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고성) 서낭 바위
서낭 바위
(보면 볼수록 신기하게 생겼다)
서낭 바위와 북어 바위
파도는
뭔 깊은 원한이 있다고
한 시도 쉬임없이 바위를 때리고
긴 억겁의 세월
그렇게 집요하게 공격하니
굳건한 바위인들 어찌 성하겠는가
그래도 그 긴 세월
굳건히 버티고 견디어 목만 남았나 했더니
자세히 보니 제 몸보다 열배는 더 큰 바위덩어리를 떠바치고 있지 않은가?
그뿐인가?
아니 바위 끝에 소나무는 뭔일인가?
흙 한줌, 모래 한톨 없을 텐데 누가 저기다 소나무를 심었단 말인가?
그러고 보니
서낭바위만이 아니고
여기 북어 바위에도 소나무 한그루가 있네그려
이렇게 인간사엔 볼 수 없는
신들의 세계에나 있음직한 신비스러운 광경이다보니
어민들은 새해에 먹을 걸 들고와 예서 풍어제를 지낸다고 한다
옛부터
그렇게 신성한 장소로 여겨왔고
주변에 서낭당이 있어 서낭바위로 불렸다하니 고개가 끄떡여 진다
이 번이 세번째 도전이었다
올 초 눈이 70cm 쌓였을 때 왔다가 차가 못들어와 포기했고
몇달전엔 파고가 2M가 넘고 물 때가 만조라 찾아왔으나 바닷물이 오다가 말아 실패했다
아침 뉴스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태풍 영향으로
동해안에 풍랑주의보와 함께 너울성 파도를 조심하라고 한다
'그래, 이 정도는 되어야 바닷물이 바위까지 오겠지'
늦은 시간이지만 10시에 집을 나섰는데 피서철이라 세시경에나 도착했다.
예상대로
파도가 서낭바위까지 온다
서둘러 채비를 하고 촬영을 시작한다
근데 좀 있으니
해양 경찰이 위험하다고 나가시라 한다
5시간이나 걸려서 왔건만 참으로 야속하다
그래도
만조 시간에 맞춰
한 시간 정도는 사진을 찍었으니 미련을 버리고 짐을 싼다
와우!
시간이야 얼마가 되었든
요 정도라면 만족할만 하지 않은가?
참고로 여기 파도는 예측 할 수 없이 다양한 파도가 밀려 오는데
갑자기 큰 파도가 밀려와 가슴까지 물이 차니 내 초대형 삼각대도 흔들리고
옆에 있던 분은 삼각대가 파도에 쓸려가 카메라, 렌즈 모두 바닷물에 빠지는 불상사도 있었다
(뒤는 바로 절벽이라 피할 곳도 없고, 큰 파도는 바로 절벽을 때리고 순식간에 쓸려가니 손쓸 틈도 없었다)
이럴 줄 알고 장화를 신었지만 장화도 소용 없고
왜소한 여자들이라면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순간의 큰 파도가 지나간 이후엔 또 이렇듯 말끔한 모습으로 돌아와 평온해 보이지만...
2021 . 8. 11 서낭바위 (송지호 해수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