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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이야기/일상에서24

세상에 그걸 한 입에 세상에나! 고걸 한 입에... 아서라, 제 아무리 사내 녀석은 통이 커야한다지만 고건 너무 크지 않니? 아가야! 아프지 말아라. 너 아프면, 네 에비에미 가슴이 숯껌덩이가 되고, 다 늙어 감정도 메말랐을 할애비 할미 가슴에도 눈물이 고인단다. 백두산을 다녀 온후 요 녀석이 보고 싶어 바로 찾아갔더니 전에 감기가 아직 안떨어져 얼굴이 핼쓱하다. 착한 녀석, 그래도 할애비 할미 왔다고 기운 차리고 함께 놀아 준다. 병원에 가서도 제 부모 놀랠까봐 안 울고 참아주는 아이, 할애비 할미 걱정 말라고 조렇듯 밝게 웃어주니 어찌 눈에 넣은들 아프겠는가? 아직 감기 기운이 남아있어 시쿤둥 하지만 그래도 할미 할애비 보는 눈동자에는 사랑이 듬뿍... 허허! 녀석, 이제 제법 잘 선다. 잘 서기도 하지만, 섰다가 제 스.. 2022. 8. 8.
이제 반쯤 섰다 할미는 하삐를 일러 지후, 너와 동급이라 놀린다. 나이는 들었어도 철없긴 매 한가지란다. 시도 때도 없이 지후 보고싶다면 당신 새끼도 아닌데 왜 그리 집착하느냐고 놀린다. 거참, 내 새끼의 새끼니까 당근 내 새끼나 마찬가지인데... 니 할미 말따나 나이가 꺼꾸로 들어 내 하고 싶은 것만 눈에 들어오는지... 그야말로 시도때도 없이 네 녀석이 눈에 선하니 병은 병인가 보다. 근디, 요런 녀석을 보고 어찌 나이 값 한다고 초연할 수 있단 말인가? 하루 하루 달라지는 네 녀석을 보고 며칠 못 보는 사이 또 얼마나 변했나 궁금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할미가 뭐라든 지후, 넌 소중한 내 새끼요, 하삐에게 행복을 주는 그야말로 아기천사이니... 일주일에 한번은 널 보고와야 살맛이 나고, 하삐는 너 보고 온 날이면 .. 2022. 8. 8.
피아니스트 리틀 윤 마눌이 손주보고 오더니 자랑을 한다. "지후는 천재 피아니스트야, 악보도 안보고 피아노를 쳐!" " 엉, 정말! 고 녀석 대단하네. 그럼 고 녀석 윤짜르트라해야 하나, 아니면 피아니스트 윤이라 해야하나?" 팔불출이 마눌 덕에 퇴근 후 열일 제쳐놓고 아들 집으로 향한다. 하던 짓도 멍석 깔아놓으면 안한다고 어찌 시쿤둥하다. 그래도 할애비가 사정사정하니 마지못해 피아노에 손이 올라간다. 할배, 할매, 베이비시터 할매... 천재 피아니스트라도 본양 난리를 치니 오히려 이 녀석이 의아해 한다. 할배, 나이 값도 못하고 왜 그런디요? 허허, 참! 오래 살고 볼일이네... 학교 가면 어른인체 하는 할배도 이쁜 새끼 앞에선 팔불출이 되는가벼... 할배는 그렇다치고, 아니 할매들까지 왠 난리인가? 에고에고, 안타까운지.. 2022. 8. 8.
나도 어린이 날이 반갑다 누가 감히 날 팔불출이라 할 수 있겠는가? 어찌 요 녀석을 보고 바보가 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린이 날이면 이미 다 커버린 아이들 보며 저 녀석들과 어린이날을 보낸 기억조차 가물가물했었는데... 어린이 날이면 남의 동네 잔치로만 보이더니 얼씨구, 내게도 어린이 날 선물 준비하며 아이처럼 덩달아 들뜨는 날이 올줄은... 아들 내외 어버이 날이라고 들른다는데 어버이 날이고 뭐고 다 필요없고 온통 요 녀석만 기다려 진다. 요 녀석 이제 200 일이 막 넘으면서 며칠전부터 기기 시작했다더니 엎디어 놓으니 제법 꼿꼿하게 머리를 들고 논다. 요 녀석 복도 많다. 할미, 할배, 조카라면 꿈뻑 죽는 고모까지 어린이날 선물이라고 한아름씩... 기특한지고, 영특한지고... 지 혼자 뒹글뒹굴 잘도 논다. 어쭈구리! 혼자.. 2022. 8. 8.
천사의 미소 요 녀석, 왜 이리 이쁘단 말인가? 이 녀석 보고 온 날이면, 두 늙은이도 요 녀석처럼 입이 다물어지지 않으니... 살아 온 세월도 쫌 되고 이젠 철들 때도 된듯 한데, 어짜자고 요 녀석 앞에선 제 분수도 잊어버린단 말인가? 허기사 체면이 밥 먹어주냐? 팔불출이라 흉 본들 뭔 상관이랴. 그저 이쁘기만 한 요 녀석땜시 살 맛 안나던 두 늙은이도 세상이 달리보이거늘... 그래, 기왕 팔불출이된 거 요 녀석 보러 갈 때마다 사진으로 남겨 냉중에 요 녀석에게 전해 주면 무지무지 좋아하겠지... 근데, 니 애비 좀 봐라. 내, 네 녀석 사진 잘 찍어 줄려고 이번에 거금 들여 렌즈를 바꿨다고 하니... '아버지가 원래 사고 싶었던거 손주를 빙자해서 사신 아니예요?'하고 딴지를 건다. 2012. 3. 29. 뒤집기 .. 2022. 8. 8.
세상을 뒤엎다 세상 얼마나 살았냐고? 이제 겨우 다섯 달 살았지라. 헌데 고놈의 세상이 싫더란 말이제... 그래서 요 놈 세상 확 엎어버리고 말았단 말이제... 아무리 생각해도 이제 우러러 보는 하늘도 지겹단 말이여. 고참, 정녕 내 눈 앞엔 딴 세상은 없단 말인가? 그래 요 놈의 세상 확 엎어뻔지면 어떤 세상이 보일까? 어라! 세상이 좀 달라졌네. 우러러 보이던 할배가 조 아래서 사진 찍는다고 개폼 잡고 있으시네... 으잉! 할매도 달리 보이네. 에구에구, 모가 진짠기여? 오매, 몇 번 뒤집었다고... 고거이도 운동이라고 배가 고프네. 근디, 베비씨터 할머니는 왜 밥 안주고 웃고만 계시당가? 에이, 확 울어야 밥 줄랑가? 그래도 모처럼 할배 오셨는데 쪼께 참아 볼까? 근디, 할배, 대포 들고 엎드려서 모하셔? 뭐시라.. 2022. 8. 8.
이 녀석을 어이할꼬 요 녀석 못 본지 열흘 됐나? 보고는 싶은데 요 녀석 나만 보면 울어대니, 어허, 할애비 체면은 그렇다치고 우선 할미가 내 걸음을 막네그려. 어쩐 일인가 할미가 열흘만에 손주보러 가자해서 퇴근 즉시 한달음에 달려 갔더니... 오호 통재라! 요 녀석 좀 보소!!! 지 할애비 보더니 여지없이 울어제끼네... 어허! 이 녀석아 할애비 무안하게 왜 그리 운단 말이냐? 니가 목 놓아 울면 불쌍한 할애비는 할미한테 또 쫓겨난단 말이다. 그나저나 늙은이들 나이 값도 못한다. 손주 놈은 저리 슬피 우는데 할미나 할애비나 뭐가 좋다고 깔깔대는가? 할미 손에서 울음은 가까스로 그쳤는데 아이구나 불쌍해라 아직도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하구나. 모처럼 네 녀석 보고잡아 부리나케 달려와서 사진 몇장 찍겠다는데 그리도 서글프단 말.. 2022. 8. 8.
바보 할아버지 팔불출 행보 손주 녀석 막 120일이 지나면서 사람꼴이 되어가는지 점점 더 이뻐진다. 손주를 보고있노라면 세상을 잊고 요 녀석에게 빠져 든다. 아들 녀석 클 때는 내 얼마나 아들에게 맴을 뺐겼었는지 기억도 안나는데, 어쩔거나, '내리 사랑'이란 말처럼 요 녀석에겐 눈과 맘을 몽땅 뺏겨버리고 말았다. 이 녀석 크는 동안 스스로 자처해 사진은 내담당인데 사진을 인화할 땐 꼭 일곱장씩 인화한다. 하여, 내 탁상용 사진 액자를 7개나 준비했다. 우선 아들 집에 하나, 요 녀석 외갓댁에 하나, 우리 집 거실에 하나, 내 방 책상에 하나, 학교에 하나, 그리고 증손주 보시라고 원주 어머님께 하나 드리고 처갓집에도 하나 드렸다. 아침 저녁으로 거실을 들락거리면서 요 녀석과 마주칠 때 마다 한 마디 한다. "고참, 요 녀석 볼 수.. 2022. 8. 8.
어쩌란 말이냐? 고슴도치도 제새끼는 이쁘다는데, 요 녀석을 한시라도 안 보면 눈에 선하니... 내 의지와 상관 없이 막무가내로 처들어 오는 요 녀석을 어쩌란 말이냐? 내 태생이 애들이나 마눌한테 살갑게 군적이 전무한 '무뚝뚝이'인데... 어쩌다 이제 막 80일 지난 요 녀석에게 할애비의 마음을 송두리째 뺐겼단 말이냐? 허허, 고것 참! 요 녀석의 웃음엔 꽁꽁 얼었던 할애비의 가슴이 녹고... 어쩔꺼나! 요 녀석의 미소엔 굳게 닫쳤던 할애비의 말문도 열리나니... 그려, 그려! 점잖치 못한 할애비라 흉봐도 좋단 말이여... 교육자 답지 못한 팔불출이라 손가락질 해도 좋단 말이여... 가슴 한켠을 이 녀석으로 가득 채우고 바보처럼 살아도 좋단 말이여... 그래선가 마눌이 한마디 한다. " 당신은 바보 할아버지" 라고... .. 2022. 8. 8.
사이비 사진가 부부 지난 여름 사진을 막 시작하면서 꼴에 좋은 사진 좀 담아보려고 마눌을 꼬득여 장가계로 날라 갔다. 장가계의 신비로운 풍경, 내는 고기에 가기만하면 좋은 사진이 저절로 담아지는 줄 알았다. 그래서 내는 풍경 감상에는 관심 없고 사진만 열심히 찍어대는데, 마눌이 심심할까봐 사진엔 관심이 없는 마눌에게 전에 쓰던 디카를 주면서 꼬득였다. "누가 누가 멋있는 작품을 담는가 내기 하자..."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마눌이 열심히 사진가 흉내를 낸다. 남들이 보면 겉보기는 정말 딱 사진가 부부다. 함께 했던 일행들이 우리 또래 노부부들인데... 부부가 취미가 같으니 얼마나 좋겠냐며 부러워 한다. 이 사람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라 몰라도 너무 모른다. 근데, 울 마눌 한술 더 떠 늙은 여자들에게 바람까지 넣는다. ".. 2022. 8. 8.
요 녀석 때문에 요 녀석 이제 막 한 달 하고도 딱 일주일. 이제 갓 한 달 넘은 녀석 치고는 너무 의젓하다. 요 녀석 한 달전에 병원에서 보고 이제나 저제나 학수고대 하고 있었는데 며늘 아이 산후조리 땜시 한달만에야 할애비를 부른다. 할애비 좀 안아보라는데, 아휴! 너무 쪼만해 겁이나서 못 안겠다. 그래도 지 할미는 알아보는지 자다 깼는데도 할미 품에선 울지 않고 하품도 한다. 요 녀석과의 첫 대면인지라 보고 싶을 때 보려고 사진 몇장 찍는다니 어차피 50일 기념 촬영 연습한다고 엎드려 놓는다. 엎드려서 고개 드는 연습시킨다는데, 아직은 그 정도는 아닌가 보다. 그래도 요 녀석 처음엔 머리를 들려고 용을 쓴다. 너무 신기해서 요 녀석 찍는다고 내도 바짝 엎드려서 용을 쓴다. 요 녀석 땜에 며늘 아이 앞에서 늘 점잖던 .. 2022. 8. 8.
감 이야기와 팔불출 감 이야기 이 세상의 그 누구보다도 딸을 사랑하는 아빠가 있었지요 사랑스런 딸 아이는 감을 무척이나 좋아했어요 아빠는 햇볕 잘 드는 창가에 감을 가지런히 놓고 감이 잘 익기를 기다립니다 감은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얼고 녹고, 얼고 녹고 또 얼고 녹으며 말랑말랑하게 익어서 꿀보다 더 단 홍시가 됩니다 홍시가 된 감 뒷 마당의 까치밥보다도 잘 익은 감 아빠의 정성과 햇볕을 머금은 홍시가 된 감 아빠는 누가 볼세라 홍시가 된 감을 얼른 숨겨 놓습니다 팔불출이라도 좋다 갑자기 딸이 온답니다 아빠의 감을 맛있게 먹던 딸이 온답니다 주말도 아닌데 무슨 일 있나 하고 걱정되는데 아무 일도 없고 그냥 점심이나 함께 먹자고 합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지 아빠 여행 간다니 여행 잘 다녀 오시라고 일부러 은행들려 달.. 2022. 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