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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이야기/글이 있는 풍경

마음을 움직이는 소리

by 자연 사랑 2022. 8. 9.

 

 

 

 

 

비 오는 날의 주왕산

 

 

 

 

 

안성 목장의 아침

 

 

 

 

 

 

 

가슴을 여는 목소리

 

 

 

 

 

 

 

요만큼 살고도

건방지게 살만큼 살았다고

어느샌가 나도 몰래 귀를 닫아버렸다.

 

 

 

 

산천초목이 흔들리는 격한 바람 소리도

생명이 다하는 가을 풀벌레의 슬픈 소리도

아침 하늘을 여는 이름 모를 산새의 맑은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그게 편해서였을까?

그렇게 사는게 아무렇지도 않았었다.

아니, 어쩌면 무딘 가슴은 오히려 젊은 날의 예민한 감성을 비웃었는지도 모른다.

 

 

 

 

근데, 어느 날

그저 평범하기 그지 없는 말들이었건만

그 평범한 소리가 닫힌 귀를 열고 가슴까지 열게 하였다.

 

 

 

 

들어서 기분 좋은 말이 있다.

이런 말은 대부분 듣는 이를 위해서 하는 말로

칭찬이라거나 위로의 말이거나 동감하는 말이거나 하여간 의도적으로 하는 말이다.

 

 

 

 

 

근데

의도적인 말이 아닌

 말 소리 자체가 듣는 이를 기분좋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말은 타고 난다고?

고운 목소리야 타고나겠지만, 들어서 기분 좋은 소리는 타고난게 아니다.

아마도 이런 소리는 맑고 밝은 마음의 바탕에서 우러나오는, 자신의 성품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소리이리라.

 

 

 

 

언젠가 살아있는 부처라 불릴만한

 내 친구인 스님의 새벽 예불을 드리는 염불소리가

내 가슴까지 울리게 하여 막 선잠 들었던 나를 벌떡 일어나게 한적이 있었다

 

 

 

 

친구 스님의 작은 암자에서 하룻밤을 지낼 때

낯선 환경에 잠못이루다 새벽녘에야 막 잠이 들려는데

갑자기 들려 오는 새벽 예불 드리는 친구 스님의 염불 소리에 벌떡 일어나고 말았었다.

 

 

 

 

모든 소리조차 잠든 산중에 울리는

목탁 소리와 함께 어우러지는 청아한 염불 소리는

깊은 산 속 작은 세상은 물론 바깥의 큰 세상까지 깨우고도 남을 큰 울림이었다.

 

 

 

 

그렇게 마음을 움직이는 소리는 그게 끝이었는데...

 

 

 

 

또 다시

그저 평범한 말 소리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주 평범한 대화지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목소리에 듬뿍 담기면 듣는 이가 누구인들 가슴을 열지 않겠는가?

 

 

 

 

 

2018. 6월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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