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풍경 사진/풍경 사진 - 강원도

(강원 평창) 대관령의 눈과 바람

by 자연 사랑 2022. 8. 15.

 

 

 

 

 

그네가 있는 목장 풍경

 

 

 

 

눈 덮힌 '국민의 숲'에 들다

 

 

 

 

고립된 지동차와 눈보라 속에 산을 찾아가는 등산가

 

 

 

 

바람이 만든 눈 조각품

 

 

 

 

눈과 바람이 만든 눈보라 치는 아침 풍경

 

 

 

 

눈보라 치는 옛 대관령 휴게소

 

 

 

 

폭설이 내린 숲에 들다

 

 

 

 

설원에 남긴 나의 흔적(눈이 너무 많아 눈을 헤치며 나가다보니 발자욱이 아니라 골이 생겼다)

 

 

 

 

눈을 치우면 또 쌓이고... 몇 시간째 길을 열기위해 저 고생을 하고 있는가?

 

 

 

 

에고에고, 너무 힘들당께!

 

 

 

 

눈을 포크레인으로...

 

 

 

 

열정의 사진가

 

 

 

 

눈보라 이는 설원에서

 

 

 

 

세찬 바람과 눈보라가 만든 목장 풍경

 

 

 

 

눈보라 치는 겨울 목장 풍경

 

 

 

 

양떼 목장의 국민 포인트

 

 

 

 

회오리 바람이 눈을 깨워 눈보라를 만들고, 그래도 열정의 진사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열정의 진사들은 이 정도 바람엔 끄떡 없단다

 

 

 

 

이런 칼바람도 무섭지 않다니 열정일까, 오기일까?

 

 

 

 

상고대 핀 숲

 

 

 

 

앉으면 더 잘 보여요?

 

 

 

 

 

 

눈과 바람의 대관령 이야기

 

 

 

 

 

 

2/28,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데

일기예보에 강원도 산간엔 비가 눈으로 변한단다.

더구나 대관령 쪽은 20cm 이상의 폭설이 예상된다고 한다.

 

 

 

 

얼마전 철원을 다녀 올 때

올 겨울엔 이게 마지막 눈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 봄이 오는 길목에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린다니...

 

 

 

 

긴가민가 하지만

눈소식을 듣고 그냥 있을 수는 없는 일

기어이 아이젠과 스펫치까지 챙겨서 눈을 찾아 나선다.

 

 

 

 

목적지인 옛날 대관령 휴게소(하행선)

그 넓은 주차장은 폭설로 들어 갈 수 조차 없고

우리보다 조금 전에 들어가던 차가 4륜차인데도 오도가도 뭇한다.

 

 

 

 

전 날 와서 아예 폭설에 발이 묶여버린 택시

시인 문정희님의 한계령 이라는 시의 싯구가 생각난다.

 

한 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

한계령의 한계에 못이긴척 기꺼이 묶였으면.

 

그러나 이 상황은 그렇게 낭만적인 상황이 아니다.

지금도 불이 켜져있고 안에 사람이 있으니 저 속에서 밤을 보냈을 상황,

다행히 문정희 시인의 싯구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였다면 덜 힘들었을테지만...

 

 

 

 

봄이 오는 길목에 만난 폭설,

그것도 태풍 수준의 세찬 바람으로 눈보라 치는 풍광,

함께 했던 분 말을 빌면 겨울 풍경 찍으러 갔던 시베리아에서도 못보던 그림이라니...

 

 

 

 

태풍 수준의 바람으로

쌀 한가마가 넘는 거구인 나 조차 바람에 휩쓸려 뒷걸음질 치게하는데

거기다 눈보라는 고개를 돌려도 신기하게 눈속까지 파고드니 눈구경 온 사람들은 많은데 모두들 눈구경 포기하고 차로 들어간다.

 

 

 

 

그나저나 저분 어쩌냐?

내 숲에 들기 전부터 길을 내느라 삽질을 했는데

한 시간여가 지난 뒤에도 계속 저러고 있으니 어쩌면 좋은가?

 

 

 

 

저 사람뿐만이 아니다.

저기 뒷쪽 숲 안내센타 앞의 두대의 차량

내 저기도 갔었기에 그 중 한분을 만났었는데 어제 밤에 눈을 피해 들어왔다가 아예 고립이 되어 차에서 밤을 보냈단다.

 

 

 

 

 

 

 

 

폭설 내린 숲에 들다

 

 

 

 

 

 

 

 

매년 눈이 오면 들리는 대관령.

여기에 오면 누구나 양떼목장을 찾게되다보니 누구나 담는 그림,

나 역시 매년 같은 그림을 다시 담는게 싫어 이번엔 앞에 보이는 '국민의 숲' 설경을 담아보기로 했다.

 

 

 

 

처음 가는 곳이라

숲 입구 간판을 보고 무릎이 넘는 눈을 헤치면서 앞으로 전진을 해서 산으로 오르는 길목에 다다르자,

이게 웬일인가 무릎까지 차던 눈이 갑자기 내 가슴까지 눈에 파묻히고 그 어디에도 잡을 것도 없으니 겁이 덜컥 난다.

 

 

 

 

순간 여긴 아니다 싶어 자존심은 상하지만 일단 돌아 나온다.

조기 사람 지나간 길이 내 흔적인데 저 끝자락의 눈 깊이가 내 가슴까지,

그나마 키가 큰편이라 가슴이지 좀 작은 사람은 목까지... 지금 생각해도 자존심이고 뭐고 돌아서길 정말 잘했다.

 

 

 

 

다시 되돌아 나와 입구를 찾다가

저기 버스 정류장 뒷쪽으로 돌아서 숲으로 들었다.

여긴 다행히 무릎 정도의 눈이라 그저 아무도 안걸은 눈길에 내 발자욱을 남긴다는 마음으로 걷는다.

 

 

 

 

이제 숲에 들었다.

평상시라면 트래킹하는 사람들로 넘쳐났을 숲,

아무도 없는 길에 홀로 눈길을 헤쳐가면서 숲을 오른다.

 

 

 

 

숲에 들면 바람은 좀 자려니 했는데

여기도 여전히 세찬 바람은 나를 쫒아 다니고

금방 지나 온 길을 휘날리는 눈보라가 덮어 버린다.

 

 

 

 

그렇게 가다가 뒤돌아서 내 발자욱을 보고 한 숨 돌리고...

왜 그랬을까, 진취적인 사람이라면 그저 앞만 보고 달려도 시원찮았을텐데.

굳이 뒤돌아서 온 길을 다시보며 숲을 오른건 혹시라도 눈군가 오지 않나 하는 외로운 마음에서였을까?

 

 

 

 

확 트인 숲길

저기 보이는  숲의 끝자락까지 가고 싶은데

무릎도 넘는 눈을 헤치고 저기까지 간다는 건 하루 세끼 먹는 사람에겐 미친 짓이다.

 

 

 

 

기왕 올라 왔으니 이것저것 담아보는데 그림 될만한 건 없다.

그나마 요게 뭔지는 모르지만, 요거 찍는다고 앉다가 넘어졌는데...

에그머니나! 일어날려고 손을 짚어도 눈 속이라 손이 땅에 안닿고 허공에 있으니 일어 날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이리 뒹굴 저리 뒹굴하면서 온뭄으로 주변 눈을 짓밟으니 그제서야 바닥에 손이 닿아 일어날 수가 있었다.

 

 

 

 

아무래도 혼자 더 이상 가는 건 무리인듯하고 별 다른 그림도 없다.

더구나 함께 온 한 사람은 눈보라가 심해 차에 피신해 있다하고 또 한사람도 차로 돌아가라 했거늘

뭐 잘 났다고 혼자 이렇게 눈 속을 헤메는가 하는 생각에 내려가는데, 내려가는 길은 올라 올 때 낸 길이 있어 좀 수월했다.

 

 

 

 

 

 

 

대관령 양떼 목장을 가다

 

 

 

 

 

 

 

 

일단 차로 돌아와서 한 삼십여분 정도 쉬었다가

예까지 와서 양떼 목장을 안 갈 수는 없으니 양떼 목장을 가기로 한다.

더구나 오늘 같은 날은 눈보라 때문에 목장 풍광이 좀 색다를듯하니 이걸 놓쳐서야 되겠는가?

 

 

 

 

풍경 사진가들의 입장에서 간 곳을 가고 또 가는 이유는

대상은 변함이 없을지라도 기상에 따라 그 배경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진가들은 일기예보를 주시하게 되는데, 이런 특별한 상황은 평생 몇 번 없는 기회이니 이걸 어찌 마다하겠는가? 

 

 

 

 

바람 불고 춥다고, 눈보라 친다고, 눈이 너무 많다고...

예끼! 눈이 40 cm 이상 쌓인다고 좋다고 새벽을 달려 오지 않았는가?

여전히 눈보라는 희한하게 장애물을 요리조리 피해서 안경 너머의 눈을 공격하지만 마음을 단단히하고 목장에 든다.

 

 

 

 

어라!

눈이 많이 오긴 했나보네!

눈을 포크레인으로 치우고 있네!

 

 

 

 

눈도 눈이지만

세찬 바람에 눈보라가 장난이 아니다.

쉬임 없이 불어오는 바람은 쉬임 없이 변화무쌍한 눈보라를 일으킨다.

 

 

 

 

이걸 행운이라해야할까,

아니면 무지하게 재수 없는 놈이라 해야할까?

정답은 이 고생도 추억이 되고, 아주 특별한 기회였으니 행운이라고 해야겠지...

 

 

 

 

요건 예전 같으면

눈이 있어도 쳐다보지도 않을 풍경인데

세찬 바람따라 흐르는 눈보라가 가미되니 그런대로 그림이 된다.

 

 

 

 

그래서

풍경 사진에서 기후 조건이 가장 중요한가 보다.

저  대상이야 늘 그 자리에 그렇게 있었을 텐데 오늘은 눈과 바람으로 색다르지 아니한가?

 

 

 

 

내 여기 그렇게 많이 왔어도

요 그네가 있는 풍경도 그저 지나쳐버리곤 했었는데

그 뒷 배경이 되는 풍광이 색다르니 한 동안 이곳을 떠나지 못한다.

 

 

 

 

더구나

1분이 멀다하고 바뀌는 상황이니

순간에 날아 오르는 새를 찍듯 긴장하고 눈보라의 변화에 눈을 뗄 수가 없다.

 

 

 

 

근데, 눈 속으로 들어가는게 싫어서였을까?

발자욱을 보니 그 많은 사진가들 중에 여기 들렸던 사람이 딱 한 사람이었다.

어허! 알다가도 모를 일일세... 이런 험한 곳까지 찾아왔던 사진가들이 여길 그냥 지나치다니 눈에 발 담그기가 그리도 싫었단 말인가?

 

 

 

 

누구나 보고 또 보는

흔하디 흔한 그림이 된지 오래인

사진가들의 국민포인트가 된 쉼터와 움막, 여기엔 사진가들이 넘쳐난다.

 

 

 

 

흔한 그림이지만 다행스럽게

한낮이고 바람이 그렇게 심하게 부는데도

저 움막 옆 숲에 있는 나무에는 아직도 상고대가 피어 있다.

 

 

 

 

휘몰아 치는 눈보라 속의 열정의 진사,

나중에 보니 여자분이던데 이런 악조건에서도 아주 오랫동안 꼼짝 않고 그 자리를 지키다니 대단한 분이다.

다만, 저 자리에 있다는 건 수 많은 사람들의 사진에 모델이 되는 셈이니 다양한 그림을 위해 어느 정도 지나면 양보도 좀 했으면 좋았을텐데...

 

 

 

 

대단한 분들 여기에도 있네.

위험하다고 가지 말라는 팻말도 있었지만,

좋은 그림을 위해 특별한 곳이라도 가겠다는데 누가 말려...

 

 

 

 

우와!

눈보라 죽인다 죽여!

회오리처럼 감아 오르는 눈보라 그야말로 감탄사사 절로 나온다.

 

 

 

 

새 하얀 상고대와 눈 보라

바람을 피해 움막에 들어와서 담아 보는데

이번 눈보라는 별나게도 바람이 돌고 돌아 움막 안에까지 파고드니 피할 곳이 없다.

 

 

 

 

그나저나 새벽부터 달려와 귀한 경험을 했다.

오늘 눈 소식에 달려 온 차들로 대관령 옛길이 양쪽으로 꽉 차 더 이상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 왔다.

아이들을 데리고 목장을 찾은 가족들, 연인들, 그저 눈이 좋아 온 사람들, 좋은 그림을 찾아 온 사진가들... 이들 모두는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그 대단한 사람들 중에 나도 그 자리에 있었다는게

고맙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하여간 행운이 따랐던 날이다.

이제는 정말 봄이 오는 길목에 더 이상의 이런 눈 폭탄은 없을지니, 새순이 나고 꽃이 피는 봄 맞을 준비나 잘 해야겠다.

 

 

 

 

 

2018. 3. 1. 대관령에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