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에 중부지방엔 구름과 비가 오락가락한다는데,
경상도 지역엔 날이 맑다하니 여행하기 괜찮을듯 싶어 하회마을을 찾아 나섰다.
근데 큰비 뒤에 다시 찾아 온 폭염이라선지, 그야말로 한계를 넘어서는 더위에 후회가 막심한 여행이 되었다.
처음엔 그래도
처음 와보는 곳이라는 호기심에 괜찮았다.
그러나 찌는 더위가 시작되자 괜히 사서 고생한다는 생각이 절로 났다.
만송정 숲이란다.
그야말로 그늘 하나 없는 땡볕에
요기만 나무그늘이 쪼께 있어 더위를 식혀준다.
근데,
요기 만송정 숲이 천연기념물이라는덴 이해가 안간다.
뭐 좋은 숲이긴 하지만, 이 정도의 소나무 숲이라면 널려있지 않은가?
너무 더워 영 편치 않은 마눌,
그래도 예까지 왔으니 한번 쯤은 솔숲에는 앉아보아야지...
어차피 강건너 가는 배를 기다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솔숲에 명상에 젖은 여인이 되었다.
강건너 부용대 밑자락에 있는 옥연정사다.
강가 바로 위에 있어 강을 바라보는 전망이 좋을텐데 앞에 나무들이 조망을 가리고있다.
마눌은 사람들 따라 평지로 가라하고
나는 꼴에 산에 다니던 옛날 생각에 가파른 바위길을 기어 오른다.
어찌 된일인지
요기로 오르는 이들이 하나도 없다.
막상 부용대에 올라
하회마을을 내려보니 정말 실망이다.
하회(河回)가 뭔 뜻인가? 강물이 돌아온다는 뜻 아닌가?
그러니 당연히 물돌이가 보여야할 터인데, 물돌이는 고사하고 강물까지 흙탕물이라...
힘들게 올라와 얼굴이 발갛게 익은 마눌이 탄식을 한다. " 이런 똥물을 보려고 배삯 주고 배타고 예까지 힘들게 왔단 말이야? "
되돌아 갈 땐 곱게 좋은 길로 내려 갔다.
길목에 화천서원이라는 서원이 있는데 문이 잠겨 있다.
입구에 유도문이라 써있다.
由道門이라면 道에 이르는 문이라는 뜻일텐데,
학문도 학문이지만, 道를 중시했던 선학들의 깊은 뜻을 헤아려 본다.
만송정 숲 옆 뚝방길이다.
벚꽃나무 숲으로 봄에는 그림이 볼만할듯.
이제 하회마을을 돌아보아야 하는데,
더위에 지치고, 그늘도 없고, 볼만한 고택은 다 잠겨있고...
그리고 정작 고택을 포함한 마을 풍광은 그럴듯하게 특별한 것도 없고...
벌겋게 달구어진 마눌 얼굴을 보니 미안한 마음도 들고 서둘러 마을을 빠져 나와 셔틀버스를 탔다.
2012. 8. 18. 하회마을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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