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의 새볔이 밝아오면서
그 새벽과 함께 그물을 걷어 올리는 손길이 바쁘다.
언제 새볔 일을 나갔을까?
날이 밝기 무섭게 일을 마치고 들어 오는 배가 보인다.
이 분들에겐
무엇보다 저 그물망의 무게가 행복의 잣대일텐데...
다행히 물고기가 가득찬 그물에 나까지 덩달아 행복해 진다.
연세들을 보니
모두 칠십은 족히 넘으셨을 나이 지긋한 분들인데...
저 부지런한 새벽 손질이 자식 공부 시키고 부모님 봉양하던 귀한 일과였을터...
두 분이 나누는 대화도 정답다.
오늘은 얼마나 들었냐는 아우의 물음에...
아우의 고기바구니가 더 걱정스런 엉아의 뚱딴지 같은 말이 오히려 정겹다.
" 오늘, 많이 들었어요? " " 지금 나오는가? 오늘은 늦었네, 그나저나 많이 들었을래나?"
꼭두 새벽에 나와
힘 겨운 삶의 한토막을 보여주었는데
멀리서나마 허락 없이 사진을 찍는다는게 좀 미안하기도 하고,
그저 제 좋다고,
남들의 힘든 모습따윈 안중에도 없이
좋은 그림이라 사진 담기에 바빴던 내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다.
2012. 3. 31. 우포 늪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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