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해야, 날이 밝는구나
어이 일어나 촛대에 불 밝히려무나!
어허!
철없는 늙은 아해는
그 유명한 추암일출의 진수,
그 촛대바위에 촛불을 밝히고자 목숨 걸고 생쇼를 했다.
사람들 다 간후
진짜 겁 없는 사람들 몇 명만 남아
촛불을 촛대위에 맞추기 위해 절벽사이에 대가리를 박아야만 했다.
차마 용기도 없는 놈이 그렇게까지 하긴 싫었으나 소위 꾼 몇명이 그러하니 내도 질세라 흉내를 좀 내 보았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뜨는 태양인데,
꼭 그렇게 촛대바위 위에 얹혀야만 했던가?
근데 어쩌겠는가? 촛대바위에 해가 걸치는 그림은 연중 며칠 뿐이라는 걸...
추암 일출이 유명하긴 한가보다.
요즘 동해 일출 시각은 5시 십여분 매우 이른 시간대인데,
그 새볔에, 사진보다도 그저 일출을 보기위해 찾아 온 이들이 저리 많으니...
근데 오늘 쨍한 일출은 틀렸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의 바램을 저버리고.
해는 억지로 구름 속에서 마지못해 보일락말락한 얼굴을 내비친다.
그래도 사람들은 참 좋아한다.
부족하면 부족한데로 그들은 가슴 가득 해를 채울 준비기 되어있었다.
정작 자연에 절대적으로 겸허해야 할 사진 좀 찍는다고 설치는 사람들이 속 좁게 부족한 그림에 투정부린다.
요거라도 감지덕지하고,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 해야하거늘...
2012. 5. 27. 추암해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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