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이야기
이 세상의 그 누구보다도
딸을 사랑하는 아빠가 있었지요
사랑스런 딸 아이는 감을 무척이나 좋아했어요
아빠는 햇볕 잘 드는 창가에 감을 가지런히 놓고 감이 잘 익기를 기다립니다
감은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얼고 녹고, 얼고 녹고 또 얼고 녹으며
말랑말랑하게 익어서 꿀보다 더 단 홍시가 됩니다
홍시가 된 감
뒷 마당의 까치밥보다도 잘 익은 감
아빠의 정성과 햇볕을 머금은 홍시가 된 감
아빠는 누가 볼세라 홍시가 된 감을 얼른 숨겨 놓습니다
팔불출이라도 좋다
갑자기 딸이 온답니다
아빠의 감을 맛있게 먹던 딸이 온답니다
주말도 아닌데 무슨 일 있나 하고 걱정되는데
아무 일도 없고 그냥 점심이나 함께 먹자고 합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지 아빠 여행 간다니 여행 잘 다녀 오시라고
일부러 은행들려 달러까지 환전해서 용돈 주러 온겁니다
기특한지고!
지 아빠 용돈 챙겨 준다고
연가 내고 환전까지 해서 들린 딸
얘는 왜가끔가다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해서 사람 놀래키나
우하하하!
세상 사람들아, 내 이쁜 딸 좀 보소
이렇게 이쁘니 내 어찌 딸 바보가 되지 않겠소
팔불출이라도 좋다, 친구에게 전화해서 마구마구 자랑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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