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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진 이야기

함백산 은하수

by 자연 사랑 2022. 8. 6.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은하수는

동심을 일깨워 주고

이제는 되돌아 갈 수 없는 아련한 추억에 빠지게 한다

 

 

 

 

또한

밤 하늘은 수 많은 별 만큼이나

많은 이야기와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준다.

 

 

 

 

오늘

함백산의 밤 하늘은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

 

 

 

 

근래 보기 드문 청명한 하늘,

비와 바람이 회색 하늘을 모두 몰고 가더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들을 하늘에 쏟아부었나보다

 

 

 

 

사진을 찍다보니 일기에 예민해 진다.

모처럼 맑은 하늘에 미세먼지까지 없다니 솔깃해 진다.

은하수까지 볼 수 있는 시기인지라 이런 날을 어찌 마다할 수 있는가

 

 

 

 

다만 아쉬운 건

예보상으론 강원 산지에 강한 바람이 분다는데,

까짓거 바람 정도면 모처럼의 기회이니 이겨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길을 나선다.

 

 

 

 

산을 오르는 시간을 생각해

여유있게 전날 오후 7시에 길을 나섰다.

함백산 등로 입구에 10시 반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니 이거 장난이 아니다.

 

 

 

 

귀를 때리는 굉음,

바람은 거의 태풍급이고

쌀 한가마의 거구도 바람에 휘청거린다.

 

 

 

 

함백산 정상에 서니

초겨울 복장으로 무장을 했건만

기온은 낮지 않은데 추위가 뼛속까지 스며 든다.

 

 

 

 

네 명이 함께 했는데

한 사람은 아예 사진을 포기 하고,

나머지 세 사람도 겨우겨우 몇 컷만 찍었다.

 

 

 

 

하늘도 참 무심하다.

뭔가 주려면 화끈하게 다 주지

청천 하늘과 은하수까지 보여 주더니 바람으로 방해를 하는가

 

 

 

 

깜깜한 밤에

손전등 하나에 의존해

바람을 안고 함백산의 날카로운 바위사이를 헤치다 보니 겁도 난다.

 

 

 

 

삐끗하면

바로 대형 사고이니...

아무래도 무리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에고 에고!

모 처럼의 기회인데,

바람때문에 좋은 기회를 포기해야 한다는게 너무 아쉬웠다.

 

 

 

 

오죽하면

함께 했던 분 왈,

요런 극한 상황을 다큐멘터리로 찍어야 한다는데...

 

 

 

 

"허허, 누가 시켰어..."

"누가 시켜서 하라면 절대 못하지..."

"그려, 이런 건 일당 백만원 줘도 안할껴!"

 

 

 

 

10시 40분에 올라서

내려 오니 02시 30 분,

오르내리는 시간 빼면 얼마나 있었던거야?

 

 

 

 

조금만 더 참지,

오고 가는 시간이 예닐곱 시간인데

고작 몇 컷 찍고 내려 왔다는게 너무 아쉬웠다.

 

 

 

 

그래도 사진과 기억은 남는 거,

밤을 쫒아, 은하수를 쫒아 나선 걸음은

밤 하늘의 수 많은 별과 함께 함백산에 휘몰아치던 바람도 추억이 되겠지...  

 

 

 

 

어라,

여기엔 은하수는 없고,

북두칠성과 북극성이 있다고... 어디에?

 

 

 

 

 

 

2019. 5. 29. 함백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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