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사진/풍경 사진 - 충청도

(충남 서산) 별이 있는 웅도 이야기

자연 사랑 2022. 8. 12. 09:25

 

 

 

 

 

 

웅도의 밤 이야기

 

 

 

 

아직은 사람도 차도 허락된 길

 

 

 

 

누가 웅도다리에 빨간 비단을 깔아 놓았을꼬?

 

 

 

 

은하수가 만든 그림

 

 

 

 

웅도 하늘에 흐르는 은하수

 

 

 

 

은하수가 흐르는 밤에 여인이 홀로(너무 작아 보이지도 않지만 하얀... 우매, 무서워!)

 

 

 

 

밤 바다를 밝히는 작은 태양(태양열 가로등)

 

 

 

 

밤은 깊어 가는데 물은 계속 흘러 발길을 멈추게 하네

 

 

 

 

 

 

 

 

모세의 기적, 웅도 이야기

 

 

 

 

 

 

 

 

바다 물때로 인해 바닷길이 열리고 닫히는 걸 보고

말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흔히 모세의 기적이라고들 한다.

조류 간만의 차가 심한 우리네 서해엔 이렇듯 열렸다 닫히는 길이 참으로 많다.

 

 

 

 

그 대표적인게 경기권엔 제부도가 있고,

충청권에 무창포도 있고 저 멀리 남쪽 진도 모도엔 신비의 바닷길도 있다.

그 많은 모세의 기적을 흉내내는 곳이 서산에도 있으니, 그게 바로 작은 섬 웅도 가는 길이다.

 

 

 

 

섬이 작아 주민만 왕래하다보니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다른 곳과는 달리 저 조그만 다리를 밝혀주는 가로등이 태양열을 이용한거라

밤이 되면 저절로 가로등에 불이 켜지는데, 물때를 잘 맞추면 아름다운 그림을 보여주어 최근에 사진가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나도 작년에 이어

이번에 세번째 찾아왔으니

유명세로 따지면 이젠 국민 포인트가 된 곳이다.

 

 

 

 

바닷길이 막혀 물 빠지기를 기다리는 주민들 이야기를 들으니

전에도 다리는 있었지만 다리 양 옆의 펜스는 최근에 만들어 졌고

예전엔 가로등도 없어 사고가 많이나 익사한 사람이 꽤 많았다면서 누구누구 하며 손으로 꼽는데 꽤 여러명 된다.

 

 

 

 

내 넌지시 '아까 하얀 소복 입은  아가씨가 다리에 앉아 있었다고' 하니

익사한 사람 중엔 여자는 없었는데 어찌 처녀 귀신이 나타났냐고 호들갑 떤다.(물론 장난이지만)

에그, 이 양반아! 요즘 세상에 뭔 처녀 귀신이라 호들갑인가, 사진 찍으러 온 사람들이 하얀 옷 입고 모델 놀이한거구먼...

 

 

 

 

 

 

 

별이 빛나는 밤에

 

 

 

 

 

 

 

 

전에 왔을 때

건너 편 하늘에 별이 보였는데도

그저 무관심하게 지나쳐버리고 말았다.

 

 

 

 

이제 올해도 은하수 철이 막바지에 이르렀는데

남들 안 가는 곳에서 은하수를 찍어보려고 여기저기 물색하던 중 웅도 생각이 났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시도해 본 사람은 한두명 있는데 은하수 다운 괜찮은 그림은 아니었다.

 

 

 

 

사진 찍는 사람들이 얼마나 똑똑한데...

그림이 된다면 천리 먼길 마다 않고 지옥에라도 찾아가는 사람들인데...

은하수 사진이 된다면야 멀지도 않은 곳이라 사람들이 미어터질텐데 은하수 찍는 사람들이 없다는 건 여긴 아니라는 거 아닌가?

 

 

 

 

때가 되면 은하수가 보이긴 한다.

그러나 광원이 너무 강해 제대로 표현이 안된다.

별 생쑈를 다해도 내 능력으로는 요게 다 이니 많이 아쉽다.

 

 

 

 

원래 은하수 찍는게 쉽지는 않다.

더구나 여기처럼 광원이 많고 너무 밝으면 더더욱 어렵다.

어쨌거나 은하수 같지도 않은 걸 은하수라고 우기기도 그렇고 허탈하다.(앗, 소복입은 여자가 다리 난간에서... 설마! )

 

 

 

 

그래도

이렇게 시도라도 해 봐야 후회가 없지.

그래야 거긴 그래서 포인트가 아니야 하고 포기라도 하지...

 

 

 

 

근데,

은근히 오기가 생긴다.

오늘보다 좀더 맑은 날 와서, 좀 더 연구를 해서 재도전 한다면 그래도 요거보다는 좋은 그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우와, 바보같은 놈!

이제 며칠지나면 은하수 시즌이 끝나가는데도

아직도 미련을 못버리고 은하수 타령을 하고 있다니, 스스로 생각해도 참으로 못났다.

 

 

 

 

 

2018. 8. 4. 웅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