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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사진/풍경 사진 - 충청도

(충북 단양) 사인암과 제비봉

by 자연 사랑 2022. 8. 13.

 

 

 

 

 

 

 

사시사철 늘 푸른 소나무

 

 

 

 

 

 

 

그래서인가

우리네 선조들은 

소나무를 남달리 좋아했다

 

 

 

 

 

 

 

생명력 또한 남달라

흙 한 줌 모래 한톨 없는 바위틈에서도 뿌리를 내려 

몇백년 세월 모진 풍파 다 견디며 오똑서니 나무 중에 으뜸으로 손색이 없었을터

 

 

 

 

 

 

 

그래서 

우리네 선조들의 소위 산수화라는 그림에서는

십중 팔구는 깍아지른 절벽에 뿌리내린 소나무 그림이렸다

 

 

 

 

 

 

 

하여,

나 역시 선조들을  흉내내어

기암 절벽에 오똑한 소나무를 사진에 담고자 했는데...

 

 

 

 

 

 

 

다행히 산이 많은 우리네 강산에

기암절벽에 뿌리내린 낙낙장송은 흔한데

그게 진짜 그림이 되려면 화장빨이 좀 필요하다

 

 

 

 

 

 

 

그 최고의 화장은

바로 새하얀 눈이다

눈이야 말로 최고의 화장발이다

 

 

 

 

 

 

 

그래서

겨우내 눈을 기다렸다

나도 선조들처럼 멋진 산수화를 그려보려고...

 

 

 

 

 

 

 

근데, 

하늘은 아직 내 능력을 믿지 않는듯

안타깝게도 아직은 아니라고 기회를 주지 않는다

 

 

 

 

 

 

 

 

 

사인암 소나무

 

 

 

 

 

 

 

 

며칠전부터 뉴스에서는 월요일 밤에

대설 특보 운운하며 사람 설레이게 하더니

시시때때로 일기예보를 보는데 정작 월요일 밤이 되니 눈 구름대가 사라져버렸다

 

 

 

 

 

 

 

그래도 눈 예보가 조금은 있어

눈 흉내라도 내 주길 기대하며 사인암에 오니

눈은 개뿔, 그야말로 일기예보 용어로 '눈 날림' 수준이다

 

 

 

 

 

 

 

밤새

1-2 cm라도 왔으면

덜 서운할텐데 이건 뭐 바닥조차 덮지도 못할 정도다

 

 

 

 

 

 

 

눈이라고는

갯가 얼음 위에

전에 온 눈이 녹지 않은게 전부다

 

 

 

 

 

 

 

에고, 에고!

저 깍아지를 기암 절벽과 소나무,

청련암 절 지붕에 하얀 눈이 소복히 쌓여있다면 그림이 될텐데...

 

 

 

 

 

 

 

혹여

능력이 미치지 못하여도

그냥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그림이 될텐데...

 

 

 

 

 

 

 

겨우내 기다렸던 곳이고

하루 전 예보만 해도 5cm정도는 될법했는데

풍경 사진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소위 사진 전문가라는 분들

학교 등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는 분들 중엔

'풍경 사진은 개나 소나 다 찍는거라'고 평가절하 하는 이들이 많다 하던데...

 

 

 

 

 

 

 

좋은 풍경이 눈앞에 있으면야

개나 소나 셔터만 누르면 되니 말이야 되겠지만,

아름다운 풍경의 조건을 찾아가는 과정을 생각하고도 그런 소리 한다면 벼락맞아 죽어도 싸다는 생각이 든다

 

 

 

 

 

 

 

 

 

제비봉 소나무를 찾아서

 

 

 

 

 

 

 

 

발길을 돌려 제비봉의 소나무를 찾아 왔다

칼바람에 흩날리는 눈이 얼굴을 때리고 숨이 턱턱 막히는 급경사...

첫번째 전망대 쉼터에서 저 깍아지른 바위산 맨 뒤산 끝자락까지 오를 생각을 하니 날씨도 이런데 괜히 왔나 싶다

 

 

 

 

 

 

 

그래도 칼바람과 싸우며(?)

꾸역꾸역 오르고 오르다 보니 오늘의 목적지 소나무 포인트에 도착했는데

시간은 벌써 11시가 넘어 날이 개야 하거늘 하늘은 아직도 구름이 많고 뿌옇다

 

 

 

 

 

 

 

이 정도라면 누구든 오기가 생길터

오늘 눈이 그치면 하늘이 열린다 했으니

몇 시간이고 열릴 때까지 기다릴 작정을 하고 쉰다(사진은 기다림이란다)

 

 

 

 

 

 

 

그렇게

얼마 동안 쉬노라니

하늘도 미안했는지 하늘이 열리기 시작한다

 

 

 

 

 

 

 

하늘이 열리니

기대했던 설경은 아니라도

직전까지 눈을 뿌리던 구름과 맑은 하늘이 어우러지니 좋다

 

 

 

 

 

 

 

제비봉에서 보이는 풍광은

정말 사시사철 언제 봐도 좋다

솔직히 우리나라에 이만한 풍광 얼마나 될까?

 

 

 

 

 

 

 

산도 기암절벽에

바위 모양 또한 기기묘묘하고

바로 아래 펼쳐진 청풍호수와 어울린 산그리메 또한 죽여주지 않는가?

 

 

 

 

 

 

 

나야 어려서부터

치악산을 타고 넘으며 나무를 하던 전직 나뭇꾼이었으니

산이 익숙하긴 해도 산이 즐거움보다는 지겨웠던 때가 있기는 있었지만

 

 

 

 

 

 

 

산을 좋아하는 어느 선배에게 왜 산을 오르냐고 묻자

'산은 정직하게 오른만큼 보여주기 때문'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떡였는데,

'그 말은 진리다' 지금 이 자리까지 빡시게 올라와야만 볼 수 있는 풍광 얼마나 아름다운가 ?

 

 

 

 

 

 

 

"헤이, 윤씨 아저씨!"

오늘 바라고 바라던 눈이 없어 서운했지만, 

그래도 운동도 잘하고, 아름다운 풍광도 보고... 수고했네!

"조심해서 내려 가고, 담엔 또 오지 말그래이...(월악산 산신령님 말씀)"

 

 

 

 

 

 

 

 

2022. 02. 15. 사인암과 제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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