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 삼봉과 사인암
네가
물고기 맛을 알아?
쏘가리 매운탕 한 사발이면 하루가 즐겁거늘!
새벽 5시에 도착했는데도
차는 있고 어부는 보이지 않으니
깜깜한 밤 몇 시에 강으로 나갔단 말인가?
그리고는
저 멀리 강 기슭에 잠깐 보이더니
날이 밝았는데도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는 어부는 오지 않네
어부의 아침이
쉽지 않은 고된 작업이건만
사진가들은 그 모습이 좋다고 기다리고 기다리니...
아서라!
저 멀리 보이는 모습에 만족하고
그네들의 고된 삶에 더이상 관여하지 말게나
도담 삼봉
풍경 사진이 어려운게
원하는 그림은 있지만 하늘이 안받혀주니
예보를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봐도 실망하고 만다.
안개가
좀 더 많기를 기대하고 달려 갔는데
기대와는 달리 안개는 그저 시늉만 내고 있다.
이 와중에도
나 같은 멍청한 사람 있어서
먼저 와서 열심히 사진을 담고 있다.
우선
인사부터 하니 동탄에서 왔단다.
반가워라, 바로 옆 동네 사는 분 아닌가?
홀로 강원도 여행 중에
옛 생각이 나서 들려 봤다는데,
며칠이고 그렇게 발길 가는대로 여행한다고 한다.
여행하면서 주로 정자를 위주로 사진을 찍는다는데
도담 삼봉의 정자 뿐 아니라 저 산 기슭의 정자도 열심이 찍으면서
저 정자는 수몰민들의 그리움을 담아 만든 정자라고 설명해 줬는데 이름은 잊어버렸다.
이제
도담 삼봉으로 해가 솟아 오른다.
안개가 빛을 가려주어 너무 밝지 않아 맨눈으로도 해를 볼 수 있어 좋다.
전에 없던
커다란 황토 돗배가
도담삼봉의 전망을 가리고 있다.
아무래도
관광객 유치용이겠지만,
좀 작게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프레임 속의 프레임을 찾다
흔히,
뭔가 색다른 그림을 찾다보면
요런 괴상한 짓거리도 마다 않게 된다.
어쩌면,
식상한 방법이겠지만,
새로운 프레임은 액자도 되고, 창문도 되고, 또...
사인암
기왕에 단양 땅에 왔는데
꼴랑 도담 삼봉만 들렸다 가기 아쉬워서
인근 대강면에 있는 사인암을 들려 보기로 한다.
사인암은
깍아 지른 절벽과
바위 정상의 소나무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그림이 된다.
이런 류의 그림이라면
선조들의 수묵화에서 많이 보던 그림이다.
깍아지른 절벽위의 인고의 세월을 견디어낸 소나무 몇 그루
그야말로
수묵화의 조건을 딱 갖춘 사인암
소나무만 푸른 겨울이었다면 그야말로 수묵화였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겨울, 눈 내린 직후라면
사진이 아닌 수묵화 그 자체일텐데...
왜
그 생각을 못하고
파란 잎이 무성한 봄에 찾아 왔는가?
허기사
봄은 봄대로 운치가 있다.
무엇보다도 연두 빛깔의 그 어느때보다도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연두색
고운 새 순이 나와
생명을 불러 넣어주는 봄이 어찌 겨울만 못하더냐?
사인암과 청련암,
이거 또한 찰떡 궁합이다.
이 자리에 절이라니, 명당 중의 명당을 찾은 것이다.
허허!
요상한 반영,
움푹 움푹 바위 또한 사인암을 돋보이게 한다.
2019. 5. 1. 단양 도담삼봉과 사인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