 목덜미 올려치기, 끝내 주네!

돌면서 머리 치기, 죽여 주고!

어쭈구리,
밑으로 파고들겠단 말이지...
허허, 미소 이 녀석 벌써 낌새를 알아차리고 코웃음 친다.

옆 목 치기, 그야말로 환상적이네!

아래로 파고 들어가 목 올려 찌르기, 이건 뭐 상상초월이네!

아니 니들 뭐하는겨?
목을 올려 찌르니 너무 아파 일어설 수 밖에...
다들 놀라는데, 저 두팔 벌리고 환호하는 아줌마 좀 보소!

그러고 보니
여자들이 더 좋아하는거 같네!
남정네는 팔장 끼고 덤덤한데 아줌마들은 박수치고 환호하고... 좋아 죽네!

에고, 에고!
올라타기를 네번이나!
해설가, 40년동안 소싸움판을 돌았는데 이런 건 처음이란다.

하여간 미소 이 녀석 물건은 물건일쎄!

재빠르게 달려 옆 머리통 강타!

기술 좋고, 인물 아니 소상판데기 좋고...

이 녀석 미소란 이름답게
생기기는 곱상하게 생긴 녀석이
상대에게 쉴틈을 안주고 끊임 없이 공격한다.

그러다보니
체격이 좀 왜소해도
상대소가 지쳐서 포기하고 만다.

하여간
소싸음이 처음이지만
이 녀석 때문에 소싸움의 진수를 알았다.

그저
우직하기만 한 소일텐데
저리도 다양한 기술과 공격으로 상대를 제압하다니...

미소 요 녀석,
저 순진하게 생긴 것좀 보소!
근데도 하는 짓은 얄밉도록 당차니... 에고, 도망 가자.

보은 소싸움 대회

소싸움은
우리네 팔 씨름과 같이
그저 머리를 맞대고 힘겨루기를 하는거다

근데
그게 그저 힘만 겨루기보다는
기교가 곁들이다보니 보는 이로선 재미가 있다.

그저
머리 맞대고
밀어내기만 한다면 그걸 누가 돈내고 보겠는가?

황소란게
뿔이 무기이니
그 뿔을 이용해 다양하게 상대를 힘들게 해야한다

근데
이 녀석들의 첫 기술은
아마도 머리 맞대는 위치선정 싸움인가 보다.

좀 더 아래가 힘 쓰기 좋은건지

너나 할 것 없이 아래로 파고든다

이 녀석들은
25분이 지나도록 승부가 않나니
지쳤는가 혀를 내밀고 침을 흘리고 있다.

소 싸움에선
소 주인도 한 몫을 한다.
자기 소와 함께 뛰면서 소리와 동작으로 힘을 돋운다.

저 우주란게 뭔말인가 했는데
아마도 소 주인이라는 뜻인가 보다.
청, 홍으로 나뉘어 소 주인이 소와 함께 출전한다.

더 밑으로
좀 더 밑으로
에고 이거 왜 이리 힘드냐?

이제 좀 고만 하자!

어이구
이 미련퉁이야,
지쳤으면 꽁무니 좀 빼라!

야,
간다 받아랏!
그래도 우리 주인 아저씨 봐서라도 마지막 힘 내야지.

받긴 뭘 받어!
우리 주인도 내 뒤에 있는데...

뿔 치기 일품일쎄!

누르기도 괜찮고,

머리 박기 끝내주지?

야, 정말 도망 안갈껴?

이래도?

내 힘좀 썼더니 우리 소 주인 신났네!

2018. 10. 19 보은 소싸움 대회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