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춘정의 아침
원정리 은하수
밤 1시에 담은 은하수
파노라마로 담다
구름에 가려버린 은하수
별이 빛나는 밤
밤 하늘의 별 회오리
밤이 가면 아침이 온다
그 아침엔 아름다운 여명이
바람이 몹시 불던 날 그래도 해는 떠오른다
은하수 담기 너무 어렵다
이것도 은하수라고 담았는가?
에고에고,
너무 힘들어서 은하수 사진 포기해야겠다.
내 어지간해선 포기를 모르는데 은하수 사진 이건 너무 힘들다.
우리나라에선
4월에서 8월까지 은하수 촬영이 가능하지만
그나마 그믐 전후로 한 달에 열흘 정도 은하수를 담을 수 있는데...
그 때가 되면 비 오고 흐리고 구름이 방해하고
더구나 요즘엔 미세먼지까지 기승을 부려 별이 안보이고,
여러 조건이 다 갖춰진다 한들 우리나라에선 은하수를 촬영할 수 있는 곳이 열손가락도 안되니...
그나마도 오뉴월까진 밤 12시에서 두세시까지 찍어야하는데
누구나 일기예보를 꿰고 있다보니 날 좋은 날은 평일 상관 없이 사람들로 넘쳐나서
깜깜한데 오고가며 손전등이라도 켤라치면 미리 온 사람들이 불 끄라고 난리치니 이거 원...
어이, 불끄라고 소리 지른 몹쓸 인간들!
이 깜깜한 밤에 빛도 없이 어찌 위험한 곳을 카메라에 삼각대까지 메고 걸어가란 말인가?
거, 잠깐 한두컷 정도 안 찍고 참을 수도 있지... 뭔 대작을 담겠다고 멀쩡한 사람 눈 먼 장님을 만드는가?
그래,
이런저런 조건이 완벽하다 치자.
이제는 내 능력이 따라 주질 않으니 그저 한탄스러울 뿐이다.
작년에도 마찬가지지만
올해도 벌써 그 어려운 날을 잘 골라 몇 번을 도전했건만
가기전에 잘해보겠다고 몇 번을 다짐해도 결과는 늘 2%가 아니라 50%가 부족하니...
즐겁자고 취미로 시작한 사진이
스트래스의 원인이 된다면 뭔 의미가 있겠는가?
누누히 욕심을 버리자고 다짐만 하지 말고 이제는 과감하게 버려야 할 건 버려야 하지 않을까?
상춘정의 아침
원정리에서 급하게 상춘정으로 왔다.
여기는 사람은 없지만 구름이 하늘을 가려 은하수를 볼 수 없다.
그런데다 바람은 얼마나 부는지 병 날까 싶어 세시 반쯤 차에 들어가 5시까지 기다린다.
밤이 가면 아침이 온다는 건 만고의 진리.
5시가 넘으니 날이 밝아 오는데 귀찮으니 삼각대는 포기하고 카메라만 들고 나온다.
먼길와서 피곤했는가 귀차니즘이 발동하여 카메라에11-24mm 하나만 달고 아침 내내 요거 하나로 시간 보낸다.
바람이 심하게 분다.
바람때문에 반영이 없어 꽝일 줄 알았는데,
거울 같은 칼반영 만은 못하겠지만 물결이 이는 그림도 괜찮다.
더구나
11-24mm 초광각이라선가
하늘의 구름 표현이 다이나믹해서 그림이 된다.
근데 또 실수를...
은하수 담는다고 렌즈를 MF로 해 놓고선
AF로 바꾸지 않고 삼각대도 없이 설쳐됐으니 초점이 맞을리가...
그나마
워낙 11mm 초광각이라
개중에 대충 초점이 맞는게 있어 다행이었다.
꽤 괜찮다고 했던 그림들을 버려야 하는 상황이 억울했지만
지난 번 겨울 대둔산에서와 마찬가지로 덜렁대고 준비성 없는 내 자신 탓이니
요만큼이라도 건진게 천운이라 여기고 다음부턴 조심해야지 다짐해보지만, 덤벙대는 천성이야 어디 가겠는가?
2018. 5. 21. 은하수를 담으러 원정리와 상춘정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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