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사진/풍경 사진 - 충청도

(충남 서산) 용비지, 안개가 그려준 그림

자연 사랑 2022. 8. 11. 09:06

 

 

 

 

 

빛이 없어도 좋다

 

 

 

 

호수의 아침

 

 

 

 

꽃으로 그린 그림

 

 

 

 

열정

 

 

 

 

꽃이 피는 목장

 

 

 

 

안개 낀 초원

 

 

 

 

초원 1

 

 

 

 

초원 2

 

 

 

 

반영이 아름답다

 

 

 

 

 

 

호수엔 빛이 없었다

 

 

 

 

 

 

산 벚꽃이 피는 계절엔

환상적인 그림을 연출하는 용비지.

다행히 주말과 개화 시기가 딱 맞아 큰 맘 먹고 용비지를 간다.

 

 

 

 

풍경 사진을 담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때를 잘 맞추어야 하고, 기상 여건도 상황에 딱 맞아줘야 하고...

그리곤 밤낮도 가리지 않고, 천리 만리 길도 마다 않는 열정도 있어야 한다.

 

 

 

 

그런 여러 조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기상 조건이다.

그러다보니 사진가들은 출사전에 일기예보를 고시 공부하듯 보고 또 보곤한다.

 

 

 

 

나 역시 용비지 출사를 계획하면서 일기예보를 보고 또 보고...

그리곤 새볔 3시 반에 출발해 5시가 조금 넘어 용비지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어제 저녘까지만해도 해를 볼 수 있다고 했는데 해는 개떡...

 

 

 

 

휴일이라 많은 사람들이 찾아 왔지만 다들 망연 자실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우리나라 기상청을 일러 흔히 구라청이라 한다.

점잖지 못한 표현이지만, 예보를 믿고 주말 하루를 투자하여 먼길 달려온 이들에게 이 정도는 약과인 셈이다.

 

 

 

 

그나저나 용비지는 기회가 년중에 딱 며칠뿐인데

오늘 이후의 기상 조건이 마땅치 않다 하니 올해는 이게 끝이나 다름 없다.

에고, 에고! 어쩌겠는가? 해가 없으면 해가 없는데로 뭔가를 해야하지 않겠는가?

 

 

 

 

대부분 사람들은 해 뜨길 기다리며 뚝방에 죽치고 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호수 끝자락을 돌아 호수 반대편으로 간다.

시야가 완전하진 않아도 그런데로 가까운 곳은 그림이 보이니 건너 오길 잘했다.

 

 

 

 

더구나

산으로 둘러쌓여선가

바람이 없어 반영도 있다.

 

 

 

 

그래, 어쩌겠는가?

'꿩 대신 닭'이라고 빛을 받은 화사한 그림은 아니라도

안개 덕에 조금은 몽환적인 분위기도 보여주니 최선을 다해 보자.

 

 

 

 

대부분의 사진가들은 빛에 너무 의존하는데

난 성향이 음흉해서일까 요렇듯 몽환적인 느낌을 좋아하기까지 한다.

그래서 사진 동료들이 짙은 안개로 카메라조차 꺼내지 않을 때도 난 예외없이 카메라를 들이 대곤 한다.

 

 

 

 

어쨌거나

오늘 아침엔 그리 심한 안개가 아니라서

그럭저럭 안개 드리운 그림을 만들기에는 충분하다.

 

 

 

 

우와! 여자다.

"나 : 잠깐만요. 조기 나무 아래로 가서 포즈 좀..." "여진사 : 예써! 요렇게 하면 되나요?"

늙은 남자인 내 말대로 모델이 되어 준 그 여인... 늙은 남자와 그 여인의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까?

 

 

 

 

' 아저씨, 조 쪽 가서 카메라 들고 서 봐요 .'

' 방향은 그쪽이 아니고 벚꽃 나무를 향해 서고요...' 에고! 여자 잘못 건드려서 두 번이나 모델 노릇을 했다.

이거, 산적급 주제에 그 나마 사진 모델이라니 영광이라 해야할까? 아니면 되로 주고 말로 받았으니 억울하다 해야할까?

 

 

 

 

 다음 주말이면 산벚꽃이 다 질테고...

 어쨌거나 올해의 용비지는 2%로 부족하지만 이걸로 끝이 났다.

내년이라고 더 좋으리라는 보장도 없지만 늘 그렇듯이 다음을 기대하며 아쉬운 발길을 돌린다.

 

 

 

 

 

2016. 4. 9. 서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