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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이야기/일상에서

선운사의 감

by 자연 사랑 2022. 8. 8.

 

 

 

한국의 멋

 

 

 

 

선운사의 감 이야기

 

 

 

 

가을 끝자락,

다시 찾은 선운사에

잘 익은 감을 맛있게 먹는 까치!

 

 

 

 

자연과의 공생을 위해

기꺼이 감을 까치밥으로 남겨둔

선운사 스님들의 자연사랑(自然愛)을 보고 있자니

 

 

 

 

문득

누구보다도 감을 좋아했던

이제는 다컸다고 둥지를 떠난 예쁜 딸애가 떠오른다

 

 

 

 

 

겨울이

베란다에 단감을 가지런히 널어놓고

따듯한 햇살 받으며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서 맛있는 홍시가 되기를 기다렸다가

 

 

 

 

맛있는 홍시가 되면

지 애미 볼새라 얼른 숨겨 놓았다가

예쁜 딸애에게 먼저 건내주던 맛있는 감이 생각난다. 

 

 

 

 

이제는 딸애도 없는 텅빈 집이지만

그래도 겨울이 오면 대봉 한 상자는 베란다에 널어놓고

잘 익으면 꽁꽁 얼려서 냉동고에 잘 보관했다 딸애 오면 먹이려 또 감을 사겠지만

 

 

 

 

제 일이 워낙 바뻐서

좋아하는 홍시 먹으러 올 시간도 없다하니

아빠 보러 오는게 힘든게 아니라 할일이 많아서라 덜 서운하지만

 

 

 

 

작년에도

재작년, 아니 그러께에도

홍시가 된 감은 딸애 엄마인 마누라 차지였으니

 

 

 

 

올해도

맛있게 익혀두기만 하고

역시 딸애는 바뻐서 홍시 먹으러 올 수 없으려나!

 

 

 

 

 

딸애가 맛나게 먹어야할 감을

냉큼 먹어치우는 못된 엄마를 보며

속으론 화가 끓어 오르지만 먹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그래

올해는

홍시를 꽁꽁 얼려서

 

 

 

 

 

마누라 먹기전에

딸애 집에 보내야겠다

정성드려 익힌 감은 마누라꺼가 아니라 예쁜 딸애꺼니까!

 

 

 

 

 

2019. 11. 10. 선운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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