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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진 이야기

수달래를 찾아서 - 월류봉과 월성계곡

by 자연 사랑 2022. 8. 5.

 

 

 

 

돌틈에 숨어 핀 산철쭉,

너를 물가에 피는 꽃이라해서 수달래라 했던가?

무엇이 부끄러워 사람 눈길조차 없는 바위 틈에 숨어서 꽃을 피우는가?

 

 

 

 

넓디넓은 땅덩이 다 놔두고

어찌하여 흙 한웅큼, 물 한모금 없는

척박한 바위에 뿌리를 내려 인고의 시간을 보냈는가?

 

 

 

 

천애의 절벽에 내린 뿌리하나,

처음엔 하나라서 외롭기만 하더니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넷이되고, 넷이 한 무리가 되었네.

 

 

 

 

이제는

그 긴세월 외로움도 잊어버리고

사람 손도 닿지 않는 천애의 절벽에서도 가족이 있어 외롭지 않나니...

 

 

 

 

가족이 무어더냐?

너는 나를 안아주고, 나는 너를 감싸주니

이제 거센 비바람이 무서우랴, 천둥 번개가 두려우랴?

 

 

 

 

내 너를 멀리서

눈으로 보고 가슴에 담으려다가

기어이 네 고운 자태에 이끌려 위험도 마다않고 절벽을 기어 내려가는구나!

 

 

 

 

 

 

 

 

 

월류봉의 수달래 11mm로 담다

 

 

 

 

 

 

 

 

역시 초보는 초보인가 광각 사진의 매력을 이제사 알게 되다니...

위에 머리 글 용도로 먼저 소개한 월류봉의 수달래 사진 7장 모두 11mm 초광각 사진이다.

광각렌즈의 용도라면 시원한 화각으로 넓은 시야가 확보되니 풍경 사진에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만이 아니네...

이렇듯 꽃 사진에서도 광각이 유용하게 쓰일 줄 초보가 어찌 알았겠는가?

이제라도 알게된게 얼마나 다행인가, 전 같으면 꽃 사진 전용 백마(100mm 마크로렌즈)나 망원을 들고 설쳤을텐데...

 

 

 

 

월류봉에서의 수달래 사진 촬영은

마치 동강에서의 할미꽃 사진 촬영을 떠올리게 한다.

동강처럼 긴 구간은 아니지만 절벽을 기어 오르내리다 보니 동강 할미꽃이 생각났다.

 

 

 

 

수달래 이녀석들,

생기긴 동강할미꽃과 판이하게 다르나

절벽 틈새를 비집고 예쁜 꽃을 피우는게 어찌 그리 똑같은가?

 

 

 

 

근데 동강에서는 어떠했는가?

나름 융통성있게 촬영한다고 생각한 것이

갈 때는 백마(100mm)로 꽃에 붙어서 찍고 되돌아 올 때는 망원으로 좀 떨어져서 찍고...

 

 

 

 

당시에도

내 12-24mm 광각렌즈를 갖고 있었으면서도

단 한 순간이라도 할미꽃을 광각으로 찍어봐야지 하는 생각을 했던가?

 

 

 

 

이번 월류봉에서의 경험으로 보면

초광각의 장점은 백마와 마찬가지로 근접 촬영이 가능하다는거다.

차이가 있다면 광각은 심도가 깊어 멀리있는 뒷 배경까지 모두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꽃 사진은 꽃을 강조하기위해 뒷 배경을 날려버리는 아웃포커싱을 하게된다.

그러나 월류봉처럼 뒷 배경이 아름다운 경우라면 뒷배경을 날리는게 아니라 당연히 뒷배경을 살려야 되지 않겠는가?

이런 경우 심도가 깊어 주제인 꽃과 부제인 풍경까지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최적의 렌즈가 바로 광각렌즈인 것을 이번에 경험을 통해 알게된 것이다.

 

 

 

 

 

 

 

안개 낀 월류봉의 아침

 

 

 

 

 

 

 

 

월류봉은 꽤 여러 번 찾았던 곳이다(꽤 좋은 그림도 담았었다)

월류봉과 월류정, 절벽 아래로 흐르는 냇물이 어우러져 그림이 되는 곳,

이 곳은 원래 산과 정자와 냇물이 그림을 만들지만 특히 물안개라도 있는 날 아침이면 더 없이 좋은 그림이 되는 곳이다.

 

 

 

 

이번엔

엉뚱하게 아름다운 풍경이 아닌 수달래를 찍으러 왔다.

그 동안 꽤 여러번 왔으면서도 수달래를 담기위해 이곳을 찾아 오긴 처음이다.

 

 

 

 

이번 출사의 목적은 수달래를 담는거였다.

그래서 며칠전부터 일기예보를 보면서 나름 계획을 철저하게 세웠는데

원래의 계획은 새벽 5시에 출발해 아침 빛에 월성계곡의 수달래를 촬영하고 올라오면서 월류봉을 들리는거였다.

 

 

 

 

사실

월류봉의 수달래는 그렇게 인지도가 높은 편이 아니다.

수달래 하면 덕유산의 월성계곡, 지리산의 달궁계곡과 뱀사골, 주왕산 계곡 등이 손꼽힐 뿐 월류봉은 그저 사진가들에게만 쬐끔 알려졌을뿐이다.

 

 

 

 

그러니

빛 좋은 아침 빛은

당연히 덕유의 월성계곡이어야 했다.

 

 

 

 

그러나

새벽 5시에 출발해 경부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달리는 내내 비상등을 켜고 운전을 해야할만큼 안개가 자욱하다.

 

 

 

 

경기권부터 계속되는 안개는

충청권으로 들어서도 사라지질 않는다.

얼씨구! 이런 안개라면 월류봉이 제격이지, 대전을 지나면서 급기야 계획을 수정해 월류봉으로 간다.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

월류봉에 오니 수달래가 있건 없건

안개에 쌓인 풍경 그 자체가 몽한적인 그림을 연출한다.

 

 

 

 

 

 

 

덕유산 월성계곡의 수달래

 

 

 

 

 

 

 

덕유산 월성 계곡

 

 

 

 

물이 좋아 계곡으로 내려 온 산철쭉, 이름하여 수달래라 한다네...

 

 

 

 

 

계류와 수달래

 

 

 

 

흔히 보통 사람들은 말하기를

수달래라하면 물가에 피는 진달래라 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 알려진 것이고, 수달래는 물가에 피는 진달래가 아닌 산철쭉이다.

 

 

 

 

아마도

수달래가 물가에 피는 진달래라 알려진건

대부분 사람들이 물 '水'자와 진달래의 '달래'란 말의 합성어라 생각했기 때문이리라.

 

 

 

 

그래선가 산철쭉의 일종인 수달래는

진달래가 지고 난 직후부터 산철쭉이 피는 시기의 중간 쯤에 절정을 이룬다.

아무래도 물가에 피는 꽃이다 보니 같은 산철쭉이라해도 산능선을 뒤덮는 산철쭉보다야 피는 시기가 한참 이르지 않겠는가?

 

 

 

 

우리 나라 수달래 촬영의 최고의 명소 중 하나인 덕유산 월성계곡,

늘 그림을 보면서 가고는 싶었지만 작년까지는 일을 하는 입장이라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았으나 이제는 그야말로 백수 아닌가.

매일 보고 또 보는 일기 예보만 좋다하면 언제라도 시간을 낼 수 있는 상황이니 백수라 마눌님께 늘 천덕꾸러기 신세지만 이거 하나는 백수가 좋긴하다.

 

 

 

 

사진이 무엇을 담든 쉬운게 없다는걸 실감했지만

특히 계곡에서 수달래를 촬영하는 조건은 까다롭기 그지 없다.

뭐, 계류이다보니 바위 사이사이를 건너 다니는 위험성은 그렇다 치고,

 

 

 

 

 

가장 조건이 까다로운 건 꽃과 계류를 함께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계류의 물 흐름을 표현하기 위해선 1, 2초 정도의 장노출이 필수적인데

바람 한 점 없는 날이 아니라면 1,2초간 움직이지 않고 정지 상태로 있는 꽃이 어디 있겠는가?

 

 

 

 

되도록이면 바람이 없는 시간대에 담아야 하고

멀쩡한 대낮에 억지로라도 장노출을 만들려면 ND필터라는 특수 필터도 있어야 하고,

장노출 촬영은 삼각대가 기본이니 고르지 않은 들쭉날쭉한 바위들 사이에 촬영 조건에 맞게 삼각대 설치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꽃 하나를 찍으면서도

삼각대를 꽃에 맞추어 설치하는것만도 수 없이 손이가는데 꽃이 어디 한두개던가?

더구나  한순간의 실수로 한발짝만 잘못 움직여도 대형 사고가 나는 상황이니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내 그리 저질 체력은 아닌데도

아침에 이미 월류봉에서 두어시간 돌았다지만,

월성계곡에 와서 꽃 몇 개 찾아서 돌아다니다 보니 벌써 지친다.

 

 

 

 

거참, 사진이 무엇이길래

새벽부터 천리 길 마다 않고 찾아와 이 짓을 하고 있는가?

어허! 이 모습을 실제로 사랑하는 가족들이 본다면 아마도 절대 가지 못하게 할것이다.(난 사랑받지 못해서 아니 그러겠지만...)

 

 

 

 

 

 

 

 

수승대의 거북 바위

 

 

 

 

 

 

 

 

거북바위를 사랑한 수달래

 

 

 

 

오늘의 마지막 일정인 수승대에 왔다.

수승대는 거창군이 자랑하는 유명한 관광지인데

유적지인 관수대와 요수정, 천연자원인 거북바위, 소나무 숲 등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수승대의 독특한 볼거리인 거북 바위,

거참 신기하게도 거북이하고 똑같이 생겼다.

아마도 신선이 있어 재미 삼아 돌조각을 만들었다면 이 정도는 될까?

 

 

 

 

거북 바위가 위치한 곳 또한 절묘하다.

수승대를 관통하는 위천의 한가운데 떡하니 자리하고

거북바위 양 옆으로 물이 흘러 다리가 만들어지기전에는 함부로 근접하기도 어려웠을터... 명당은 명당이다.

 

 

 

 

그 바위 위에

소나무들이 즐비한 것도 대단하고 고 아래 틈새엔 수달래가...

이 놈의 수달래든 소나무든 척박한 바위에 뭐 먹을게 있다고 저리 억척스러울까?

 

 

 

 

아, 드디어

오늘의 수달래 찾기 일정은

여기 수승대의 요수정 아래 바위틈에서 끝난다.

 

 

 

 

수달래가 뭐길래,

승질머리도 드러워서 좋은 땅 다 놔두고 굳이 바위 틈새에 자리 잡고 꽃을 피운 억척스러운 수달래를 찾아

새벽부터 월류봉으로, 월성계곡으로, 수승대로... 어찌하여 천리길을 마다 않고 달리고 걷고를 되풀이하며 예까지 왔는고... 

 

 

 

 

 

 

2017. 4. 21. 수달래를 찾아서 월류봉, 월성계곡, 수승대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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