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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사진 모음/산 사진 모음

역시 대둔산은 쉽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

by 자연 사랑 2022. 8. 4.

 

 

 

 

 

대둔산 산그리메

 

 

 

 

해는 떠올랐건만

 

 

 

 

바라던 운해는 없고

 

 

 

 

그저 어디에나 있는 여름 색깔만 보여 준 대둔산!

 

 

 

 

왜 왔을까 후회도 되지만

 

 

 

 

온전한 그림을 보여준 적이 없는 대둔산이기에

 

 

 

 

오늘도 역시나 하는 마음과 함께 다음을 기대하기로 한다

 

 

 

 

대둔산이라면 아주 소중한 추억이 있는 곳이거늘

 

 

 

 

그래서 대둔산은 더더욱 쉽게 다가 오지 않나 보다

 

 

 

 

 

 

 

지난 날의 대둔산

 

 

 

 

 

 

 

칠성봉에서(2014. 7. 27)

 

 

 

 

앗, 저 텐드에서 비박한 친구가 후배였다(2014. 7. 27)

 

 

 

 

여기가 브이협곡이란다(2014, 6, 14)

 

 

 

 

운해는 없고 안개만 오락가락한 날(2014, 6, 14)

 

 

 

 

하늘이 불타던 날(2013. 10. 19)

 

 

 

 

에고, 심장 약한 놈은 어디 사진 찍겠냐?( 2013. 10. 19)

 

 

 

 

비를 맞으며 올랐던 날(2013. 6. 15)

 

 

 

 

이렇게 한 삼년 대둔산에 늘 관심을 갖고 지켜보다가

비라도 온 다음날이 주말이면(주말에만 사진을 찍을 때니...) 찾아가보곤 했던 곳인데,

대둔산은 저질체력의 나로선 힘에 겨운 도전이건만 좀처럼 제대로 된 얼굴을 보여 주지 않는 곳이다.

그나마 요건 사진이라도 담을 수 있었던 날들이었고 그야말로 '꽝'쳐서 파일 자체를 몽땅 버린 적도 있고,

대부분 비 온 다음 날 찾아가게 되다보니 한치 앞도 안보여 카메라를 꺼내 보지도 못한 적도 있는 곳이 대둔산이다.

 

 

 

 

대둔산 설경 (2013. 12. 21)

 

 

 

 

대둔산 설경(2013. 12. 21)

 

 

 

 

그나마 설경은 낮에 찍는 사진이고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 편하게 담을 수 있는 풍경이라

가끔 좀 괜찮은 얼굴도 보여 주곤했으니 고생 안하고 찍는 사진이 이 정도 설경이라면 괜찮지 않은가?(2012. 12. 22)

 

 

 

 

 

 

 

 

또 다시 대둔산을 오르다

 

 

 

 

 

 

 

 

대둔산은 늘 다시 오라하지만,

마음은 있어도 쉽지 않은 곳이기에

저질 체력을 한탄하며 대둔산에 대한 마음을 비운지 여려해 되었다.

 

 

 

 

근데, 하필

찍을 거리가 없어 무료하던 차에

봐서는 안되는 구라청 일기예보를 보게 되었다.

 

 

 

 

습도가 자그만치 95%에

6시 넘으면서 습도도 낮아지고 하늘도 쾌청하다니

더구나 그곳에 전날 비도 좀 내렸다니, 운해와 일출을 함께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

 

 

 

 

몸은 점점 더 저질 체력이 되어가는데

그걸 깜빡하고 밤 12시에 짐 싸서 출발을 한다.

 밤 2시 반경에 태고사 주차장에 도착해서 등짐을 지고 나서야 후회가 된다.

 

 

 

 

이 놈의 카메라 가방은 왜 이리 무겁고

삼각대는 또 왜 이리 큰 걸 가져와서 가방에도 못 달고...

더구나 등산화는 처음 신어보는 새 신발을 신었더니 발고락이 조이고...

 

 

 

 

남들은 한 시간반이면 오르는 산을

두시간 넘게 걸려 올랐더니 온 몸은 마치 목욕을 한듯하다.

더구나 전에는 안내자들이 있어 따라 갔으나 이번엔 내가 안내하는 꼴인데, 밤길이라 마지막에가서 길 찾는데 헷갈리기까지 하다니...

 

 

 

 

어쨌거나

늘 여기 올 때는 누구라도 쉽지 않은 곳인데

고생한 만큼 그 댓가로 그림이라도 좋은 걸 보여주면 좋으련만...

 

 

 

 

운해도 없고

일출도 그저 밋밋하고...

사람도 별로 없는 걸 보니 아무래도 판단을 잘못했는가 보다.

 

 

 

 

그저 막연히

일기예보만 보고 판단을 하는데

풍경사진을 찍으려면 예보가 아닌 기상도를 제대로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실감 난다.

 

 

 

 

그나 저나 저기서 비박하는 친구

어제 밤 늦게 대전에서 왔다는데 거참 취미 치고는 참으로 고약타.

젊은 사람이던데 깜깜한 밤에, 그것도 넓적한 바위라 조금만 옮겨도 안전하련만 굳이 절벽 난간에 집을 짓고 저러고 있는가?

사람은 참 좋아서 힘들게 지고 올라갔을텐데, 떡 한조각 줬다고 답례로 산에 오를 땐 물이 제일 무거운데 그 물을 세병씩이나 나누어 준다.

 

 

 

 

어허! 저 사람들 좀 보소!

저 쪽에 꽤 여러명 있었는데 그래도 나 같은 멍청한 사람 몇 명 더 있어서 위안은 되네.

이들도 태고사 주차장에 내려와 인사하면서 죽을 맛이었다 하니, 나만 힘든게 아니라서 고것도 위안이 되고...

 

 

 

 

헤이, 꺼벙이!

키만 컸지 뭐 제대로 하는거 하나 없는 주제라도

천애의 절벽 끝에 서서 아랫녘을 내려다보니 뭐 세상 달리 보이는감?

 

허기사, 가만히 생각해 보니 한심하지?

나라에서 나이 들었다고 쫓겨난 백수 신세도 그렇지만,

국가는 나를 버렸어도 나름 찾아보면 뭔가 보람있는 일도 많을텐데 이렇게 카메라나 들고 세월 보내는게 정답은 아니지 않은가?

 

 

 

 

 

2017. 8. 6. 대둔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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