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인제) 비밀의 정원

 

 

 

 

 

 

환상의 아침

 

 

 

 

선택 받은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

 

 

 

 

그 행복이 밤길 마다않고 달려 온 열정의 댓가여서 더 행복하다

 

 

 

 

아, 가을이 어디 있나 했더니

 

 

 

 

아름답게 단장하고 여기 모두 있었네 그려!

 

 

 

 

빨간 단풍과 하얀 서리꽃이 세월이 가고 있음을 알려주니

 

 

 

 

가을이 가면 곧 겨울이 올텐데도 하나도 아쉽지 않은 곳

 

 

 

 

누구나 이런 자리에 서면 가슴 설레고

 

 

 

 

마치 신선이나 된 듯 착각마져 들테니 세월이 감이 무슨 상관일까

 

 

 

 

아, 늙으막에 사진으로 얻은 이 넘치는 행복을 어이할꼬!

 

 

 

 

그래 행복한 이 아침은 사진에만 남기지 말고

 

 

 

 

 

가슴에도 고이고이 간직하리라

 

 

 

 

 

 

 인제 비밀의 정원

 

 

 

 

 

 

아름다운 아침

 

 

 

 

그래서 행복한 아침

 

 

 

 

먼길 달려 온 모두가 행복했던 아침

 

 

 

 

행복한 이 아침은 탁월한 선택의 결과였다

 

 

 

 

사진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다녀왔을

시크릿가든이라 불리는 인제 갑둔리의 비밀의 정원

 

 

 

 

여기는

작년에도 다녀왔던 곳이고

워낙 사진가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라 다시 갈 생각은 없었는데...

 

 

 

 

원래는

남설악 주전골을 가려고 했는데

일기예보를 보니 인제 일기예보가 예사롭지 않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영하의 추위라 서리는 당연하고

인제쪽엔 안개도 많고 하늘도 맑으니 생각이 달라진다

 

 

 

 

내 원래

사람 많은 곳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너무 사람이 많아 전쟁을 치러야겠지만 일기예보를 믿고 결단을 내린다.

 

 

 

 

새벽 두시에 출발해

갑둔리에 네시에 도착했는데

예상대로 이미 사람들은 넘쳐나 주차할 곳이 없다

 

 

 

 

게으름의 댓가로

수백미터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우선 삼각대부터 챙겨 포인트에 가니 삼각대 놓을 자리도 없다

 

 

 

 

흐흐...

내가 누군가?

이럴줄 알고 만반의 준비를 했지...

 

 

 

 

그건 바로 사다리였다

그동안 창고에 처박아두었던 대형 삼각대도 준비하고

사다리까지 갖춰 이미 자리 잡은 삼각대 뒷편에 새롭게 자리 잡으니

 

 

 

 

우와

2m 50cm의 대형 삼각대와 삼단 사다리,

거기다 180 거구가 떡 하니 자리하니 위풍당당이 바로 요거 아닌가?

 

 

 

 

옆에 작은 사다리에 있던

나이 지긋한 진사님 웃으시면서 한 마디 하신다

"삼각대도 안성맞춤이고, 키도 크시니 잘 어울리네요"

 

 

 

 

근데,

사실 그런건 다 소용 없다

사진찍으러 왔으니 중요한 건 보여지는 풍경이다.

 

 

 

 

차에서 기다리다 6시쯤에 나오니

오늘은 뭔가 좋은 그림을 보여줄거 같은 예감이 든다.

뒷쪽에 있는 안개도 적당하고, 서리꽃도 괜찮고, 단풍 색깔도 이쁘다. 

 

 

 

 

이 얼마나 기다리던 순간인가?

자리 다툼하느라 전쟁터를 방불케하지만

남들이야 뭘 하든 사다리에 올라 그림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아!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예상보다도 훨씬 좋은 아침이다.

 

 

 

 

사실 이런 날은 흔치 않다.

이 정도라면 대박이라해도 괜찮을듯...

다만, 이제는 이 그림을 제대로 담아 내는 능력이 문제이다

 

 

 

 

어제 아침

6시부터 8시까지

두 시간 동안 뷰파인더 속에 보여진 수많은 그림들 보며 가슴 벅찼는데

 

 

 

 

이제

그 그림들을 다시 꺼내 정리하는 순간

어제의 감동이 밀려와 가슴이 요동치며 어제 아침의 행복이 오늘까지 이어지니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

 

 

 

 

 

 인제 갑둔리 비밀의 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