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낚는 사람
만수(滿水)로 용꼬리 섬이 사라진 호수
인간과 자연 그리고 조형물의 조화
풍어를 기대하며 그물을 걷어올리는 손길
새가 난다
너도 가고 나도 가고
어부는 그물따라 흐르고
드디어 목 빠지게 기다리는 내 앞에까지 왔는데
얼마나 잡았는지 가늠할 길은 없으나
어부는 만족한듯 그물질을 마무리하고
그리곤 이내 곧 안개속으로 달음질 한다
고맙게도 한 시간여 함께 놀아주어 감사합니다
물안개 피는 대청호
금강 로하스 길
금강 로하스길
아주 오래전에 두 번 들리곤
기억에서조차 지워 버렸던 로하스 길
대청호의
물안개를 보러 가는 중에
곁다리로 로하스 길도 들려보기로 한다
애초에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해서는 안되는데
여기 잠깐 들리고 서둔다면 용꼬리 일출이 가능하다는 생각에 무리를 했다.
6시쯤 도착했는데
아직 어둑어둑하지만
그런대로 물안개가 보여 서둔다
아직
단퐁이 안들어 제철은 아니지만
이런거 저런거 따질 겨를이 어디 있는가 주어진대로 담아야지
사진을 담으면서도
마음은 콩밭에 가 있어
연실 동쪽하늘을 보는데 하늘이 붉어 진다
로하스길은 여기까지다.
괜찮기는 하지만 오늘의 최종 목표는 아니니
서둘러 삼각대를 접고 뛰다시피 차로 돌아와 문의면으로 달린다.
물안개 피는 대청호의 아침
포인트 가는 길
문의 중학교 뒤에 오니
아니 이게 왠일, 만수로 길이 없어졌다
해는 곧 떠오를테고
호수는 지금 물안개가 가득한데
헤엄쳐서라도 갈맘이긴 하지만, 그럴 수는 없고 어쩌란 말인가
마침,그물 걷으러 나온 어부가
새로난 큰길에 차를 세우고 걸어가라고 알려 준다
어부 말대로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고 마음이 급하니 뛰다시피 달린다
아, 근데
이게 왠일인가?
용꼬리 섬이 없어지고 그야말로 용꼬리만 남았다.
물에 들려고
허벅지 장화까지 신었으니
급경사지만 도로 둑을 내려와 호수가에 자리를 잡는다
힘들지만
도로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다.
역시 고생한만큼 더 좋은 결과가 있게 마련이다
좀 멀긴 하지만
용꼬리 주변에 어부가 보인다.
아까 길을 알려준 고마운 어부인가 보다
만수가 되어
모든게 잠겨버린 호수,
그 호수에 어부와 용꼬리만이 물안개 속에 아른거린다.
어쭈구리 갈대 반영이 이쁘네,
요걸 넣고 어부 찍으려고 물에 좀 더 들어갔다가
에고, 허리춤까지 풍덩 빠져서 허벅지 장화 속에 물이 들어가는 사고가...
하여간 욕심이 지나치면 꼭 일을 만드는데,
그렇게 늘 자중하라 다짐하고 다짐했건만 또 사고 치고 말았다.
다행히 몸은 물에 빠졌어도 카메라 든 손은 번쩍 치켜든 덕에 다행히 카메라는 살렸다
아주 오랜만에 찾아가 본 대청호
물안개가 반겨주어 좋은 그림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대박은 아무에게 주어지지 않는듯 역시나 2%로 부족하니 언제 다시 찾아가야하나
2019. 10. 16. 대청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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