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그린 수묵화 1
산에서 그린 수묵화 2
산에서 그린 수묵화 3
산에서 그린 수묵화 4
잠을 깨는 작은 도시
어머님뵈러 고향(원주) 가는 길에
그동안 대여섯번 갔지만 늘 실망을 안겨주었던 태기산이 궁금해진다.
예보상으론 토요일 태기산은 하늘도 맑고 습도도 적당하다하니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있는가?
새볔 2시에 일어나 영동고속도로를 달린다.
면온IC를 나와 휘닉스파크를 거쳐 태기산을 오르는데
안개라고는 눈 씻고봐도 없으니 아무래도 잘못왔구나 하는 불길한 생각이 든다.
그래도 기왕 온 발걸음이니 갈때까지 간다.
헉! 4시 반 정도되었는데 이미 정상부근엔 차들로 꽉 차 있어 주차할데가 없다.
어둠 속에서 도와주는 이도 없이 혼자 빽해서 억지로 빈 공간에 차를 세울 수 있었다.
서둘러 손전등에 의지해 군부대 뒷쪽 포인트로 간다.
이미 좋은 포인트는 빈자리가 없는데, 양해를 구하니 나이 지긋한 분이 옆자리를 조금 내 준다.
근데 이게 왠일인감, 운해는 물건너 갔다고 생각하고 그저 눈요기나 하려고 했는데 봉평쪽 산자락에 운해가 꽤 있다.
그것도 딱 일출 포인트에...
그러나 구름층이 두터워 해는 구름에 묻혀버렸다.
일출은 틀렸다 싶어 렌즈를 망원렌즈로 바꾸고 동양화나 그려보기로 한다.
뒤에 있는 사람 전화를 주고받더니
동해엔 일출이 좋았다고 부러워 하는데,
오메가가 떴다는 그 동쪽 하늘에 구름이 왜 저리 두터운가?
좋은 일출 그림은 틀렸으니
망원으로 바짝 땡겨서 수묵화 흉내를 내 본다.
사실 나는 산에서의 일출 그림보다는 운해사이로 보이는 산그리메가 더 좋다.
그래서
가끔 사진 동호인들과 산에 일출 풍경 출사 갈 때
남들은 틀렸다고 카메라도 안꺼낼때도 난 수묵화 비슷한 그림을 만들려고 애를 쓴다.
그래선가
가끔 동행하는 그들은 나보고
몽환적인 그림 너무 좋아한다고 놀리기도 한다.
한참을 지나니
해가 구름 밖으로 나온다.
해가 나오니 그림이 달라지고 운해의 색깔이 달라진다.
좋은 그림은 아니라도
해가 구름층을 벗어나니
저마다 좋은 그림을 만드느라 셔터소리가 바쁘다.
그들 속에서
내도 그림에 집중한다.
다만 그들과 다르게 수묵화를 그리고 있지만...
좀 전의 빛이 없던 수묵화완 차원이 다르다.
햇빛을 받은 운해는 그야말로 신기에 가까운 색감을 보여준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색깔... 그 신비한 색으로 그리는 수묵화는 어떨까 기대가 된다.
카메라를 돌려
휘닉스파크쪽도 더듬어 본다.
이쪽의 운해가 조금 부족하지만 올라올때 생각하면 감지덕지해야지...
오늘 새볔을 함께한 많은 사람들 저마다 최선을 다해 좋은 그림을 그렸겠지만
아마도 나처럼 집중적으로 수묵화를 그린 사람은 많지 않을거란 생각에 괜히 기분이 업된다.
경력이 미천하여 실력이 부족하다면 자기만의 특색을 장점으로 키워야 하거늘... 그래 이제부터 산에서 동양화를 그리는데 열중해 보자.
2014. 9. 20. 태기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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