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내림
아무도 밟지 않은 해변에서
장자도를 바라보며
하늘과 눈과 바다가 어우러 진 풍경
갈매기도 그림이 된다
등대가 어우러진 섬
전망대와 해변
장자도 가는 다리(자전거와 사람만 다니는 작은 다리)
자칭 명사십리 해수욕장이란다
망주봉을 바라 보며
신선도 바람을 피네...(신선이 처녀를 데리고 놀다 임신 시키고 버렸다나...)
등대와 휴선
선유도에서 보는 무녀대교
이 거센 눈보라 속에 어디를 가시는가?
눈보라 속의 삶의 현장(선유도의 명물 기도 등대가 보인다)
아름다운 무녀대교
축복 받은 섬과 등대(딱 고기만 빛 내림이)
하늘의 축복 받은 무녀도
빛 내림은 축복이다
선유도 가는 길

2017년 12월 말
선유교와 장자교가 개통되어
이제는 선유도와 장자도 갈 땐 차를 타고 갈 수 있다.

고군산도라 불리는 섬들
신시도, 무녀도, 장자도, 선유도 등
제 각각 아름다운 자태를 뽐 내던 섬들이 이제는 섬이 아닌 육지가 되었다.

2017년말 까진
무녀대교가 개통되어
무녀도까지는 자동차가 왕래를 했었지만...

이번에
선유교와 장자교가 개통됨으로
고군산도의 주요 섬들이 육지로 다시 태어난 셈이다.

선유도라면 내 아주 오래 전에
배 타고 들어가 작은 관광차로 급하게 섬을 한 바퀴 돈 적이 있는데
이렇게 수박 겉핥기식으로 허둥지둥 할 수 밖에 없었던 건 배 시간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젠
그야말로 내 차로 가니
어딘들 못 가고, 시간이 지체된들 뭐가 문제이겠는가?

그나저나
선유도 가는 길에 전에 봐 두었던 무녀도의 볼 거리,
설경이 괜찮겠다 싶어 일부러 들렸는데, 마침 운 좋게 함박눈까지 내려주니 그럴듯한 그림이 된다.

선유도 해수욕장에서

함박눈이 내리는 겨울 해변

아무도 밟지 않은 해변에 발자욱을 남기니

왠일인지 죄를 짓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 저 해변에 발자욱을 남길텐데...

부지런해서 남보다 먼저 왔을 뿐인데...

아니지,
아무도 오지 않는
이 대설 특보에 여길 오다니...

누가
오라지도 않았는데
굳이 이런 날 예까지 온 건 미친 짓인께...

미친 놈 맞네 그려!

그래, 미친 놈이라도 좋다

아무도 없는 눈 밭에
홀로 첫발을 내 딛는 다는게 죄짓는 거 같지만,
감성이라곤 한옹큼도 남아 있지 않을 나이인데도 요런 그림 앞에 서니 가슴이 설레인다.

신선이 놀던 선유도에서

선유도(仙遊島)라
말 그대로 신선이 노니는 섬이란 뜻인데
얼마나 아름다운 곳이기에 신선이 놀던 곳이란 말인가?

허기사
여기 오기가 쉽지 않은 곳이거늘
나 같은 놈도 이번이 세 번째 온 거라면 괜찮은 곳은 맞는가 보다.

전에
두 번씩이나 선유도를 다녀갔지만,
못내 아쉬운건 선유도의 설경을 못 본 것이었다.

눈이 오면 괜찮을 텐데...
궁금하기도 하고 보고 싶기도 해서 늘 선유도를 머리 속에 그리고 있었다.
더구나 여름 철 기억을 떠올려 그 풍경에 하얀 눈을 올려 놓으면 꽤 괜찮은 그림이 연상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곳은 해수욕장이 유명한 곳이라
여름 철엔 관광객이 많으나 한 겨울엔 찾는 이가 별로 없는 탓이었을까,

인터넷 등을 찾아 봐도
그럴듯한 선유도 설경을 보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이곳에 눈이 많이 내린다기에 미친척하고 달려 보았다.

허참,
운이 좋은겐가,
아니면 억수로 운이 나쁜겐가?

앞이 안보일 정도의 함박눈이라니...
온통 하얀 세상이니 다니는 차도 없고 가끔 한두 대 보일뿐이다.
워낙 눈이 많다보니 살짝 경사진 곳도 헛바퀴질 하면서 미끄러지는 걸 보고도 과감하게 선유도로 내려간다.

까짓거
미끄러지면 체인 감고...
설마하니 100cm도 아니고 고작 10여 cm 온다는데...

햐!
눈발 정말 기가 막히다.
정말 올 들어 처음으로 눈다운 눈을 보는거 같아 기분이 좋다.

이제 하늘이 보이니 돌아 가야한다

오메나!
여긴 어느 나라인가?
여기가 조금전까지 앞이 안보일 정도로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 선유도 맞는가?

이거야말로
여우 비, 아니 여우 눈인가?
한 순간에 눈이 그치고 가을 하늘처럼 파란 하늘이 펼쳐진다.

그래,
이 정도로 서너 시간 눈 속에서 헤맸으면 볼장은 다 본 셈,
고맙게도 갈길이 머니 이젠 그만 돌아가시라 눈이 그쳐주고, 가시는 길 잘 가시라고 파란 하늘까지 열어 주다니...

거기다 나오는 길에
아침에 들렸던 무녀도에 다시 가니
세상에나 아침에 본 딱 그 자리에 왠 빛내림이...

아니
이 넓고 넓은 바다에
하필이면 재수없게 내가 찜해 놓은 그 섬과 그 등대에만 빛내림이 있단 말인가?

재수라고는 더럽게 없는 놈이다.
이런 놈을 일러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 했던가?
어허! 코가 깨져도 좋으니 사진 찍으러 갈때마다 요로코롬 계속 재수 없는 일만 생기기를...

그나저나 눈이 귀했던 올 겨울,
아마도 이번 눈이 눈다운 눈으론 끝일 거 같은데
겨울 끝자락에라도 눈 다운 눈을 만났으니 이제 눈 타령읕 고만하고 봄을 기다려야겠다.

2018. 2. 12. 선유도를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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