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 남애항의 아침
부서지는 파도
오여사를 만나다
복 받은 사람들
갈매기들의 유희
귀항
파도가 만든 그림 1
파도가 만든 그림 2
속았다.
일기예보는 10월 10일 토요일엔
분명 아침은 흐리고 비도 가끔 온다고 해 일출은 생각도 못했다.
버릇처럼 6시에 일어나 리조트 밖을 보니 하늘이 맑다.
더구나 동쪽하늘이 벌겋게 달아오르는게 해가 뜨기 직전이다.
서둘러 나와 해 뜨기까지 이삼십분의 여유도 없으니 가장 가까이에 있는 남애항으로 차를 몬다.
남애항에 도착하니 방파제에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이 보인다.
서둘러 방파제로 올라가니 벌써 막 해가 떠 오르는데, 아니 이게 웬일인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오메가가 아니던가? 그것도 아주 단정하고 이쁜 오여사가 아닌가?
제길!
저렇게 귀한 오여사를 부제가 전혀 없는 망망대해에서 만나다니...
생각지도 못했으니 어쩔 수 없는 일, 엉겹결에 오메가에 몰입해있는 부부인듯한 두 사람 사이에 오여사를 넣어 본다.
오여사는 그렇게 순식간에 지나 갔고
이제는 여유를 갖고 남애 해변을 더듬어 본다.
하늘은 맑은데 파도가 제법 거세여서 그림이 괜찮을거 같다.
오메가는 끝났어도 좋다.
이렇듯 귀항하는 어선도 보여주고,
만선의 배를 뒤쫒는 강양항에서나 봄직한 갈매기떼도 보여주니 그림이 얼마나 좋은가?
거기다
거센 파도까지 한 몫해 주니
그야말로 정형적인 어촌의 아침 모습을 보여 준다.
그나저나 배를 따라가는 갈매기떼를 보니 강양항이 생각난다.
이쪽 추암, 정동진, 낙산사, 옵바위 등 일출 담으러 동해에 숱하게 왔지만 저렇게 많은 갈매기떼가 배를 쫒아가는 광경은 처음이다.
설마 주문진에도 멸치 잡이를...? 궁금하긴 하지만, 우쨌던 잡은 고기를 갈매기에게 던져주는 어부들의 배려가 저리 많은 갈매기들을 불러들였겠지...
파도가 엄청나다.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차도까지 넘어 온다.
조심하지 않으면 옷은 물론 카메라까지 젖게 생겼다.
이 정도의 파도라면 장노출 그림이 가능하다.
얼른 ND400 필터를 끼고 파도를 피해가며 장노출을 시도한다.
어제 남애항에 잠깐 들렸을 때 바위들이 이뻐서 파도가 거센날 장노출로 담으면 좋은 그림이 될거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바로 다음 날 장노출로 그림을 그리다니...
이번에 주문진에 오게된 건
어머님 생신과 삼일 연휴를 계기로
동생이 주문진에 6남매가 모두 묵을 수 있는 리조트를 마련해 논 덕에 주문진에 오게되었지만,
오늘 뜻하지 않았던 오메가 일출과
큰 파도로 이쁜 장노출 그림도 만들어 준 건 순전히 사진 좋아하는 큰 아들을 위한 어머님의 공덕때문이다.
그것도 6시부터 8시까지 달랑 두시간 동안, 어머님 생신상 차려지기전까지 만들어진 그림이니 이 그림들은 분명 "어머님이 그려주신 그림"이다.
2015. 10. 10. 남애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