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 소양강 상고대
소양강에서 상고대를 만나다

올 들어 소양강 상고대는 얼굴도 못보고
벌써 2월로 접어들어 겨울도 다 끝나가려 하는데,
기상 예보엔 춘천이 올 들어 가장 추운 영하 22도라니 기대가 된다.

잔뜩 기대를 품고 춘천으로 향한다.
1월초에도 영하 16도라 하여 찾아갔다가 꽝쳤지만,
이번만은 기상 조건이 상고대가 안필래야 안필 수가 없는 조건이라 확신하면서 밤길을 달린다.

고속도로에서 잠깐 딴 생각하다
길을 잘못 들어 동홍천까지 갔다가 되돌아 오는 바람에 좀 늦다보니 이미 산자락이 붉어진다.
부랴부랴 소양 5교 둑방에 주차를 하고(제방이 그야말로 만차였다) 철책을 넘어 물가까지 한달음에...

근데, 소양 5교에는 물안개만 자욱할 뿐 상고대는 없다.
먼저 온 지인들에게 연락하니 소양 3교는 상고대가 붙었다 한다.
소양 5교에 대한 미련을 접고 소양 3교로 이동해 우선 다리 밑 부터 훝어 간다.

다행히
이곳에선 상고대가 눈에 들어 온다.
남들은 많이 부족하다지만, 이 정도면 감지덕지지 뭘 더 바라겠는가?
그나마도 올 겨울들어 처음 핀 상고대요, 아마 이게 올겨울 마지막 상고대일텐데...

그나마 상고대가 보이니
편한 마음으로 자리를 바꾸어가며 다리 위에서도 담아 보고
강원 민방 앞 둑방에서도 담아보고 이리저리 시간가는 줄 모르고 돌아 댕겼다.

소양 5교에도 사람들은
그 유명세때문에 3교보다도 더 많았을텐데...
물안개와 어우러진 일출 풍경만 보여주고 말았다.

내는 운좋게
먼저 도착했던 지인들 덕분에 3교에서 상고대를 볼 수 있었지만...

강변을 꽉 메운 이 사람들은
'결국 오늘도 소양강에 상고대는 없었다' 고 실망하고 돌아갔을텐데...
사실 내 덕이 아니고 순전히 남의 덕을 본거지만, 그래도 사진에 관한 한 운이 좀 따르긴 하는가 보다.

2012. 2. 2 . 춘천 소양3교와 소양 5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