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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사진/풍경 사진 - 강원도

(강원 강릉) 안반데기 최고의 날

by 자연 사랑 2023. 7. 7.

 

 

 

 

 

 

 

안반데기 최고의 날

 

 

 

 

구름 위의 배추밭

 

 

 

 

안반데기의 아침을 열다

 

 

 

 

고냉지 배추하면 바로 요기, 해발 1100 고지의 안반데기

 

 

 

 

어제 내린 비로 더 싱싱해 진 배추

 

 

 

 

춤추는 운해

 

 

 

 

운해와 어우러진 배추가 더 아름다워 보인다

 

 

 

 

비 내리던 안반데기에 해가 솟아 오른다

 

 

 

 

빗속을 똟고 나온 태양은 동녁 하늘에 불을 붙였다

 

 

 

 

마치 바다처럼 드넓은 운해에도 불이 붙었다

 

 

 

 

불타는 태양은 이제는 배추밭까지 태운다

 

 

 

 

바다에 해가 솟구쳐 오르듯 구름 바다위에 떠 오르는 태양

 

 

 

 

그 강열한 빛은 안반데기 배추의 풍작을 기원하는 빛이려니...

 

 

 

 

강열한 태양처럼 안반데기 고냉지 배추 불티나게 팔리게 해주소서!

 

 

 

 

새벽 안개는 수시로 사라졌다 다시 오고

 

 

 

 

고개를 돌려 서쪽을 보니 그곳도 구름바다를 이루고 있네...

 

 

 

 

저 멀리 보이는 멍에 전망대

경사가 심해 경운기조차 사용할 수 없었던 땅에

오로지 소와 함께 밭을 일구어야했던 고난의 상징인 멍에 전망대

 

 

 

 

하늘이시여,

고난의 땅이었던 이 땅이 축복의 땅이 되었으니

맨손으로 황무지를 축복의 땅으로 만든 안반데기 주민들에게 해마다 대풍을 이루게 하소서!

 

 

 

 

 

안반데기 최고의 날

 

 

 

 

 

 

더워도 너무 더운 여름,

이제나 저제나 더위 좀 식혀 줄 비를 기다리는데

이 놈의 비는 언제 적에 봤는지 기억조차 나질 않으니 에고에고 못 살겠다.

 

 

 

 

근데,

여긴 비 한방울 안내리고

35도가 넘는 폭염이 지속되는데

 

 

 

 

아니,

영동 지방엔 폭우가 내렸단다.

그것도 강릉엔 한 시간에 90mm가 넘는  비 폭탄이 쏟아졌다 한다.

 

 

 

 

일기 예보를 보니

강릉 못지 않게 대관령도 비가 솔찮게 내렸다.

'에라 모르겠다 더위에 지친 몸 비 구경이나 가자'하는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행선지는 안반데기.

행정구역상으론 강릉 왕산면에 있지만,

강릉과 대관령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고루포기 산에 위치한 안반데기...

 

 

 

 

새벽까지 비가 온다니

더위도 피할 겸 밤길을 나서지만,

실은 비 그친 직후라면 가끔 하늘이 훼까닥 뒤집히기도 하니

 

 

 

 

어쩌면

뒤집어 진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태양과

운 좋으면 운해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더 컸었다.

 

 

 

 

솔직히 얘기하면

더위를 식힌다는 건 핑계고

운해가 있는 안반데기 풍경을 찍으러 나선 걸음이다.

 

 

 

 

좀 일찍 서둘러

12시에 떠나 중간에 한 번 쉬고

일출 전망대에 도착하니 3시 반이다.

 

 

 

 

근데, 

벌써 일출 전망대 부근엔 차 댈곳이 없다.

'강릉과 대관령에 폭우가 쏟아 졌으니 혹시 하늘이 뒤집어 지지 않을까' 하고 온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

 

 

 

 

비 올려면 허리 쑤시던

우리네 옛 할머니 할아버지 처럼

숱한 경험에 의해 터득한, 비 온 직후엔 하늘이 요상해 진다는 기상 예측을 믿고 먼길을 달려 온 사람들... 

 

 

 

 

한 시간 정도 시간이 남아

차안에서 잠을 청해 보지만 안개 비가 계속해서 차를 두드린다.

이렇게 계속 비가 오면 안되는데 걱정을 하며 잠이 들랑말랑 하다가 4시 반쯤 사람들 소리가 나서 밖을 보니

 

 

 

 

오매 좋은 거!

비는 그치고 안개가 오락가락 하지만

산 아래엔 운해가 자욱하여 환상적인 분위기다.

 

 

 

 

얼씨구나 좋다.

이거 얼마 만에 보는 운해던가,

전망대 부근이야 어디든 다 마찬가지일테니 멀리 갈 필요 없이 바로 차 앞에서 담기 시작한다.

 

 

 

 

하나 둘 차에서 사람들이 나오니

순식간에 진사님들이 삼사십명이 넘는다.

면면을 보니 대구서 온사람, 전주서 온사람... 그야말로 전국구다.

 

 

 

 

그 동안의 폭염으로

사진 담을게 없어 지루했는데,

내 눈 앞에 펼쳐진 운해와 불타는 태양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여기 안반덕이 그리 쉬운 곳이 아닌데,

어쩌자고 이렇게 좋은 풍광을 그냥 쉽게 보여 주는가?

그것도 여름 배추가 한창이라 좀 있으면 수확해야되는 최적기에...

 

 

 

 

이걸 운이 좋다해야 할까,

아니면 판단력이 좋다고 해야 할까?

아무렴, 기왕이면 판단력이 좋다하는게 낫겠지...

 

 

 

 

그려,

사진을 찍다 보면 판단 착오로 꽝칠때도 많지만

그래도 판단력이 좋으면 이렇듯 좋은 날도 있는 법이여!

 

 

 

 

아니지.

꽝 칠때는 분명 구라청(기상청) 탓이고,

요런 날은 순전히 기상 예측을 잘한 나 자신의 판단력 때문인겨!

 

 

 

 

오늘 이자리에 있는 진사님들,

그 많은 사람들 모두의 얼굴엔 만족감이 보인다.

안반데기에 와서 언제 이런 그림을 볼 수 있었단 말인가?

 

 

 

 

그렇게 밤부터 아침까지

부지런 떨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가 8시가 되었다.

아침 먹고 삼양 목장에 들릴 계힉이었는데, 아니 이런 그림을 만났는데 거길 뭐하러 가냐?

 

 

 

 

어쨌거나 오늘은 안반데기 최고의 날이었다.

최고의 날이었다고 최고의 그림이 만들어지는 건 아니지만(최고의 작품은 능력 문제이니...)

최고의 순간을 맞이한 건 분명히 행운이니, 아마도 이 행운은 올해만 세 번째 찾아 온 정성에 대한 고루포기산 산신령의 보답이 아니었을까?

 

 

 

 

 

 

2018. 8. 7. 안반데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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