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해가 그린 그림
수묵화
안개와 운해
단풍의 계절
오대산 선재길
동심
아빠는 사진가
사랑으로
태기산에서
고것 참!
전혀 생각치도 못한 그림,
내게도 이렇게 운이 좋을 때도 있는가 보다.
태기산에는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
지난 여름 오는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함인지 수십개의 방지턱을 터무니 없이 높게 만들어 놓았는데
태기산 그림 만든다고 나의 애마 렉스턴으로 산 정상을 두번 오르내리다가 그만 그 튼튼하다는 하부 프레임이 절단 나 버렸었다.
13년에 37만 km 라니
워낙 오래 탔기도 했고 노후차량이기에
뭐 꼭 태기산때문만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여기 왔다가서 폐차가 되었으니 좋은 기억은 아니다.
더구나
이제는 RV 차량이 아닌 승용차라
주민들 항의로 방지턱을 좀 낮추었다고는 해도 산 정상에 오른다는건 감히 엄두도 못내고 있었다.
하여 태기산쪽은 아예 접어두고
사진보다는 단풍 구경을 목표로 하였다.
우선 오대산 선재길을 걸어보고, 홍천 은행나무 숲을 다녀오는 것이 오늘 일정이었다.
일출 사진이 아니라면
굳이 새볔같이 서둘 필요도 없으니
집에서 5시 넘어 출발을 하고 여유롭게 휴게소에서 쉬기도 했다.
얼씨구!
7시쯤 원주 횡성을 지나는데
치악산자락에 안개와 운해가 오락가락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둔내IC로 빠져나와 태기산으로 향한다.
벌써 해도 떴고, 태기산 정상을 가기엔 시간도 없으니 산길을 따라 천천히 내려 오는데...
오메!
이게 뭔일이랴?
이거 산 정상에서 보는 그림 못지 않게 좋은 그림을 보여 주네.
내
이곳 태기산에 온거 다 합치면
열 손가락을 다 펴야 할 정도인데 오늘 같은 날은 처음이다.
요기 태기산은
그림은 좋은데 그게 일년에 딱 몇번만 보여주어서
고걸 맞추기가 쉽지 않아 그저 주야장창 오고 또 와야 하는 곳인데, 이 동네 사람도 아니고 여기 맨날 오기가 그리 쉬운가?
지난 주엔
아는 지인이 휘닉스파크에 5박 6일 머물면서 매일 도전했지만
그야말로 다섯번이나 꽝을 쳤다는데, 어떤 놈은 그냥 지나가다가 잠깐 들려서 요런 그림을 잡으면 어쩌란 말인가?
오대산 선재길
오대산이야 얼마나 많이 와 봤겠는가?
월정사니 상원사니 적멸보궁이니 절 찾아 온 것도 많고
그저 단풍이 좋아, 겨울이면 눈 덮힌 산 자락이 좋아 찾아 오던 곳이 오대산 아니던가?
근데 문제는
차로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잠깐씩 내려 구경은 했을 지언정
계곡을 따라 걸으면서 오대산의 참맛을 느껴본 적이 없다는게 늘 마음에 걸렸었다.
그래서 집에서 출발할 때부터
혼자 여유있게 선재길을 걸어보기로 한다.
시간도 많은 백수 주제인데 이 선재길의 유래처럼 이 길을 걸으면서 "참된 나"를 찾아보는 것도 괜찮지 않겠는가?
왕복은 힘드니 편도는 버스를 이용하기로 한다.
월정사 매표소 부근에 주차를 하고 월정사까지 걷다가 버스를 타고 상원사까지 가기로 한다.
어차피 버스를 이용하면 굳이 차를 가지고 갈 필요도 없고, 매표소 부근에 주차를 하니 주차료 5000원이 절약이 된다.
왜 이런 방법을 몰랐을까?
버스로 편하게 상원사까지 가서 선재길 따라 죽 걸어 내려 오던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먼저 선재길을 걸어 올라갔다가 상원사에서 버스타고 내려 오면 될 것을...
선재길을 걷다보니 쉬운 길은 아니다.
오르 내림에는 큰 차이가 없긴하나 이십리가 넘는 길이라
근 세시간은 족히 걸리는 길이고, 계곡길이라 지면이 고르지 못한 곳이 많다.
그러거나 저러거나
거꾸로 내려가는 길이니 힘은 안들지만,
그야말로 다 늙어 '참된 나'를 찾아 보려니 고게 안내판에 써진것처럼 쉽지가 않다.
아니,
나를 찾는게 아니라 헛 생각만 더 나고
친구들끼리, 노부부끼리 다정하게 걷는 이들을 보다보니 혼자 온 게 멋적기까지 하다.
역시 '참된 나'를 찾는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저질 체력에 운동은 많이 했지만 결국 찾고자 했던 '참된 나'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홍천 은행나무 숲
구룡령길 아래
홍천의 깊은 산골 내면,
깊고 깊은 오대산자락에 자리한 은행나무 숲
도시에 살다
아내의 만성위장병을 고치기 위해
위장병에 좋다는 삼봉약수 근처에 자리잡았다는 아내 사랑의 전설이 숲 이야기의 품격을 높혀주는 곳,
30여년 전부터
은행나무를 심기 시작하여 지금의 은행나무 숲이 되었다는,
개인의 노력에 의해 조성된 숲으로 년중 10월 한달만 일반인에게 개방되는 이야기가 있는 숲이다.
워낙 오지라 오가는 길이 쉽지 않으나
어느 길로 가든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야말로 꼬불꼬불 산길과 노랗고 빨갛게 물든 산그림을 보면서 운전하다보면 저절로 힐링이 되는 최적의 드라이브 길이다(?)
나는
오대산 선재길을 걷다가 오는 길이라
속사 IC를 나와 운두령으로 넘어 오는데 그야말로 운전연습 좀 했다.
월정사에서 예까지
직선으론 15 km 정도인데 실제론 70 km라니(오대산 월정사 반대 쪽)
그야말로 그 옛날 강원도의 산판길처럼 가파르고 꼬불꼬불한 운두령을 넘다보니,
겁도나고 멀미도 나련만
오히려 스릴이 있어서 재미가 있다.
더구나 홀로하는 여행이라선가 나름 고독을 즐기는 가을 남자다운 멋도 보태어 진다(멋은 개뿔? 청승떠는거지...)
근데, 요기 너무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한번쯤은 숲도 숲이지만, 오고가면서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라 가볼만한 곳은 맞으나
평일인데도 아예 길 양옆으로 1-2 km 정도 빈틈없이 주차되어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으니 주말엔... (허기사 성수기에 어딘들 편한곳이 있으려만은...)
2016. 10. 24. 태기산과 홍천 은행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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