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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사진 모음/산 사진 모음

2014 덕유에서의 새해 맞이

by 자연 사랑 2022. 8. 4.

 

 

 

 

아, 덕유산아!

그렇게 애간장을 녹이더니

이제야 마음을 열고 덕유의 이야기를 맘껏 풀어 놓는구나!

 

 

 

 

2014 꼭두새볔에

힘들게 덕유를 찾은 노고에 보답함이련가?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끊임 없는 도전에 하늘이 감복한 때문인가?

 

 

 

 

이렇듯 새해를 맞아

분에 넘치는 덕유의 숨은 이야기까지 다 보여주니

이거야말로 더 열심히 우리의 산하를 찾으라는 산신령의 계시 아닐런가?

 

 

(브로켄현상이란 주위가 확 트인 산 정상이나 능선에서 태양을 등지고 앞쪽으로 짙은 안개나 구름을 바라볼때

그 안개속으로 둥근무지개빛 광채안에 자신의 그림자가 나타나는 현상)

 

 

더구나 새해 첫날에

귀하디 귀한 브로켄 현상까지 보여주니...

생애 첫 브로켄 현상 속에 내가, 저 무지개 속에 내가 있다니 어찌 행복하지 아니하겠는가?

 

 

 

 

2014년 새해 아침엔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은 예감에

남들이 송년의 밤이라 들떠있을 11시에 덕유산을 향해 집을 나선다.

새볔 4시에 도착해 간단히 요기를 하고 5시에 곤도라를 이용해 설천봉에 오른다.

 

 

 

 

짙은 안개까지 더해 더 칠흙같이 깜깜한 밤길을 걸어

중봉에 도착하니 6시 좀 넘었는데 아무래도 안개 때문에 일출은 어려울거 같아 불안하다.

그렇게 반신반의 하면서 강추위와 칼바람 속에 한시간반을 기다리니... 이게 웬일인가, 하늘이 열리는게 아닌가.

 

 

 

 

그것도 깜깜하던 하늘이

딱 해가 뜨는 그 순간에 하늘이 열린다.

내내 맘을 조이게 하더니 이게 뭔 조화란 말인가?

 

 

 

 

그것도 그야말로 그림같은 일출,

새해의 첫 태양이 짙은 안개를 비집고 나오면서

지금껏 본적조차 없는 다이나믹한 그림을 만들어 주니 어찌 흥분하지 않겠는가?

 

 

 

 

일출을 보고 돌아 오는 길 또한 예사롭지 않다.

바람따라 안개가 덮혔다 걷혔다를 반복하면서 색다른 그림을 만들어 준다.

 

 

 

 

짙은 안개는 안개대로

몽환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가끔 열리는 하늘은

짙푸른 하늘까지 곁들여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든다.

 

 

 

 

이게 바로 덕유의 행복 이야기다.

지금껏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덕유의 행복 이야기 속에,

카메라도 얼고 손도 얼고 살을 애는 칼바람에 콧물이 질질나는 그 아침에 내가 서 있다.

 

 

 

 

안개가 덮혀도 행복하다.

덕유를 휘몰아 치는 칼바람에

마냥 기다리다보면 이렇듯 어느 한 순간 하늘을 열어주니...

 

 

 

 

이거야말로

기다림의 미학이요,

자연에 대한 겸허를 배우는 순간이다.

 

 

 

 

자연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그저 그 속에서 조화롭게 융화되라는

우리네 조상들의 자연 동화 사상에 가까이 가는 순간이다.

 

 

 

 

사진을 시작하면서 느꼈던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다시 한번 느끼는 순간이요,

자연의 순리를 거슬리지 않음이 더더욱 아름다운 이야기가 된다는 믿음을 주는 순간이기도 하다.

 

 

 

 

2014년 새해 첫날,

이 황홀한 행복은 결코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진을 위해 밤을 달려온 많은 이들도 행복한 이야기의 주인공이요

 

 

 

 

그저 산이 좋아

덕유를 찾은 많은 이들 또한

행복한 이야기의 주인공이되었으니...

 

 

 

 

이 많은 이들에게도

2014년 새 아침의 감동은

1년 내내 행복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것이다.

 

 

 

 

아니, 어쩌면

1년이 아닌 평생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이 덕유의 아침은 그야말로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덕유의 꽁꽁 숨었던 이야기였을테니...

 

 

 

 

어느덧 정오가 다가 온다.

5시에 올라 예닐곱 시간을 헤매다보니 지친다.

이제 이 만큼의 덕유산 이야기에 만족하고 발길을 돌린다.

 

 

 

 

설천봉에 내려오니

곤도라를 타려는 사람들 줄이 대단하다.

허기사 5시 꼭두 새볔에도 오르는 사람들로 넘쳐났으니...

 

 

 

 

내려가면서

상제루를 배경으로 그림을 만들어 본다.

 

 

 

 

어허! 요거 참 재미있다.

언듯 독수리 모습같이 느껴져 담아 본다.

추위가 절로 느껴지는 상고대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설천봉의 상징인 상제루.

상고대가 건물 전체를 덮어버렸다.

그 상제루를 끝으로 아예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편안한 마음으로 덕유를 내려왔다.

 

 

 

 

 

2014. 1. 1. 새해 첫날 덕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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