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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사진/풍경 사진 - 충청도

(충남 서산) 겨울 용비지 설경

by 자연 사랑 2022. 8. 12.

 

 

 

 

용비지 설경

 

 

 

 

앗, 정자에 신선이 보인다(안 보이는 사람은 마음이 참되지 못한 사람?)

 

 

 

 

신선이 흰눈으로 그린 수채화

 

 

 

 

이런 그림을 얼마나 기다렸는가?

 

 

 

 

호수에 내린 아침 빛

 

 

 

 

눈과 얼음이 만들어 준 그림

 

 

 

 

바람도 쉬고 간 아침(반영이 좋다)

 

 

 

 

풀섶을 헤치고 다가간 그림

 

 

 

 

호수에 잠긴 겨울

 

 

 

 

눈이 녹기 시작하니 새로운 그림이

 

 

 

 

아무나 볼 수 없는 풍경

 

 

 

 

눈이 부신 아침

 

 

 

 

아무도 오지 않은 그곳 눈길엔 내 발자국만이

 

 

 

 

용비지 전경

 

 

 

 

 

 

 

겨울 용비지를 가다

 

 

 

 

 

 

 

 

사진이든

화가가 그린 그림이든

작품성 못지 않게 중요한게 희귀성이다.

 

 

 

 

또한 그 희귀성이야 말로

그림과 사진의 가치를 결정하는 잣대가 되어

아무리 좋은 사진이라도 세상에 한 점 뿐인 그림의 가치를 넘지 못하는거다.

 

 

 

 

사진은 파일만 있으면

똑같은 사진을 수천 수만장을 만들 수 있으니,

제 아무리 작품성이 뛰어나도 그 가치는 한계가 있게 된다.

 

 

 

 

그렇더라도

사진을 하는 입장에서는

그나마라도 나름 아무도 근접하지 못하는 나만의 사진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사진가들은

남보다 더 부지런하게 새벽길을 달리고

아무도 안가는 엉뚱한 곳도 가보게 되는 것이다.

 

 

 

 

용비지는

봄 산벚꽃이 필 때

사진인들이 말하는 소위 국민포인트가 된 곳이다.

 

 

 

 

사실은 충북 지역에 눈이 좀 온다하여

충주 쪽 절의 설경을 담아보려고 짐을 챙겨놓았는데

새벽에 일어나 출발하기전에 일기예보를 검색하니 그 쪽엔 눈이 전혀 안왔다.

 

 

 

 

급하게 여기저기 검색을 해 보니

거참 희안하게도 눈 예보가 없던 서산 용비지는 눈이 내리는 중이고

서산 근처인 그외 지방, 외암 마을이 있는 아산이나 안면도가 있는 태안이나 눈 소식이 전무 하다.

 

 

 

 

거참 희안하네.

어찌하여 서산 땅만 눈이 내린단 말인가?

하여, 일단 용비지를 목적지로 정하고 서해 고속도로를 달린다.

 

 

 

 

당진까지 내려 오는 동안

고속도로엔 눈이라곤 코빼기도 안보인다.

슬슬 괜한 헛걸음 하는 거 같아 불안하기 시작하는데...

 

 

 

 

서산에 접어드니 눈발이 보인다.

눈이 아주 조금이라 개심사 설경은 어렵겠지만

용비지는 아쉬운대로 괜찮을듯하여 용비지로 올라 선다.

 

 

 

 

겨울에 용비지를 몇 번 와 봤다.

그렇지만 좋은 그림은 담아보질 못했다.

 

 

 

 

그게 어디 나뿐이겠는가?

그러하기에 겨울에는 사진가들이 용비지를 찾지 않는다.

사진가들이 찾지 않는다는 것은 용비지의 겨울 풍경은 볼품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이렇듯 호수가 반은 얼고 반은 녹은 상태라면

그리고 얼음위에는 흰눈이 하얗게 쌓여 있는 상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며칠간 한파 특보까지 내려 호수가 모두 꽁꽁 얼었을텐데,

다행히 지난 주말 비가 내리면서 얼음이 좀 녹았기를 기대는 했지만

이렇게 화가가 그림을 그리듯 아주 적절하게 얼음과 잔잔한 수면이 드러나다니...

 

 

 

 

그것 참!

운도 되게 좋네 그려!

이거 완전히 신선이 그려 준 수채화 아닌가?

 

 

 

 

더구나 봄이면

삼각대 펼 자리도 없이 자리 다툼하는 이 곳에서

눈길에 내 첫 발자국을 남기면서 강아지처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분주하니...

 

 

 

 

뭐시라, 이기적이라고?

좋은 그림 서로 함께 만들면 좋겠지만,

가끔은 이렇게 혼자만의 그림에 빠지는 걸 보고 누가 이기적이라 탓하겠는가?

 

 

 

 

사진도 사진이지만

발목까지 빠지는 눈은 아니라도

아무도 걷지 않는 그 새 길에 내 발자욱을 만드는 것도 기분 좋다.

 

 

 

 

근데 옥의 티라면

호수 안쪽 숲으로 가는데 내 발자욱이 아닌 다른 발자욱이 보인다.

'이런, 누가 나보다 먼저...' 그러나 그건 사람이 아닌 고라니의 발자욱이었다(요 정도는 양보해야하지 않을까?)

 

 

 

 

 

2017. 12. 26. 용비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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