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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사진 모음/산 사진 모음

아, 대둔산아!(이슬비 내리는 대둔산)

by 자연 사랑 2022. 8. 28.

 

 

 

 

 

아!

대둔산아!

사시사철 언제라도 아름다움을 숨기지 못하는 산!

 

 

 

 

내겐 추억의 산이요,

갈 때마다한 좋은 그림도 한아름 안겨주는 산이니,

그대는 아는가? 대둔산이 내 마음 속에 얼마나 소중하게 다가오는지...

 

 

 

 

비를 맞으며 올랐던 산,

꼭두새볔 이런 풍광에 홀로 서 있으니

어찌 감흥이 없고, 어찌 詩想이 떠오르지 않겠는가?

 

 

 

 

아, 대둔산아!

이게 바로 선경(仙境)이라면,

선경(仙境)에 있는 내가 바로 신선(神仙) 아니겠는가?

 

 

 

 

 

대둔산 야간 출사기

 

 

대둔산의 일출을 보기 위해 밤잠도 잊고 12시에 충발하여 주차장에 3시에 도착했다.

간간히 빗방울이 떨어지지만, 곧 개이겠지 하는 기대를 갖고 산을 오르는데 빗줄기가 굵어 진다.

기대와 달리 비는 그치지 않고 장군봉에 올라서도 비가 오락가락하며 손전등에 의지해 죽자사자 밤산을 오른 사람들 애간장을 태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다음을 기약하며 내려오는데

삼선철계단 부근에 오니 하늘이 잠깐 열린다.

 

 

 

 

아, 이게 왠일인가?

삼선계단 철탑 위에서 보는 풍광이 그야말로 선경(仙境)이다.

빨리 조 아래 조망대까지 가야하는데, 오를때도 오금이 저리는 철계단을 거꾸로 내려가자니(그것도 비에 젖어 미끄러운 철계단을) 간담이 서늘해진다. 

 

 

 

 

근데, 오금이 저리는 그 초긴장 속에서도 눈아래 펼쳐진 선경에 카메라에 손이 간다.

비에 젖은 철계단에 다리를 고정하고, 눈과 손은 여기저기 그럴듯한 그림을 찾아 셔터를 누른다.

어쩌면 무모한 짓이요, 어쩌면 열정이라 할만도 한데... 하연간 무모함 덕에 이런 쉽지 않은 그림을 얻은 게 아닌가?

  

 

 

 

삼선계단을 내려와서 올려보니 정말 아찔하다.

함께했던 일행 네명 모두 촬영은 엄두도 못내고 조심조심 내려오기 바쁘다.

이런 무모함도 당연시 하는 걸 보면, 내가 겁이 없는 걸까? 아니면 사진에 대한 남다른 열정 때문일까?

 

 

 

 

삼선 계단을 내려와 금강 구름다리 위에서 본 삼선계단과 마천대 모습이다.

내려오는 도중 다시 안개 속에 묻혔다가 아주 잠깐, 그것도 살짝 안개가 걷혀준다.

고 순간을 이용해 부랴부랴 대둔산의 보일락말락하는 숨은 그림을 담는데 그야말로 시간과의 싸움이다.

 

 

 

 

난 사실 사진의 연륜이 짧고 직장인이라는 시간적 제약때문에 좋은 환경에서만 사진을 담는다는 건 사치다.

그래선가 출사때마다 눈이 오던 비가 오던 그 어떤 상황이라도, 남들은 그림이 안된다고해도 난 뭔가 그림을 그려보려고 시도를 해 본다.

그렇기에 한치 앞도 안보이는 안개 속에서도 카메라를 목에 걸고 내려오면서 사진을 담으려 했기에 이 찰라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

 

 

 

 

오늘의 대둔산은 아주 잠깐 귀한 그림을 보여주고는 산과 하늘은 영영 눈을 감아버렸다.

결국엔 준비가 안되었던 일행은 그제서야 베낭속에 있는 카메라를 꺼내느라 귀한 그림을 많이 놓치고 말았다.

그나저나, 화사한 일출과 동양화 같은 산그리메를 기대하고 오른 대둔산이지만, 빗속에서나 잠깐 보여주는 쉽지 않은 이런 그림이라면 어찌 흔한 일출 그림에 비하겠는가?

 

 

 

2013. 6. 15. 비 오는 대둔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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