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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사진 모음/생태 사진 모음

지리산 청노루귀를 찾아서

by 자연 사랑 2022. 8. 4.

 

 

 

수줍어 수줍어

깊은 산 깊은 골에 숨어선 

얼굴이 아름다워 더 청초한 청노루귀

 

 

 

 

찬 바람 막아주던 고목나무 아래

한 여름 빛 가려주던 낙엽을 이불삼아

긴긴 겨울 엄동설한 이겨내며 겨울잠 에 빠졌더니

 

 

 

 

따사로운 햇살이 빗장을 열고

계류를 흐르는 물소리가 잠을 깨우니

기지개키며 살포시 땅속을 비집고 얼굴을 내미는데

 

 

 

 

에구머니나!

저 무지막지한 발걸음,

혹시나 밟히지 않을까 숨을 죽인다.

 

 

 

 

아, 저 아저씨!

산처럼 큰 키에 산적 닮은 표정이건만

덩치에 어룰리지 않는 조심스런 발걸음에 그제사 수줍던 청노루귀도 밝게 웃는다.

 

 

 

 

수줍게 핀 청노루귀

 

 

 

 

완월정 야경

 

 

 

 

반영

 

 

 

 

 

청노루귀를 찾아서

 

 

 

 

 

늘 혼자 다니다가

워낙 먼 거리고 출사지에 대한 정보도 없어

모처럼 남녘 출사를 계획한 잘 아는 동아리 단체 출사에 참여를 한다.

 

 

 

 

우선 남원에 모여

지리산 청노루귀를 보러 간다.

지리산 어느 골짜기쯤은 될듯한데, 깊은 골찌기까지 오르니 꽤 많은 청노루귀가 반긴다.

 

 

 

 

더구나

습한 곳엔 잘 살지 않는다는 속설과는 달리

이곳 청노루귀는 대부분 계곡을 끼고 있고 주변엔 이끼도 많아 분위기도 남다르다.

 

 

 

 

사실

야생화 담는걸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야생화 시즌이 되면 딱히 더 좋은 대상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산을 헤매게 된다.

 

 

 

 

그렇게 야생화엔 문외한이지만

연륜이 미천한 나로서는 이렇게 다양한 청노루귀는 처음이다.

대부분 나이 지긋하고 연륜있는 진사들인데 '이곳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라고 입을 모으니 좋은 곳은 맞는가 보다.

 

 

 

 

허기사

지리산이 남쪽에서 제일 높은 산이니 그 골도 깊을터,

그 깊은 골에 자생하는 야생화 역시 지리산 이름값에 걸맞게 최고여야하지 않겠는가?

 

 

 

 

더 대단한 건

누군가 이런 깊은 골까지 들어와 청노루귀 자생지를 찾았다는 거다.

현지인들이 아니면 상상도 못할 일인데, 그들덕에 이렇게 좋은 청노루귀를 쉽게 담을 수 있으니 이게 바로 인연의 덕이 아니겠는가? 

 

 

 

 

 

광한루 야경

 

 

 

 

 

지리산 노루귀 출사가 끝나고

리조트에서 쉬다가 저녁 시간에 맞춰 광한루로 나선다.

일몰 시간을 맞춰서 갔는데, 고맙게도 6시가 되니 입장료까지 무료란다.

 

 

 

 

근데,

이게 왠일인가?

완월정 앞엔 벌써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다.

 

 

 

 

어차피 정중앙엔 제일 먼저 온 사람 차지이고

멋모르고 따라 나선 나 같은 초짜는 멀찌기에 자리한체 해가 지기를 기다린다.

더구나 화각이 광각이라야 전경이 다 들어 오는데 미쳐 준비를 못한 난 옆 사람에게 어안을 빌려 구색을 맞춘다.

 

 

 

 

해가 지고 불이 들어 왔으나

잔물결이 일어 제대로된 반영도 없고,

그나마도 정중앙이 아니라선가 반영도 이그러진다.

 

 

 

 

완월정을 포기하고 광한루로 간다.

춘향이의 사랑 이야기가 깃든 곳이라선가 젊은 연인들도 눈에 많이 띄고

우리 일행 말고 간간히 광한루 야경을 담겠다고 삼각대를 들고 다니는 진사들도 눈에 띈다.

 

 

 

 

 

2016. 3. 19. 지리산자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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