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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이야기/축제 이야기

보령 머드 축제장에서

by 자연 사랑 2022. 7. 31.

 

 

 

 

보령 머드 축제,

그저 지방의 흔한 이벤트려니 하고 관심도 없었는데

사진 동호회에서 보령 머드 축제가 시작되었다고 홍보를 한다. 

 

 

 

 

요즘 날이 너무 가물어

가볼만한 곳이 마땅찮아 망설이던 차

홍보 사진을 보니 한번쯤은 다녀와야할 것 같아 아침 일찍 나선다.

 

 

 

 

8시에 출발했는데

어제 잠을 설친 탓인가

아침부터 졸려 당진부근 졸음 쉼터에서 30분정도 잠을 자고 간다.

 

 

 

 

11시가 다 되어 도착했는데

대천해수욕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가까스로 주차를 하고 머드 축제장으로 가니 벌써 먼저 온 진사들로 넘쳐난다.

 

 

 

 

처음이지만

만반의 준비(사다리까지)를 하고

뭔 볼거리가 없나 행사장을 기웃거린다.

 

 

 

 

대천해수욕장,

머드 축제장과는 별개로

해수욕장 역시 피서객들로 붐빈다.

 

 

 

 

사람들로 넘쳐나는 머드 축제장을

카메라와 사다리를 들고 열심히 돌아 다닌다.

체력이 많이 떨어졌는가 해가 없는데도 땀이 비오듯 한다.

 

 

 

 

온천지가 머드천지라선가

먼저 온 진사들의 진흙 묻은 옷꼬라지를 보고

조심을 했는데도 카메라는 물론 옷도 진흙을 피할수는 없는지 내꼴도 마찬가지다.

 

 

 

 

어허! 여친이면 귀하디 귀하신 몸 아닌가?

머드 바닥에 내팽개치고 개끌듯 끌고가는데도

그저 좋다고 파안대소하는 저 여인은... 정신 제대로 된 여잔가?

 

 

 

 

온천지에 정신 나간 사람들,

머드를 만지면 절로 웃음이 나오는걸까?

폼세는 그리 아름답지 않은데도 하나같이 입을 다물줄 모르니...

 

 

 

 

에고에고,

이건 또 뭐 하는 짓거린가?

눈 코 귀를 막고 고개까지 숙이고 뭐한다냐?

 

 

 

 

미끈덕하면 철퍼덕이지...

아니, 그 상황에도 웃음이 나온다냐?

그것도 파안대소라니 이 여자들도 제 정신은 아닌갑다.

 

 

 

 

예 오니

어디 해외 여행 온듯...

온통 보이는 사람들 절반은 외국인이다.

 

 

 

 

이 사람들 사진 찍는 거 무지 좋아한다.

카메라 들이 대면 알아서 포즈를 취해 준다.

그래도 난 점잖은 체면이라 함부로 카메라 들이댈 순 없고 남들 사진 찍을때 옆에서 살짝...

 

 

 

 

근데,

조 친구 들구 있는거 소주병 아닌가?

아니 야들은 술먹으러 예 왔나 그 옆에 있는 친군 양주병 들고 있네...

 

 

 

 

이 사람들 보다보니

확실히 흥이 많은 사람들이란 생각이 든다.

우리네는 즐거운듯 하면서도 쪼께 쭈삣거리는게 보이는데 이 네들은 그저 천진난만하게 즐긴다.

 

 

 

 

하여간

어디에서건 어떤 상황이든

꺼리낌 없는 흥이 담긴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그들의 흥의 절정은

해변가 특설무대에서 있었던 공연장에서 절정을 이룬다.

물대포 맞으면서, 거품 목욕하면서 이렇게 즐거워하는 사람들도 있다니...

 

 

 

 

그들 속에서

그들을 담느라고 나 역시 물에 흠뻑 젖었지만,

그들의 환호에 빠져들다보니 늙은이 가슴에도 흥이 절로 샘솟는다.

 

 

 

 

저들의 천진난만한 환호속에선

난 사진을 핑계대고 그들 속에 들어간 이방인이지만,

마술처럼 나이를 잊고 저들에 동화되어 엉덩이까지 들썩거리다니...

 

 

 

 

내 옆의

내 윗전 정도 될듯한 진사님도

슬쩍보니 엉덩이가 살짝살짝 리듬을 탄다.

 

 

 

 

길지 않은 세월이지만

그래도 이 만한 세월에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니...

나의 삶은 과연 점잖은걸까, 아니면 흥을 모르고 살아온 뭔가 부족한 삶이었을까?

 

 

 

 

그들도 젖고 나도 젖고,

그 들은 흥에 취하고 나도 흥에 취하고,

이 순간만은 나 역시 아무 생각없이 무아지경에 빠진다.

 

 

 

 

그래도 본분은 잊지 말아야지,

저편에서 미녀를 담는 진사의 열정처럼

나는 나데로 가슴엔 흥을 담고 손은 열심히 셧터를 누른다.

 

 

 

 

이건 또 뭔가?

이제는 거품 폭탄이다.

물폭탄에 미쳤던 그들에겐 뭔들 상관있겠는가,

 

 

 

 

이것이 진정한 축제이다.

그저 모든이들이 함께 동화될 수 있는 순간,

국적에 상관없이 다 함께 할 수 있는 춤과 음악이 축제의 순간을 만든다.

 

 

 

 

그나저나 이런 경험이라면 10년은 젊어지지 않았을까?

근데, 순간은 즐거웠지만 오고가는 동안 고생한 걸 생각하면 그렇지도 않을듯...

그래도 좋은 경험했다는 생각에 사진을 정리하는 이 순간에도 아직 흥이 남아있으니 힐링(?)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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