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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내연산)에서 울진(불영사)까지

자연 사랑 2022. 8. 1. 12:27

 

 

 여름 휴가철에 가장 붐비는 곳이 동해안이다.

근데 그건 수도권에서 가까운 강원도 쪽 동해안이고,

같이 동해를 끼고 있지만 한반도의 호랑이 꼬리 부분은 휴가철인데도 한산하다.

 

 

 

 

   포항의 내연산과 12폭포는

산행기와 사진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지만, 포항이 예서 너무 먼 곳이기에 발걸음이 쉽지 않았었다.

   워낙 먼 거리라 아침부터 서둘렀는데도 내연산 입구에 다다르니 오후 두시가 넘었다. 서해안은 태풍으로 비가 내린다는데 

동쪽이다 보니 날씨는 괜찮다. 유명세 치고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아마 태풍 때문이기도 하고 월요일인 때문이기도 하리라.

 

 

 

 

12 폭포를 찾아 가는 길은 처음엔 마치 문경새재 길을 걷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곧 계곡 특유의 풍광과 자연의 소리에 빠져 든다.

 

매미 소리,

계곡 물 흐는 소리,

 굉음에 가까운 폭포 소리...

녹음과 자연의 소리가 어우러져 시간을 잊게 한다.

 

 

 

 

 

 

 

간간이 보이는 계곡 너머 아름다운 산자태도 발 걸음을 잡는다.

이런 풍광이 두시간 족할 산길을 서너시간까지 잡아 둔다.

아니 누구는 아예 물 속에 발 담근체 큼직한 바위에 자리 잡고 퍼질러 누워 있다. 

 

 

 

 

사진에서 자주 봤던 관음 폭포이다.

요기가 여섯번째 폭포이고 바로 위 구름다리로 연결된 인연폭포가 일곱번째 폭포이다.

유명세를 타는 폭포이니 그 풍광이야 예측은 했었지만, 폭포 주변에서 보이는 산의 자태 또한 죽여 준다.

 

저절로 가슴이 열린다. 내연산  종주 산행이 아닌 폭포를 보기 위한 걸음은 요기까지이다.

대략 두 시간이면 족한 거리이고 풍광도 괜찮아 그야말로 산책길이다.

 

 

 

 

 

 

내려오는 길에 내연산 입구에 있는 보경사 경내를 둘러 보았다.

절 전체의 분위기가 아주 깔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산뜻했다.

 

 

 

 

 

 

둘째 날 여행은

동해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그야말로 무계획적이고 자유로운 걸음을 하기로 했다.

 

 

 

 

말은 무계획이라지만 그래도 머리 속엔 코스가 그려져 있었다.

관동 팔경의 하나인 월송정과 망양정 그리고 불영계곡의 불영사. 영주 부석사...

오륙년전인가 경주를 깃점으로 포항에서 1박하고 동해를 거슬러 올라간 걸음을 되짚어 보는 코스다.

 

 

 

 

가는 중에 영덕 '해맞이 공원' 안내판이 자주 눈에 띤다.

호기심에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말(차)머리를 돌렸다.

 

근데, 그저 그랬다.

너무 인위적으로, 그야말로 억지로 만들어 놓고 이름만 거창하게 붙여 놓았다.

 

 

 

 

 

오륙년전의 기억인데 월송정 풍광이 많이 변한 거 같다.

입구가 많이 좋아졌고 특히 전에도 있었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소나무 숲길이 공원화되어 잘 꾸며져 있었다.

 

 

 

 

 

소나무 숲이야 예전과 다를 바 없겠지만, 아마도 기억으로는 예전엔 이곳이 관광 코스로 개방되지는 않았던가 싶다.

아니면 벌써 치매기가 있어 몇년전을 기억하지 못하는지도 모르고...

 

그나 저나 솔직히 월송정은 볼거리가 없고, 요기 소나무 숲이 훨씬 아름답고 볼거리도 많다.

그야말로 노송들이 볼만하다. 수 많은 소나무 하나하나가 다 일품이고 연꽃도 품위를 더한다.

 

 

 

 

 

 

월송정을 떠나면서 네비에 망양정을 찍었다.

네비양이 바다 풍광과 작은 어촌들이 즐비해 있는 해안도로를 소개한다.

 

 

 

 

아주 작은 어촌, 이름도 없는 해수욕장(?)에 서너 명의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아마도 어촌에 놀러 온 친척 쯤 되는 아이들이 동네 앞 냇가에서 멱 감듯 물놀이를 하는걸게다.

 

그 모습이 정겨워서 차를 세웠다.

마침 갈매기들이 여유로움을 즐기고 있다.

오랜만에 망원렌즈를 마운트하고 폼을 잡았는데, 영 아니다. 더 이상 땡겨지질 않는다.

가방이 무거워 간단한 장비로 200MM 하나 추가해서 왔더니 무지 아쉽다.

최소한 300 MM 정도는 되었으면 좀 나은 풍광을 담을 수 있었을텐데( 고놈은 집에서 낮잠자고 있을텐데..)...

 

 

 

 

 

 

망양정도 예전의 망양정이 아니다.

이곳 또한 울진에서 해맞이 공원으로 조성해 놓앗다.

저 보이는 종각이 이곳을 공원으로 만들면서 새로 만든 울진 대종 종각이다.

 

 

 

 

 

위 그림은 울진대종 종각이요

아래 그림이 바로 관동팔경의 하나인 망양정이다.

월송정보다 크기는 작으나 전망은  망양정이 훨씬 좋다.

 

 

 

 

불영계곡과 불영사.

사실 이번 여행의 숨은 목적은 바로 불영사였다.

요기라면 네비 없이도 한 걸음에 찾아 갈 수 있는 곳이다.

 

 

 

 

 

전에 두번 불영사를 댕겨 간적이 있었는데...

그 땐 사진에 관심이 없던터라 머리 속의 희미한 기억말고는 남은게 전혀 없었다.

그래서 그 기억들을 사진을 통해 두고두고 볼 수 있게 남기고 싶었었다. 사진을 담고 싶다 이게 숨은 목적이었다.

 

 

 

 

그 희미한 기억에도  불영사 들어가는 길은 너무 너무 아름다웠었는데...

정녕 그 기억은 거짓이 아니었다.

 

 

 

 

 

20 여분(?) 정도의 아름다운 숲길을 지나 드디어 불영사가 보인다.

내 울나라의 절, 소위 명승고찰이라는 곳은 안가본 곳이 거의 없는 듯 한데...

그 중 풍광뿐만 아니라 느낌까지 좋은 몇 안되는 절 중의 하나가 바로 불영사이다.

 

 

 

 

연못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나이 지긋하신 보살님께서 산위의 부처님이 호수에 비치고 있다고 알려 주신다.

감히 눈으로 찾기 힘든 아주 작은 그림자를 열심히 설명하시는데...

산위의 부처님은 보이는데(아래 그림, 두 산사이 오목한 부분에 희미하게 보이는...) 연못의 부처님은 보이질 않는다.

아마 불심이 부족한 탓일게다.

 

 

 

 

 

 

 

 

불영사를 뒤로 하고 돌아 나오는 길, 왠일인지 들 때와 날 때가 다르게 사람들이 없다.

아마도 불영사의 정취에 빠져 한 번 들면 쉬 나오지 못하는가 보다.

사람 사는 세상에 사람이 없으면 안되는데... 이런 곳엔 아무도 없다는 게 오히려 살맛을 더해 준다.

 

 

 

 

 

아, 너무 좋다.

아, 너무 너무 아름답다.

시간이 예서 멈출 수는 없을까?

 

 

 

 

 

 

2011. 8.8 - 8.9  1박 2일 동해의 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