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인제) 원대리 자작 나무 숲의 봄

물에 잠긴 자작나무 숲

자작나무 숲의 봄

아침 빛 받은 자작나무 숲

하늘을 향해 솟아라

물속에 또 다른 봄이 있네

걷고 싶은 길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아빠가 들려 주는 이야기

원대리 자작나무 숲

우와, 좋다!
아침 빛의 자작나무를 보기 위해
옵바위에서 바로 출발해 서둘다 보니 8시도 안되었다.

이제 여름이나 마찬가지라
8시라하지만 해가 중천에 떴고
더구나 한 시간 이상을 올라가야하지만

그래도 서둘러 온 덕에
그나마 고운 빛에 자작나무를 담는다.
이제는 아침의 망가진 기억을 다 잊고 심기일전해서 자작나무에 몰두한다.

남들 다 담아보는 하늘 향해 나무을 모으는 풍경
원래는 어안렌즈라야 딱이지만 워낙 11mm의 초광각이다보니
어안렌즈 못지 않게 안쪽으로 왜곡이 생겨 어안과 똑같은 효과가 생긴다.

자작나무를 담을 때마다
자작나무 사진은 과연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민에 빠진다.
누가 찍은 자작나무 사진을 봐도 '아, 저렇게...' 하고 따라하고픈 사진이 별로 없다.

이건 내가 눈이 높아서도 아니고
더구나 사진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자만에 빠진 것도 아니다.
이유라면 아마도 자작나무가 보기는 이쁜데 사진으로 담는 건 무지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하여간
빛 좋을 때 담는다고 열심히 숲을 헤매고 다닌다.
전에는 거들 떠 보지도 않던 구석까지 다니다보니 전에 못 보던 맨 윗 그림같은 반영도 보인다.

오늘은 평일인데도 엄청나게 사람들이 많이 왔다.
몇년전만 해도 아는 사람들만 알던 곳인데 몇년만에 이리 유명해지다니...
허기사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자작나무 숲이고, 또 한 시간 정도의 적당한 산행을 해야 볼 수 있으니 눈 호강에 건강까지, 이게 바로 힐링 아니겠는가?

또한 여기 자작나무 숲 길은 왠지 연인들이 걷는 최고의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선가 여기 올 때마다 누가봐도 아름다운 사랑이 느껴지는 선남선녀들을 보게된다.
행복하게 담소를 나누며 걷는 이들이 너무 아름답게 보여 사진 찍어도 되냐고 하니 선뜻 허락해 준다.

물론 사진은 보내 주기로 했고, 그야말로 선남선녀다.
여의도에서 왔다는 이 친구들 내 보고 ' 나이 드셔서 이렇게 여유롭게 사진 찍으러 다니시니 부럽네요' 한다.
'정말 그럴까?' 나이 들었다고 나라에서 이제 그만 나가라고 해서 쫒겨났지만, 이렇게 맘 땡길 때 훌쩍 떠날 수 있는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어쩌면 이 나이까지 일해야 하는 사람들도 수두룩한데,
백수라지만, 그저 노는게 아니라 작년 퇴임 때 만난 친구의 '40년간 일했으니 40년간 놀 자격이 있다'는 말처럼
돈은 많지 않더라도 이렇게 소박하게라도 돌아다닐 수 있다는건 건강과 최소한의 경제적 여유 및 마음의 여유가 있는 것이니 블행한 인생은 아닌게 맞겠지...

이들 가족에게도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으니 혼쾌히 허락한다.
이제 오늘 출사가 마무리되자 벌써 12시가 가까워 오는데, 가는 길이 남았지만 어쨌거나 오늘의 강원도 출사는 끝났다.
잔뜩 기대를 갖고 찾은 동해의 은하수 촬영과 일출은 망가졌고, 그 나마 이곳 원대리에서는 기분 좋게 떠날 수 있어서 절반은 성공한 출사였다고 할까?

2017. 5. 19. 동해 공현진과 원대리 자작나무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