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진을 시작하면서
자연에 대한 겸허를 배웠고,
느림의 미학과 은근과 끈기를 배웠으며,
관심이야말로 내 삶을 지탱해 주는 삶의 원동력임을 배웠다.
남들이 '날씨가 참 좋네...' 하면, '글쎄...'였다.
남들이 '이제 봄이구나.' 하면, 역시 '글쎄...'였다.
자연에 묻혀 살면서도 저들에 눈 감고, 코 막고, 귀 막고 살았다.
왜 그랬을까?
늙어서였을까?
눈 까뒤집고 지난 날 돌아보니
이룬 게 하나 없는 보잘 것 없는 슬픈 인생이라 자책하느라 그랬을까?
난
그랬었다.
계절의 바뀜에도 무관심 했고,
개나리 진달래가 지천인 세상이 되어도...
무뎌버린 낡은이의 눈과 코와 귀는 그렇게 미동도 안했었다.
사진은
사람을 바꾸었다.
눈을 뜨면 먼저 새볔 하늘을 보고,
저녁이면 해가 지는 서쪽 하늘을 보고,
하루 종일 하늘을 보며 구름을 헤아리고 있다.
2012. 7. 5. '왜 사진을 시작했는가' 생각해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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