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 웅도 가는 길 1, 2
웅도 가는 길
태양 에너지를 이용한 불빛
요 빨간 빛은 뭔가?
한가로운 웅도 풍경
바닷길이 닫히는 순간
새로운 야경 포인트 웅도가는 길
잘 알려지지 않았다가
최근에 뜨기 시작하는 곳,
웅도 가는 바닷길의 작은 다리 야경
이 열렸다 닫혔다 하는 작은 다리에
만조시 다리가 물에 잠겼을 때 불이들어 오면
도시의 화려한 조명과는 또다른 아름다움이 있다기에 살며시 다가가 본다.
그나저나
이렇게 해가 지면서 만조가 되는 시기를 맞추기가 쉽지는 않을터
오랫동안 기회를 엿보다가 모처럼 물때가 맞는거 같아 찾아갔더니 다행스럽게 어두워지면서 만조가 된다.
바닷길이 닫히고 어두워지자
다리를 밝히는 불빛이 들어 오기 시작하는데
불빛은 저쪽 섬쪽부터 차례로 들어 오기 시작한다.
이렇게 차례로
모두 여섯개의 등이 모두 켜진다.
근데, 이게 태양 에너지를 모아서 밝히는 불빛이란다.
그래서
태양에너지가 부족한 날은 불빛이 없다니(새벽엔 불빛이 없단다)
혹시나 아침 나절 날이 흐렸었기에 불이 안들어 오면 어쩌나 얼마나 초조했던가?
다행히 다리를 밝히는 불이 모두 들어오자
안도하며 사진을 담아보지만 그림은 요게 다이다.
자리를 바꿔가며 담는다해도 조금의 변화만 있을 뿐 모두 같은 그림일 뿐이다.
그 때 누군가,
여기를 수도 없이 왔다는 이 지역에 사는 분이,
차를 후진으로 다리 입구에 세우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새로운 그림이 된다고 알려 준다.
그래서
여럿이 함께 출사 온 지역 사람들 중 한분이
브레이크 등으로 다리를 밝혀주니 빨간 불이 가미되어 그림이 좀 달라진다.
웅도 가는 길을 찾아서
웅도가는 길을 알게된 건 올해 초였다.
그러나 다리가 잠겨야 되고, 어두워야 되고, 햇볕도 좋아야 하고...
이런 저런 조건을 모두 맞추기가 쉽지 않아 관심은 있었어도 선뜻 올 수가 없었다.
근데,
오늘은 만조시 물은 약간 부족하지만
그런대로 여러가지 조건을 모두 갖추었으니 달려가 본다.
모처럼
야경 촬영이라 여유를 부려
점심을 먹고 두시에 출발했는데도 시간이 꽤 많이 남는다.
일단은
웅도에 들어가 해변 산책로도 걸어 보고
5시쯤 되어서부터 웅도 사진 찍을 다리 앞에 자리하고 물이 차기를 기다리기 시작한다.
들어 오는 물은 금방 불어 난다.
그래서 밀려 온다는 의미로 밀물이라 했나보다.
물이 밀려들어오면서 갯벌이 사라져 가는 모습도 모처럼 보니 새롭다.
이제 물이 거의 다 찼다.
섬에 있던 사람들이라면 빨리 나와야 한다.
물이 차기 시작하니 이 지역의 사진 찍는 분들이 하나둘 모이더니 열분이 넘는다.
근데, 갑자기 섬쪽에서 바라보는 이곳 풍경이 궁금하다.
바닷길이 닫히는 시간은 얼마 안남았지만 잽싸게 차를 몰고 섬으로 가서 몇컷 담아보고 다시 돌아 온다.
나이 값도 못하고 이렇게 아무도 안하는 짓거리를 하는 걸 보면 역시나 난 열정적이다 못해 사진에 미쳤나보다.
이런 사람이 제일 밉다
서산에서 왔다는 젊은 친구들 중 한명이 객기를 부려
' 내 저기 물 건너 갔다 올께...' 하고 물이 차오르는 다리로 걸어 간다.
그러더니 차오르는 바닷물 앞에 잠깐 서 있다가 되돌아 오면서 멋 적은듯 한마디 한다.
"내 장화만 있으면 건너갔다 올텐데 장화가 없어서..."
뭐라고? 장화만 있으면 물이 차오르는 저 다릴 건너 갔다 온다고?
내 누꼬? 오늘 처럼 갯벌이나 물에 들어가는 날을 위해 장화를 항상 차에 싣고 다니는 사람 아닌가?
"어이, 젊은 친구 나한테 장화 있어..."
내 신이나서 얼른 차로 뛰어 가서 장화를 꺼내 온다.
이 젊은 친구 어쩔 수 없이 장화를 신고 물이 차오르는 다리로 간다.
뒤에서 지켜보던 친구들이
기왕이면 눈에 잘 띄게 빨간 옷 입으라 해서 옷도 바꿔 입고,
좀 가다가 멈칫하는데 자꾸 가라가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다리 중간까지 간다.
거기까지 가니
함께 온 젊은이의 여자 친구가 나오라고 소릴 지른다.
그 소릴 듣자마자 이 친구 기다렸다는 듯이 뒤를 돌아 물을 튀기며 뛴다.(에이, 더 갔어야 되는데...)
저 장화가 무릎 장화라
물이 조금만 깊어고 별 효과가 없는데
물이 장화 목까지 찼고 허겁지겁 뛰어 나오다 보니 물도 튀기고 옷이 허벅지까지 다 젖었다.
이 친구 장화를 벗으면서 내게 '가슴 장화 였으면 좀 더 갈 수 있었는데요...' 하고 한 마디 했지만,
속으론 '몹쓸 인간, 나이께나 처 먹은 인간이 농담한걸 갖고 정말로 장화까지 갖다 주다니... 오호 통재라!' 통탄을 했겠지.
그렇다. 이런 놈이 세상에서 제일 얄밉고 몹쓸 인간인데, 나이살이나 처먹고도 이렇게 철딱서니 없는 나란 인간 정말 옛날에 애들 가리키던 사람 맞는가?
2017. 5. 30 서산 웅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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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간 웅도
하늘엔 별이 바다엔 작은 태양이
태양에너지를 모아 밤에 붉을 밝히니 그야말로 밤에 뜨는 작은 태양이다
섬에서 본 육지의 밤
에고! 이게 뭔일이래유?
긴 기다림 끝에 불이 들어 온다
바다에 내린 또 하나의 태양광 불빛 반영
'에고, 물때 시간을 잘 몰랐나보지요.'
'아니유, 한 시간쯤 와서 기다릴라고 그냥 미리 왔어유!'
밤은 점점 깊어 가고
웅도 또 다시 갔다왔시유!
다섯시쯤 도착해 구경 삼아 섬에 잠깐 들렸다 나오는 길에
이미 물이 차기 시작하는데 나도 물이 살짝 차는 다리를 건너왔는데 내가 나오자 마자 차가 들어 간다.
이런 상태에서 섬으로 들어가는걸 보니 섬 사람인가 했더니 급히 되돌아 나오는데, 어휴 저걸 어쩐다냐 이미 다리에 물이 너무 많이 차서 위험해 보이는데...
귀한 장면이라 급하게 카메라부터 꺼내 들고 사진부터 찍었지만
섬 주민 말로는 저 정도면 다리 중간에서 차가 물에 뜬다는데 저 양반은 얼마나 놀랬을까?
일도 못 보고 바로 나 온걸 보면 시간 때를 잘못 알고 온거 같은데, 아니면 저런 짜릿한 순간을 즐기는 사람이던가?
그나저나 충청도 양반네들은 여유있다고 하던데 뭘 그리 빨리 달린다요, 본연의 여유로움으로 유람하듯 유유자적하면 안되나유?
그렇더라도 보는 내도 걱정은 되긴 해서 내 앞을 지나갈 땐 수고했다고 손까지 흔들어 줬다. 우쨌든 귀한 장면 보여 줘서 내는 고마웠으니까유!
그 고마운 자동차가 지나가자
곧 물이 차기 시작하더니 금방 다리가 잠겨버린다.
주변에 있는 몇분들 처럼 나 역시 장노룰로 찍어 보는데...
근데,
이걸 꼭 장노출로 찍어야 할까?
자연 상태 그대로 이렇게 좀 지저분해도 그냥 찍는게 답이 아닌가?
그나저나
그저 그런거 장노출로 찍어봐야 그게 그거고, 밤이 되어 불 켜지려면 아직 멀었고
슬슬 해가 지는 쪽으로 이동해 그림은 안되지만 지는 해나 몇개 박아 보는데 배라도 몇 척 있으면 좋으련만 너무 밋밋하다.
어휴!
해가 길어서 9시가 가까워지니 불이 들어 온다.
이미 만조는 지나 물은 점점 빠지는데 이제서야 불이 들어오다니...
한 시간 전부터 와서 기다리던 섬 주민 어느 정도 물이 빠지니 들어갈 준비를 한다.
그 한 시간 동안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나누었는데, 그야말로 특유의 충청도 사투리가 정겹다.
이번에 동행했던 두분이 모두 충청도 사람이라선가 본인들은 사투리 안쓰면서 사투리를 들으니 좋다고 막 치켜주니 본인도 좋은가 보다.
이제 밤은 깊어간다.
이번에 다시 온건 별을 보기 위해서인데
안개(박무)가 살짝 있어 별이 보일랑말랑 한다.
그래도 억지로
조리개를 열고 감도를 높혀 별을 담아 본다.
그러나 한 밤에 없는 해를 갖다 놓을 수 없듯이 별은 그저 빛이 밝은 놈 몇개만 얼굴을 보여주고 만다.
2017. 7. 13. 다시 웅도에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