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 공세리 성당과 현충사

친구여!
기도하게나!
'지금 이 순간에 만족하는 지혜'를 가질 수 있기를!

친구여,
무엇이 그대를 힘들게 하는가?
세상에 순응하고, 욕심을 버리면 다 편안할 것인데...

좋은 그림을 만들겠다고
풍경을 쫒아 세상 곳곳을 찾아다니면서
보여지는 풍경은 어느 하나라도 내 뜻대로 되는게 없었다는 걸 아직도 모르는가?

그대가 그린 모든 그림은
그 어느 것도 자연의 의지를 거스를 수 없었고,
그대는 그저 자연이 보여준 풍경에서 구도만 선택할 수 있었을 뿐이라는 걸 어찌 모른체하는가?

친구여, 그대에게 주어진 인생 역시
자신의 기대대로 스스로 만들어 가는게 아니라네!
다만, 악조건에서도 그림이 안되는 풍경도 열심히 담듯 그저 자신의 현재에 최선을 다한 후 그 결과에 순응할 줄 알아야한다네!

가을을 찾아 나선 아산 나들이

지난 주 청송을 다녀 온 후
일주일 내내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고생을 했지만,
선약 때문에 아직 회복되지 않은 몸을 끌고 새볔 5시에 집을 나선다.

6시 조금 넘어 아산 현충사 앞 은행나무길에 도착했으나
토일, 주말이 축제 기간이라 은행 나무길에 설치물도 너무 많고
은행나무도 아직 푸루둥둥해 그림이 될거같지 않아 고민을 하다 공세리로 방향을 돌린다.

아직 일출전이라
서쪽 하늘엔 반달도 보인다.
여기도 곡교천 은행길과 마찬가지로 단풍이 아직 이르다.

아니,
단풍이 이르다기보다는
올해는 단풍은 물건너 간거 같다.

가뭄 때문이라는데
가는 곳마다 단풍이 들기전에
잎이 쪼골쪼골 쪼그라들다 떨어져버리고 만다.

성당 앞의
가을이면 단풍이 아름다웠던 저 큰 느티나무조차
이미 잎은 다 떨어졌는데도 성당 어느 곳에도 빨간 단풍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저 푸루둥둥하고
쪼골쪼골 쪼그라든 나뭇잎들...
저러다 그냥 낙엽이 되어 떨어지고 말 윤기 없는 나뭇잎들...

볼게 없으니
성당의 역사만큼이나
세월을 느께게 해주는 느티나무의 뿌리가 오히려 돋보인다.

뭐, 사정이 이러하고
애시당초 기대를 안했으니,
해뜰때까지만 잠깐 있다 발길을 돌린다.

인생이 그러하듯
역시나 행운이란 쉽게 오지 않은 법,
공세리는 내년의 가을을 기대하며 오늘은 요정도로 끝낸다.

아침 식사를 하고
온양 온천에서 좀 쉰 다음에
다시 곡교천 은행나무길을 찾아 본다.

은행나무길 뿐 아니라
곡교천에 국화 축제까지 겸해서
별로 관심이 없던 국화 전시회도 관람해 본다.

어디 그 뿐인가?
곡교천 건너에선 행글라이더 대회도 열리고 있다.
축하 공연으로 비행기 쇼까지... 때 아니게 행글라이더와 비행기 쇼까지 구경하게 됐다.

곡교천까지 갔으니 현충사를 안들릴 수는 없어 들려본다.
올들어 가장 춥다고 했는데도 축제라서인가 현충사를 찾은 사람들이 꽤 많은데
여기도 역시 예년과는 달리 단풍 색깔이 이쁘질 않아 인증샷으로 몇 컷만 담고 운동겸 한바퀴 돌아보고 나왔다.

2015. 10. 31. 아산 공세리와 현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