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풍경 사진/풍경 사진 - 경상도

(경남 합천) 황매산을 히루 세 번 오르다

by 자연 사랑 2022. 8. 9.

 

 

 

 

 

구름에 덮힌 황매산성

 

 

 

 

비구름속을 누비는 열정의 진사

 

 

 

 

잠깐 열린 하늘

 

 

 

 

안개 구름도 부부의 사랑을 피해 간다

 

 

 

 

조기가 바로 고기라오!

 

 

 

 

반만 열린 하늘

 

 

 

 

이런, 마른 하늘에 번개가?

 

 

 

 

아, 드디어 그곳에 서다!

 

 

 

 

그곳에서 뒤를 보다

 

 

 

 

드디어 하늘이 열린다

 

 

 

 

앗, 조기만 빛이!

 

 

 

 

하늘이 열렸다고 헬리콥터가 축하비행을!

 

 

 

 

 

 

첫번째 오른 황매산

 

 

 

 

 

 

여유롭게 밤 11시 반에 출발하여

휴게소에 두번 들리고 황매산 주차장에 도착하니 새벽 4시경이다.

황매산 주차장 오는 길에 안개가 오락가락하는 걸 보고나니 그림 안되는 줄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산을 오른다.

 

 

 

 

간단히 요기를 하고 5시에 출발하니

어둑하지만 손전등은 필요 없을 정도로 갈만하다.

근데, 날은 밝아 오지만 한치 앞도 안보일 정도로 안개가 너무 심하다.

 

 

 

 

이런 와중에도 오늘의 최대 목표인 전망 바위를 찾아가기 위해

이 사람 저사람에게 물어가며 길을 찾아 헤매다 드디어 첫번째 전망바위에 올랐다.

그러나 위험스럽게 오른 그곳에 서있자니 비를 머금은 강풍이 뼛속까지 스며들어 잘못하다간 병나게 생겼다.

 

 

 

 

더군다나 시계를 보니 7시다.

사진 한장 못찍고 길 찾는데만 두시간을(앞이 안보여서 더 지체) 헤맸다.

한치 앞도 안보이는 절벽에서 배까지 고프고 남들도 다 철수하는데 여기 계속 있다는 건...

 

 

 

 

내려 오면서 큰길에 나와서야 카메라를 꺼낸다.

사실, 이 정도라면 카메라를 꺼낸다는 자체가 어쩌면 카메라에 대한 모독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요런 날도 있었다는 추억을 위해서라도 눈에 보이는 건 몇개라도 담아둬야하지 않겠는가?

 

 

 

 

더구나

나야 최고의 작품을 쫓아 다니는 전문 사진작가도 아니고

그저 취미로 여행하면서 사진을 담겠노라고 작정한 사람이니 작품성을 논할 처지는 아니잖은가?

 

 

 

 

이렇게 오늘의 첫번째 황매산 도전은 네시간만에 아무 소득없이 끝났다.

남들보다 배는 무거운 삼각대를 들고, 한치 앞도 안보이는 산을 헤매다보니 벌써 9시다.

국밥 한그릇은 간에 기별도 안가고, 밥도 한그릇 더 시켜 먹고 너무 진을 뺐는가 소주도 한병 시켜서 들이킨다.

 

 

 

 

 

두번째 오른 황매산

 

 

 

 

 

배를 채우고 나니 기운이 좀 난다.

이제는 날도 밝아졌으니 삼각대는 포기하고 짐을 최소화하여 10시쯤에 출발한다.

너무 배가 고파 허겁지겁 배를 채우고 소주도 너댓잔을 순식간에 들이부어선가 발걸음이 좀 무겁다.

 

 

 

 

시작은 최대한 살살 걸으며 간다.

가는 도중 그럴듯한 나무가 있어 예서 한참을 머무른다.

오늘 날씨가 재밌는게 안개구름이 순식간에 걷혔다 덮혔다를 반복하며 표정을 바꾼다.

 

 

 

 

그 다이나믹한 안개구름은

이 나무 밑에서만 하루 종일 있어도 될 정도로 다양한 그림을 만들어서 보여준다.

급기야는 아주 잠깐 이지만 저런 파란 하늘까지 보여 주니 이거 땡잡은거 아닌가?(요건 나만 찍었으니...)

 

 

 

 

바위에 걸터 않아 정담을 나누는 부부

너무 정답게 보여 도촬이라고 하나 허락도 없이 찰칵!

옆모습이라 상관없지만, 어쨌거나 안개구름이 자욱한 풍경이 부부의 사랑을 더 크게 부각시킨다.

 

 

 

 

아니, 이건 뭔 그림인가?

부부 뒤로 올라가자 그야말로 몽환적인 분위기가 이들의 사랑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건 그야말로 그림이다. 지금 사진을 정리하는 이순간에 이들이 어디 사는지 알면 사진을 보내 주고 싶다.

 

 

 

 

능선에 오르자

 11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하늘은 깜깜하고,

바람이 세게 불다보니 가끔 하늘이 열리긴 하는데 그나마도 반만 열린다.

 

 

 

 

어쨌거나 오늘의 목표는 따로 있으니 그런건 관심밖이고

오늘의 목표인 전망바위를 찾아 또 다시 길도 없는 나무 숲을 헤치고 바위도 오르내리며,

길인가 하고 가다보면 길이 아니고, 그렇게 가다 되돌아 오기를 수없이 반복하면서 그나마 예까지 오기는 왔는데...

 

 

 

 

사실 오늘의 목표인 그 바위는 아니지만

더 이상 갈 기운도 없고 그냥 예서 하늘이 열리기만 기다리는데,

한 시간을 기다려도 요만큼 보여준게 다니 어쩌겠는가 오후 1시가 넘어가니 밥 먹으러 다시 내려 가야지...

 

 

 

 

내려 오는 길에

지대가 낮으니 안개구름이 잠깐씩 걷힌다.

요런거라도 다행으로 생각하고 몇 컷 담아보기로 한다.

 

 

 

 

저기 보이는 산성 뒷쪽이 정상인데

오후 1시가 넘었는데도 하늘은 딱 황매산성까지만 열려 있다.

그러니 내 좀전에 서 있었던 전망 바위가 이보다 더 높은 고도니 하늘이 열릴리 없지...

 

 

 

 

가끔은

워낙 강풍이 불다보니

바람이 요렇게 구름을 순식간에 날려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고런 깜짝쑈도 아주 잠깐,

1,2 분을 넘지 못하니 그걸 어찌 잡을 수 있겠는가?

 

 

 

 

배가 고파 밥 먹으러 내려 오는 길

저기 오른쪽 끝자락에 축제기간에만 열리는 국밥집 하얀 지붕들이 보이는데,

여기도 마찬가지로 하늘이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하다 잠깐씩 요런 그림도 보여 준다.

 

 

 

 

 

 

세번째 오른 황매산

 

 

 

 

 

 

배를 채우고 나니 세시 조금 전이다.

예보엔 분명히 세시 이후엔 맑아진다 했으니 이제는 하늘이 열리겠지.

다리는 천근이지만 어느 정도 길은 알아놨으니 좀 수월할터, 정말 짐을 최소화하고 다시 출발한다.

 

 

 

 

이번엔

가는 길에 곁눈질조차 안한다.

그냥 무조건 오늘의 목표인 전망바위를 향해 정진할 뿐이다.

 

 

 

 

근데, 고 놈의 길이 또 헷갈려서

초입부터 한참을 갔다가 되돌아 오기를 몇번이나 반복하고서야

두번째 올 때 찾아놓은 중간 바위까지 힘은 들었지만 제대로 찾아갈 수가 있었다.

 

 

 

 

그 중간 전망 바위부터는 다시 길을 개척하면서 가야한다.

새벽에 우연히 만났던 바단지린 사막에 함께 갔던 이 지역 산림조합 000 전무,

사진을 보여 주고 이 포인트를 찾는다고 하니 자기도 가본적은 있지만 거긴 길이 없어 안내자 없이 혼자는 못찾는다고 포기하라 했는데...

 

 

 

 

그 길도 없는 길,

1년에 철쭉 시즌이 되면 아는 몇 사람만 길을 만들어 다니는 길을

나무가지가 얼굴을 할키고, 안경까지 떨어트리고, 모자는 아예 벗어야하고, 절벽은 기어서 오르내려야 하고...

 

 

 

 

아, 드디어 무쟈게 고생한 덕에 그렇게 갈망하던 그 자리에 섰다.

이건 사진의 질을 떠나 귀한 포인트를 다른 사람의 안내 없이 스스로의 감만 믿고 길을 만들면서 찾았다는데 의의가 있다.

그래선가 그 뾰족 바위에 서니(오후 4시 36분) 그제서야 하늘도 열리고, 윤씨 아저씨 정말 수고했다고 헬리콥터까지 축하비행을 해 준다.

 

 

 

 

어쨌거나 우여곡절 끝에 오늘의 목표는 달성했다.

저기 맨 앞에 있는 바위가 새벽 7시쯤 올랐던 바위고, 고 뒤 중간바위군이 오후 한시쯤에 올랐던 바위...

그리고 요 철쭉꽃이 핀 바위가 오후 4시 넘어서 도착한 오늘의 목표였던 바위이니... 하루 세번 도전만에 이 자리에 섰을 때 그 감흥은 어땠을까?

 

 

 

 

원래 극소수의 사람들이지만 이미 남들도 아는 포인트이다.

하지만, 안내자 없이 혼자 스스로 찾아냈다는게 대견하게 느끼는 거다.

남들이야 고깟걸로 호들갑 떤다 할지라도 어쨌거나 나 스스로는 만족한다. 하여간, 윤씨 아저씨 수고했네!

 

 

 

 

 

2017. 5. 10. 황매산에서

 

 

 

댓글