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내음과 여인의 향기
풍년 들녘과 소나무
솔향기에 취하다
월류정에 빛이 내리다
월류정과 이쁜집
안개가 걷히고
임한리 솔숲에서
일기 예보를 보니
거의 모든 출사지가 짙은 안개가 예상된다.
어디가 좋을까 고민을 해 봤지만, 아무래도 짙은 안개로 운해는 없을터...
안개가 있어도 좋은 곳,
아니 안개가 있으면 더 좋은 곳,
처음 가보는 곳이지만 충북 보은의 임한리 솔숲으로 정한다.
새볔 세시에 집을 나선다.
고속도로 전체가 안개에 휩싸여있다.
모든 차들이 아예 비상등을 켜고 조심스럽게 운전을 한다.
다섯시 조금 넘어 임한리에 도착하니
벌써 꽤 많은 사람들이 와있고 계속해서 차가 들어 온다.
휴일이기도 하지만, 안개 예보에 너도나도 좋은 그림을 찾아 온게다.
날이 밝으면서 약 한 시간여
안개 자욱한 솔밭을 누비며 돌아 다니다
단체로 온 팀에서 모델을... 그래서 나도 은근 슬쩍 꼽사리 껴본다.
월류봉에서
임한리 솔밭을 대충 한바퀴 돌고
오늘의 진짜 목적지인 월류봉으로 향한다.
안개가 짙어 많이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한 시간만에 월류봉에 도착한다.
7시쯤 도착하니
이미 여기도 이삼십 분이 삼각대를 펴고 기다리고 있다.
근데 여긴 물가라 안개가 더 심해 월류봉은 커녕 코앞에 있는 월류정조차도 안보인다.
보이지 않으니 기다리는 수 밖에...
일행이 있는 사람들이야 수다라도 떨지만,
나 같은 외로운 외톨이는 그저 하늘만 쳐다볼뿐 할말도 할 일도 없네...
다행히 8시가 넘으니 월류정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선 남들이 안가는 포인트를 찾는다고 바위를 타고 물가에 내려가 열심히 담는데,
저분, 그냥 그 자리에서 사진 담아도 괜찮은데 점잖게 몇컷만 찍고 갈테니 양해해 달란다.
아직 빛이 부족해
그림될만한게 없으니 별걸 다 찍는다.
들국화인가(?) 뭐 요런거까지... 그야말로 소일거리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
제법 월류정은 물론 주변도 보이기 시작한다.
앗싸라비아! 빛과 안개가 어우러진 몽환적인 분위기, 요게 바로 내가 원하던게 아닌가?
기회를 놓칠세라
최대한 여기저기 담아 본다.
사실, 출사지에선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이거저것 많이 담아보는게 좋다.
그래서
남이 잘 안가는 곳도 가 본다.
어떤 훌륭한 분의 공덕비라는데 이름을 잊어먹었다.
벌써 짐 싸고 간 사람들도 있지만,
9시가 넘으니 안개가 걷히면서 그야말로 환상적인 그림을 보여 준다.
'오호!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기다린 보람이 있어 그야말로 대박에 가까운 그림들을 만나게 된다.
새로운 출사지를 찾아서
원로 작가이신 대선배님이
영동에 자라벌이라는 물돌이가 있다고 해서,
올라 오는 길에 새로운 포인트를 알아둘겸 찾아가 본다.
약도만 가지고
산길을 찾아간다는게 쉽지는 않지만,
운 좋게 단 번에 포인트를 찾아갈 수 있었는데 다행히 사람들이 없다.
딱 한사람만 담을 수 있는 작은 바위 하나라서
위험한 곳이라 번갈아 가며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데
사람이 없으니 다행이긴 한데 위험한 곳이라 많이 조심스러웠다.
기왕에 여기까지 내려 온거
요즘 새로운 포인트로 갑자기 유명해진 대청호 S 라인 출사지(옥천)도 찾아 본다.
미리 다녀 온 사람들의 안내가 잘 되어 있어 찾는데는 어려움이 없었지만, 대낮이라 그림은 되지 않는다.
이 곳이 갑자기 유명 포인트가 된 건
가물어서 호수 바닥이 드러나다보니 새로운 그림이 생긴거다.
아무리 그림이 좋다지만 쩍쩍 갈라진 호수 바닥을 보니 여기는 두번 다시 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2015. 10. 17. 임한리, 월류봉 그리고 새로운 출사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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