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누구에게나
이야기를 만들어 준다.
꼭두새볔에
오백리길도 멀다 않고 한달음에 달려 온
미친 진사에겐 열정이라는 이름으로 흉을 덮어 주고
혹한의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며 해를 기다리는 이들에겐
'기다림의 미학'이라는 그럴듯한 핑계로 은근과 끈기를 가르쳐 주고
때로는
용광로처럼 끓어 오르는 바다는
보는 이로하여금 경이로운 환상에 빠지게도 하고
마치
끓어 오르는 온천탕 같은 착각에
엄동설한에도 뛰어 들고픈 충동에도 빠지게 하고
온통 구름으로 뒤덮혔던 하늘은
남들은 다 포기하고 발길을 돌릴 때
끝까지 남아 기다린 진사에겐 요런 뜻밖의 행운도 주고
더러는 장난기가 발동해
파도를 모아 바다를 산으로 만들고
바다에서 운해로 뒤덮힌 산그리메를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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