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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사진/풍경 사진 - 충청도

(충남 서산) 황금산 해변

by 자연 사랑 2022. 8. 13.

 

 

 

 

 

파도를 찾아서

 

 

 

 

망망대해를

질풍같이 달려 온 바람이

황금산 칼바위에 앞길이 막혔다

 

 

 

 

왜, 왜! 왜?

 

 

 

 

가는 길을 막았는고?

 

 

 

 

성난 바람이

파도를 일으켜

하얀 거품을 토해내며 울부 짖는다

 

 

 

 

철썩,

처얼썩...

처처처... 처얼썩!

 

 

 

 

아서라!

바람아, 파도야!

산은 태초부터 그자리에 있었느니라

 

 

 

 

막히면 돌아서 가고

돌아갈 길이 멀면 넘어서 가면 되나니

순리를 거슬러 자신을 아프게 하지 말지어라!

 

 

 

 

파도가 좋아 찾아 간 곳,

바람과 파도를 맞는 바위가 되어

눈 열고 귀 열고 가슴까지 여니 순간 나도 파도가 된다

 

 

 

 

 

 

 

황금산 해변

 

 

 

 

 

 

 

해식동굴에서

 

 

 

 

코끼리 바위

 

 

 

 

파도가 좋은 날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태풍 못지 않는 강한 바람과

잔뜩 흐린 날씨에 눈까지 온다는 예보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아무도 나서지 않을 날씨인데

정녕 미쳤는가 바람을 쫒아 황금산을 찾아나선다

 

 

 

 

예상대로

황금산을 넘어 해변에 드니

눈물이 날 정도로 찬바람이 얼굴을 강타한다.

 

 

 

 

바람이 강하니

파도가 장난이 아니다

서해에 이 정도 파도가 흔치 않은데...

 

 

 

 

우선

몽돌 해변 쪽부터 먼저 들렸는데

파도가 워낙 강해 하얀 거품이 생겨 몽돌 촬영은 어렵다.

 

 

 

 

몽돌 촬영은 포기하고

코끼리 바위 해변으로 넘어 왔다.

운동 부족으로 겨우 5, 600 m 산길을 오르 내리는데 힘이 든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코끼리 바위 해변에 도착하니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부서지는 파도가 장관이다

 

 

 

 

이런 날씨에

여길 온다는 건 미친 짓이긴 하지만

일부러 파도를 찾아 온 것이기에 선택을 잘 한 것 같다

 

 

 

 

더구나

눈이나 비가 온다는 예보였는데

구름 사이로 잠깐씩 해를 보여주어 하늘 또한 맘에 든다.

 

 

 

 

역시

남이 가지 않는 길이라도

내가 가고 싶다면 과감히 나서야한다는 생각이 맞았다

 

 

 

 

갑작스런 추위와 강풍에

황금산을 찾아 온 이는 나이든 부부 한쌍과

조막만한 강아지 끌고 헥헥 거리던 젊은 남자 하나 뿐이었는데...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나를 포함한 세 명의 미친 진사들은

바람이 만들어 낸 결과에 모두들 만족할 수 있었다.

 

 

 

 

더구나

여기 여섯번째 오면서도 관심 없었던

해식 동굴에서의 일몰각이 바로 요즘이라는 것도 알았다.

 

 

 

 

다만,

해가 안나와서 일몰은 없었지만

이 정도의 그림을 보여주는 동굴이 어디 그리 흔한가?

 

 

 

 

하여간

여유롭게 11시에 떠난 출사,

생각치도 않은 보너스를 받은 기분이 이런 걸까?

 

 

 

 

 

2019. 11. 18.  서산 황금산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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