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양주) 예빈산 일출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하늘부터 본다.
구름 한 점 없는 서쪽 하늘에 달이 밝게 빛나고 있다.
시계를 보니 4시 50분, 시간이 늦었다.
그래도 어제의 소화묘원이 못내 아쉬워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나선다.
하늘이 너무 쨍해 반신반의 하는데
팔당 호에 도착하니 물안개가 피기 시작한다.
날이 청명하니 일출은 당연하겠고,
운해까지 받혀 준다면 보기 드문 그림일텐데... 기대가 된다.
늦었지만
서둔덕에 때맞춰 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해가 떠오르는데,
그 자리가 바로 용문산 정상이다.
일출각은 모르고 왔는데, 요즘이 바로 용문산 일출 시즌이었다.
요 정도 그림이라면
내 소화묘원에 대여섯번 왔었지만
하늘이 보여준 그림으로선 그 중 최고의 그림이다.
문제는
이제 그 그림을
내 것으로 어찌 만드느냐인데...
생각대로 그림이 그려지질 않는다.
그게 바로 능력이고 연륜인 걸, 초보 주제에 그냥 저냥 경험 삼아 막 찍지 뭘 그리 신경쓴다고 좋은 그림 나오는감?
솔직이
나는 일출 그림보다는 운해 그림이 더 좋다.
산그리메와 어우러진 아주 멋진 운해를 담아보는게 큰 바램이거늘...
오늘이야 말로 조건은 제대로 갖추어졌는데
능력이 고기까지라 아직은 제대로 그림이 나오질 않는다.
그래도 오늘 아침은
어쨌거나 부지런 떤 덕에
요 정도라도 좀 괜찮은 그림을 그릴 수 있었으니 행복하다.
2012.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