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김천, 상주) 폭포를 찾아서

 

 

 

 

속리산 장각폭포

 

 

 

 

김천 청암사 가는 길

 

 

 

 

청암사 이끼 계곡

 

 

 

 

안개를 기대하고 갔는데 안개가 없고

 

 

 

 

이끼 폭포에 이끼도 없다

 

 

 

 

장각 폭포 상류의 작은 폭포

 

 

 

 

뛰어 내리고 싶은데 다이빙 절대 금지란다

 

 

 

 

속리산 오송 폭포

 

 

 

 

오송폭포와 연인들

 

 

 

 

옥량폭포, 살다살다 요런 폭포는 처음 본다

 

 

 

 

 

 

 

 

 

청암사 이끼 폭포

 

 

 

 

 

 

 

 

 

작년부터

청암사의 이끼폭포가 사진가들에게 이끼 폭포의 명소가 되었는데

남들 다 가는 곳은 꼴에 가기 싫어 미루었다가 요 며칠 비가 좀 왔다해서 청암사를 찾아가 본다.

 

 

 

 

원래는 청암사가 목적이아니었다.

비가 왔으니 물이 말라 건폭포로 남아 있는 산 중의 폭포를 찾아 나서는 길에

작년에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찾았던 곳이기에 구경 삼아 청암사 이끼폭포도 일정에 끼워 넣었다.

 

 

 

 

미쳤다고 새벽 한시에 출발한다.

사실 제대로 된 놈이라면 그렇게 일찍 갈 필요는 없었는데,

혹시나 비온뒤라 안개라도 있을까 하는 기대에 잠을 설쳐가며 새벽에 출발했다.

 

 

 

 

예정대로 4시반 쯤에 도착했지만

기대는 기대일 뿐 안개는 전혀 없고 깜깜하기만 하다.

더구나 날은 잔뜩 흐려 일출 시간이 되도 빛조차 없으니 제대로 된 색감이 드러나질 않는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먼길 온 인증샷은 해야지 하는 맘으로

미친 놈 처럼 깜깜한 계곡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사진을 담는다.

 

 

 

 

청암사는 참 이쁜 절이다.

여기서 이럴게 아니라 사찰 구석구석 아름다운 모습을 담아야 하는데

이끼도 없는 폭포가 뭐가 좋다고 계곡에 들어가 스님들 조차 깨지 않은 꼭두새벽에 뻘짓을 하고 있는가?

 

 

 

 

 

그래도 날이 좀 밝으니 촬영 조건이 좋아졌다.

이끼도 마땅치 않은 폭포에 목메기 싫어 뒤돌아 하류로 내려 간다.

근데, 이게 웬일인가, 장화를 신어 믿거니 하고 바닥조차 안보고 내려가다 보니 아니 왠 웅덩이가?

 

 

 

 

 

변변치 못한 놈!

다치지는 않았지만 장화 신은채로 웅덩이에 빠졌으니

물 깊이가 배꼽정도여서 다행이긴 했지만 배꼽 아래엔 모두 젖었으니 꼭두새벽에 이게 뭔 짓인가?

 

 

 

 

 

 

 

 

속리산 장각 폭포

 

 

 

 

 

 

 

 

원래의 목적은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속리산의 동쪽, 상주 쪽 작은 폭포들을 찾아보는거였다.

 

 

 

 

속리산하면

법주사가 떠 오르고

속리산을 찾는 사람이라면 의례히 보은쪽 속리산을 찾게 마련인데...

 

 

 

 

왜 굳이 상주 쪽 속리산을...

그기야 당근 사람 많은게 싫어서?

사실 사람 많은게 싫긴 하지만 오늘은 그건 아니다.

 

 

 

 

보은 쪽엔 여러번 갔었기에 더 이상 새로운 건 없고

요 며칠 비가 좀 왔으니 물이 없어 빈약했던 건폭포들이

제대로 폭포다운 모습을 하고 있겠지 하는 생각에 상주 쪽 속리산을 찾게되었다.

 

 

 

 

우선 그 첫번째 목적지가 장각폭포다.

장각폭포는 맥문동 촬영지로 유명한 상주 솔밭 인근에 있는 폭포로

국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한 여름이면 피서객들로 붐비는 그래도 잘 알려진 폭포이다.

 

 

 

 

근데 여기는 물놀이 하기는 좋은데

폭포치고는 규모가 좀 작아 그림이 되지는 않는다.

그냥 폭포라는 이름 값만 하는 정도지만 그래도 속리산의 대표적인 폭포 중의 하나이다.

 

 

 

 

조기 정자 옆에 서니 그냥 아래로 뛰어 내리고 싶다.

저런 곳에 서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뛰어 내렸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오르며 몸이 근질거리지만,

'다이빙 절대 금지'라는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는걸 보니 사고가 자주 나는 곳인가 보다.(허기사 지금은 뛰어 내리라 해도 못 뛰어 내릴걸...)

 

 

 

 

 

 

 

 

속리산 오송폭포

 

 

 

 

 

 

 

 

속리산의 두번째 목적지는

상주쪽에서 문장대로 올라가는 길목에 있는 오송폭포이다.

예전엔 소나무가 다섯 그루 있어 오송폭포라 했다는데 지금은 소나무가 없다.

 

 

 

 

성불사 바로 밑 계곡에

길에서는 잘 보이지 않을정도로 살짝 숨어 있는 오송 폭포,

지금은 이름의 기원이 된 소나무는 없지만 대신 폭포가 5단으로 형성되어 있다.

 

 

 

 

요 며칠 비가 많이 온 덕에

요 나마도 폭포다운 면모를 보여 주니 다행이다.

가끔 한두명이 나타나지만 인적이 드문 폭포 앞에서서 웅장한 폭포 소리에 취해보는 것도 좋기는 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사진을 찍지 말아야 하는데...

그저 자연 풍광에 취해 신선처럼 감동을 가슴에 담기만 해야하는데...

감동은 뒷전이고 우선 사진부터 담아야겠다고 설쳐대다보니 감성이 메말라 가는 내 자신이 부끄러워 진다.

 

 

 

 

감성은 감성대로 살려두고

그 감동이 가슴에 가득채워진 후에

더 이상 채워질 공간이 없을 때 그 감동을 카메라에 담아야 하는데...

 

 

 

 

이 썩을 놈은 어디가나 카메라가 우선이니...

이 참에 카메라 다 내 보내고 그 돈으로 여행이나 다녀볼까?

내 그저 취미로 사는 찍는 사람인데 뭐 그리 대단한 사진 찍겠다고 나대는지 아직도 철이 덜 든건가?

 

 

 

 

 

 

 

 

속리산 옥량폭포

 

 

 

 

 

 

 

 

 

'천작 돌다리'라!

이름하여 하늘이 만든 작품이란 말인가?

어허, 자연적으로 깨지고 비바람에 풍화되었을 뿐인데 어찌 저렇게 사람이 공들여 만든것보다 더 정교하게 돌다리가  만들어졌을까?

 

 

 

 

신기하게도

그 돌다리 밑으론 물이 흐르고

흐르는 물이 작지만 폭포를 이루니 참으로 오묘하다.

 

 

 

 

며칠 비가 좀 왔다고는 하나

워낙 수량이 적어서 제대로 된 그림은 안된다지만

저 돌다리 사이로 작은 폭포가 보인다는 자체만으로도 놀라울 뿐이다.

 

 

 

 

풍경 사진을 시작하면서부터

가는 곳마다 자연에 대해 경외심을 갖게되지만

그야말로 요런 걸 만든 장난기 가득한 산신령 앞에선 그저 웃음이 나올뿐이다.

 

 

 

 

신기해서 웃고,

그 재주가 놀라워서 웃고,

그 익살스러운 장난기에 다시 웃는다.

 

 

 

 

비가 조금만 더 왔더라면 어땠을까?

작은 폭포지만 그래도 더 폭포답지 않았을까?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돌아 선다.

 

 

 

 

 

 

2018. 6. 29.  김천 청암사에서 상주 속리산까지 폭포를 찾아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