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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사진/풍경 사진 - 충청도

(충북 제천) 월악산 제비봉

by 자연 사랑 2022. 8. 13.

 

 

 

 

 

제비봉 소나무

 

 

 

 

 

늘 푸른 소나무

 

 

 

 

 

많이 기다렸다

그리고 쉽지 않은 길이라 많이 망설였다

단풍 들고 운해가 끼는 날 제비봉 소나무 보러 가기를...

 

 

 

 

 

근데,

여전히 행운은

쉽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다른 곳은

단풍이 아직인데

바위산이라설까 제비봉 단풍은 그런대로 볼만했다

 

 

 

 

 

그런데

일기예보상으로는 최상의 운해가 기대되었는데

에고, 이건 운해도 아니고 그저 반의 반 쪼가리 생기다만 구름이라 할까

 

 

 

 

 

아쉬워 하니 누군가 한 마디 한다

"아니, 이만하면 됐지 뭘 더 바라실까?"

"원하는 대로 딱딱 맞추려면 차라리 그림을 그리시구려!"

 

 

 

 

 

맞는 말이다

특별하고 잘난 인생도 아니면서

주어진 조건에 순응하며 살지 뭐 대단한 분이라고 요것조것 따져가며 투정인가?

 

 

 

 

 

여기 제비봉에 온게

대여섯 번은 족히 될거 같은데

그래도 그 중엔 제일 괜찮은 조건이구먼...

 

 

 

 

 

 

다섯시 반에 도착해서

손전등에 의지해 가파른 제비봉을 오르는데

나이는 못 속인다고 예전같지 않고 숨이 턱턱 막힌다

 

 

 

 

 

 

아직도 마음은 한창인데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걸 실감한다

겨우 2 Km 정도의 산을 오를 뿐인데 뭐 10여 Km는 오르는듯 힘이 든다

 

 

 

 

 

착각하지 말아야겠다

마음은 장년일지 몰라도 난 분명 노인이다

무리하지 않게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최대한 천천히 산을 오른다

 

 

 

 

 

제비봉은 바위산이다

규모가 작을 뿐 5-60 도는 될듯한 깍아지른 암릉은 

조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을듯 가슴 떨리고 오금 저리게 한다

 

 

 

 

 

그래선가

다 오르고 나면 제비봉은

오른이에게 그 댓가로 커다란 선물을 준다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없는 그림

호수와 어우러진 곳에서만 볼 수 있는 그림

 

 

 

 

 

기암 절벽에 뿌리 내린 소나무와

충주호(청풍호)와 어우러진 구담봉, 옥순봉...

호수 건너 금수산 줄기가 연출하는 산그리메와 아름다운 풍광...

 

 

 

 

 

여기서 처음 만난 분들이지만 

사진가들 답게 이런저런 얘기 나누다가

이제 안면 좀 트고 스스럼 없어 지니 저마다 한 마디씩 한다

 

 

 

 

 

"제비봉 끝내 줘요"

"여기 제비봉에서 내려보는 풍광은 설악 못지 않아요"

"아니, 어쩌면 호수와 암릉이 어우러진 풍광은 우리나라 제일일걸요"

 

 

 

 

 

맞는 말이다.

근데, 그 좋은 풍광을 제대로 담지 못했으니 너무 아쉽다.

언젠가 다시 가서 제대로 된 풍광을 담아야겠다고 생각하니 벌써 숨이 차기 시작한다

 

 

 

 

 

 

2021년 시월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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