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이상한 하루였다.
왜목 마을 가늠쇠 일출을 시작으로
철새를 찾아 금강 하구둑까지 갔으나 새 한마리 못보고,
서해를 끼고 오던 부사호에서 기러기 몇마리 본게 전부니 얼마나 서운했겠는가?
결국 올라 오는 길에 들른 꽃지에서도 잘 나가다 그만 잔뜩 찌푸린 오여사만 만났으니...
새벽 4시 부터 시작해 밤 10시에야 끝난 나 홀로 출사 여행은 그렇게 소득없이 하루가 지나고 말았다.
왜목에서의 가늠쇠 일출은
때를 맞춰 찾아온 진사들로 그야말로 인산 인해...
새벽 4시에 일어나 그리 먼길 아니라서 혼자 달려 갔더니,
냉중에 알아보니 그 자리에 지인들이 꽤 여럿 있었는데 당시는 전혀 몰랐었다.
허기사 새벽 바다 바람이 추워서 얼굴 전체를 감싸고 눈동자만 빼꼼히 열고 있으니 알턱이 있나?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금강까지 간게 한심스러워
오는 길에 들린 꽃지도 사람이 많기는 왜목마을 저리가라였다.
더구나 카메라 없이 그냥 바다가 좋아 꽃지에 온 사람들까지 뒤섞이니...
누군가 한 마디 한다. "어허! 우리 나라에 이렇게 사진가들이 많단 말인가?"
꽃지 일몰은
물이 차 들어 올때가 제격인데
이미 물이 차니 그림이 너무 단조롭다.
하여 망원으로 할미 바위에 붙은 해만 줄기차게 물고 늘어졌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 좋던 하늘이 막판에 구름이 실짝 피더니
에고고고... 막판엔 아예 찡그린 오여사를 만들고 말았다.
이 날 요기말고 서해 다른 곳은(용유도, 탄도항 등) 아주 산뜻한 오메가를 보았다는데...
할미바위 꼭대기에
해를 얹혀 놓고 노는 것도 재미있다.
한참 놀다보니 눈이 부셔 앞이 안보일 지경이지만,
뭐 오메가는 아니라도 이 정도라면 그런대로 볼만하지 않은가?
오호라.
요건 여의주를 품은 용대가리 아닌가?
실은 해를 머금은 물고기 같지만, 용의 해라 억지로 용을 불러 말거리를 만들어 본다.
2012. 12. 11. 꽃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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