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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사진/풍경 사진 - 전라도

(전남 강진) 월출산 일출

by 자연 사랑 2022. 8. 7.

 

 

 

 

 

 

불타는 월출산

 

 

 

 

양떼 구름으로 덮힌 하늘

 

 

 

 

태풍이 지나간 하늘엔 불이 붙고

 

 

 

 

태풍은 양떼도 몰아오고

 

 

 

 

불타는 하늘은 요상한 그림을 그린다

 

 

 

 

 

저 멀리 운해도 보이고

 

 

 

 

 

붉은 여명과 운해와 장엄한 산이 어우러지니

 

 

 

 

아름답기 그지 없어 차마 동네 사람만 보기 아까워 월출산을 국립공원이라 하였는가?

 

 

 

 

우리나라 끝자락 남쪽 바닷가 마을 강진, 영암에

 

 

 

 

지척이 바다인데 저리도 장엄한 산이 있었다니...

 

 

 

 

뾰족뾰족 칼바위는 발길을 멈추게 하고

 

 

 

 

가파른 오름은 오르지 못할 사람을 걸러낸다

(심혈관 질환자 사망사고 잦은 곳이라고 올라가지 말라는 안내판까지 있다)

 

 

 

 

안내문을 보니 기분 나쁘지만 그래도 오른다

 

 

 

 

오늘 오르지 않으면 내일은 더 못 오를테니까

 

 

 

 

 

 

나에겐 너무 벅찬 월출산

 

 

 

 

 

 

 

여보게 윤씨 아씨!

사람이 되다 말았는가?

욕심이 끝이 없어 사람 죽이네...

 

 

 

 

이 만큼 살았으면

뭐 남하는 거 다 하고 살 수 없다는거쯤은 잘 알텐데,

되다 만 사람이라선가 남이 하는거 다 따라하고 싶어지니...

 

 

 

 

옛부터

못 오를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랬는데

사진을 시작하면서부터 사람이 달라지고 있다.

 

 

 

 

나에게서 사진은

분명 취미일 뿐이라고 수시로 되네이건만

왜 나이 값도 못하고 점점 더 욕심만 많아 지는가? 

 

 

 

 

내 처지에

내 저질 체력에

산 사진이 왠말인가?

 

 

 

 

아무리 남이 찍은 산 사진이 좋아도

오르지 못할 나무라면 쳐다보지도 말랬다고

아 그저, 저 사진 참 좋다 하고 대리 만족하면 될 것을...

 

 

 

 

굳이

나도 조기에 가 봐야 성이 차나?

어이구, 나이 값도 못하는 이 못난 사람아!

 

 

 

 

태풍 솔릭이 지나갔다.

그 태풍이 지나간 자리가 궁금해 진다.

그것도 태풍이 심하게 휩쓴 자리 월출산의 아침이...

 

 

 

 

월출산은

험하기는 하지만 두 시간 정도면 오른다기에

넉넉하게 세 시간 정도 예상하고 전날 밤 10시에 출발한다.

 

 

 

 

새벽 두시반에 산 밑에 도착하여

5시 정도에는 도착해야하니 바로 출발한다.

처음엔 등로가 완만하여 괜스레 코 웃음까지 나온다.

 

 

 

 

에게게!

요런 걸로 그리 겁주냐?

까짓거 요 정도라면 쉬엄쉬엄 가도 되겠지...

 

 

 

 

근데,

한 10 여분 지나 계곡을 건너니

흙길은 사라지고 잘 다듬어 놓긴 했어도  내내 돌길이다.

 

 

 

 

돌길이면 어떠랴,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거늘...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지 않겠는가?

 

 

 

 

깜깜한 밤에

손 전등 하나에 의지하고

점점 더 험해지는 돌길을 간다는게 쉽지 않아진다.

 

 

 

 

사실,

월출산이 험하긴 해도

일반인들이 못 오를만큼 험한 산은 아니다.

 

 

 

 

그저

저질 체력인 내 처지에서 어렵다는게고

그나마도 요즘엔 통 운동도 않하고 게으름만 피우다 보니 산이 무서워 진 것이다.

 

 

 

 

10 여년전

협심증 생기기 이전엔 보통 10시간 이상 산행이 기본이었었다.

협심증 이후에도 설악산 봉정암도 가고 밤에 대둔산에도 예닐곱번 올랐던 체력이었다.

 

 

 

 

한 두 시간쯤 올랐을까

등로에 커다란 안내판이 있는데 보니 섬찍하다.

여기부턴 등로가 가파라 심혈관 질환자의 사망사고가 잦은 곳이니 되돌아가란다.

 

 

 

 

되돌아 가긴 예까지 왔는데,

그저 이제부턴 조심조심 올라가라면 될 것을

보는 협심증 환자 기분 나쁘게 저리 심하게 안내할게 뭐람?

 

 

 

 

그럭저럭 5시 좀 넘어

천황봉 아래 일출 포인트에 왔다.

동녁 하늘이 붉어 지면서 여명과 함께 산이 보인다.

 

 

 

 

비가 그친 후라선가

첫 눈에 보이는 붉게 물든 여명이 마치 불타는듯 시뻘겄다.

더구나 산 아래엔 오면서 전혀 보이지 않던 운해가 부족하지만 운치를 더해준다.

 

 

 

 

그렇게 한 바탕 하늘이 불타더니

일출이 지나자 이제는 양떼 구름이 몰려 온다.

거참, 가을에나 주로 보는 양떼 구름을 한 여름에 보다니...

 

 

 

 

전문가들이야

이정도 가지곤 양에 안차겠지만

사진이 취미인 아마추어에겐 가슴 설레는 아침이다.

 

 

 

 

불타는 태양,

운해에 휩쌓인 산그리메,

파란 하늘엔 수천 수만 마리의 양떼들이...

 

 

 

 

더구나

처음보는 월출산의 자태는

그야말로 기암괴석 자체니 이 또한 고품격 사양이고...

 

 

 

 

사실 고생 좀 했다.

두 시반에 오르기 시작해 10시 반쯤 내려 왔으니 8시간.

물 한병에 김밥 한 줄 달랑 먹고 무거운 카메라 가방에 삼각대까지 둘러매고 8시간 산을 헤맸으니...

 

 

 

 

내려 올 땐 다리가 휘청거리고

이러다 사고 나는게 아닐까 하여 더 조심해야 했다.

이런 걸 죽다 살았다고 해야하나, 그야말로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어쨌거나 그래도 산 구경은 잘했지 않은가?

어차피 아마추어 입장에서 작품성이 무슨 상관이겠는가.

힘 든 만큼 추억은 더 가슴 깊게 남을거고, 처음이지만 볼 거 다 본 아침이 아니었던가?

 

 

 

 

 

 

2018. 8. 25. 월출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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